3일 대덕특구 기자단과 현안 등 질의·응답 자리 가져"관성에 젖지 말고 연구자 스스로 연구시간 확보위한 노력 해야"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3일 대덕특구기자단과 간담회 시간을 가졌다.<사진=미래부 제공>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3일 대덕특구기자단과 간담회 시간을 가졌다.<사진=미래부 제공>
"출연연을 보면 규모의 크기에 상관없이 행정조직화 돼 있다. 원장-부원장-본부장-부장-실장-팀장 등으로 단계가 너무 많다. 조직 슬림화가 트렌드인데 연구기관의 조직이 이처럼 행정화되는 것은 연구시간을 빼앗기는 것이다. 스스로 연구시간 확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출연연 조직의 과도한 행정화에 우려를 표시했다.

3일 오전 대전을 찾은 최양희 장관은 대덕특구기자단과 정부의 정책 추진 방향과 출연연 혁신, 공동관리 아파트, 정규직과 비정규직 문제 등 출연연과 대덕연구단지 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최 장관은 직격 인터뷰에 앞서 "미래부 온지 2년 조금 넘었다. 창조경제의 많은 부분이 대덕연구단지 활동을 중심으로 일어난다"면서 "때문에 여기서 일하는 분들에게 늘 관심을 갖고 교감을 하려고 한다. 또 이곳에서 오래 살아서인지 애정도 있다"고 말문을 열며 기자들의 질문에 솔직하게 답변했다.

다음은 최 장관과의 일문 일답이다

▲ 정부 개각설이 나오던데.
장관은 비정규직이다. 그동안 장관의 평균 임기가 1년 2개월이었다. 개각은 언제든 있을 수 있지만 일은 기간에 상관없이 시작, 중간, 마무리 단계라도 항상 같은 자세로 일하는게 공직자다. 직장을 옮긴다고 일을 안한다면 조직이 멈추게 된다.

일부 직장은 새자리에 가면 적응기 등이 있는데 공직은 시작부터 모든 책임을 다 맡는다. 취임시 취임사하고 바로 국회에서 4일간 있었다. 질문이 쏟아지는데 계속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답변을 요구했고 답을 해야 했다.

▲ 출연연 기관장 역할과 조직은.
중국 기관장 5년이 기본이다. 보통 연임하면 10년이다. 과기분야 출연연 25개 기관장 임기 등 이야기 많은데 우리나라 시스템 정착되면서 기관장에 대한 기대 높아지고 있다. 과기분야 기관장 역할에 대한 인식을 달리해야 한다. 대학교수 시기 공동연구를 하기위해 출연연 기관장과 진행하면서 그에게 연구책임자를 맡아 달라고 하니 기관장은 과제 책임자를 못한다고 하더라. 기관장은 아예 연구를 못하는 구조다. 연구자가 행정트랙으로 가면 기관장 되기전부터 행정분야로 가기때문에 연구손실이 크다. 그동안의 경험 등이 연구로 이어지지 못하면 연구현장의 인력 손실이 오는 것이다.  기관내에서 기관장의 의지 등이 연구소 입장에서 바람직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기업체 연구기관장은 기관장 시기에도 연구하고 임기 끝나도 연구자다. 대학총장도 강의한다. 기관장이 연구를 못하는 것은 다른 개념으로 접근 하는 것이다.

출연연 중 규모는 크고 작고 다른데 조직 구조가 비슷하다. 기관장-부기관장-본부장-부장 -실장-팀장-책임자 등 단계가 너무 많다. 연구조직이 이처럼 단계가 많은 것은 행정조직화 한것이다. 잘못됐다고 본다. 강요할수 없지만 몇몇 기관 슬림화 하고 있다. 조직 복잡하면 관리 등에 시간 빼앗겨 연구시간 줄어든다. 연구자가 스스로 연구시간 확보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회사도 슬림화하는데 연구조직이 너무 복잡한 다단계 구조다. 안타깝다. 기관별로 바꿔야 한다. 관성 타성 관습에 따라가면 안된다. 건설연이 했다고 하는데 아직 조직표를 보지 못했다.

▲ 부처출신, 정치인이 출연연 기관장에 오는데.
그런 사례가 있는가. 체크해 보겠다. 인사는 절차는 밟는 것이다. 무조건 내부자만 되는 것은 아니고 내부자, 외부자가 올 수 있다. 내부자가 다른 기관에 갈수도 있다. 질문 자체가 기관장 자리를 너무 포지션화 시켰다.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기관장 선임제도 개선은 R&D 혁신안에 담았다. 경영 방법 등을 고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한데 아직 한 라운드를 돌지 못했다. 해보지 않고 고치고, 또 고치는 것은 너무 성급한 것 같다.

▲ 연구자 정년 후 활용 대안은.
연구개발서비스업이 있다. 연구를 용역받아 하는 제도인데 소규모로 가능하다. 퇴직자, 제2의 인생 이모작할때 연구창업 가능하다. 국회에서 말이 많았지만 통과됐다. 연구자들이 은퇴 후 많이 활용할 수 있도록 홍보 중이다.

▲ 정규직과 비정규직 문제 여전하다.
생명과학분야가 심한 것으로 안다. 체계적으로 잘나가는 연구소나 외국기관들 보면 방문, 계약 연구자등 비정규직으로 시작해 정규직 절차를 신청한다. 직업의 모빌리티다. 고급 연구자들의 일자리 자유가 보장되는 것이다. 100%를 정규직으로 채우면 망하는 조직이 된다. 정규직으로 채워야 한다는 압박이 많은데 정규직으로 다 채우면 모빌리티 줄어든다. 훈련받는 대학원생, 펠로우 등은 현장에 많이 있어야 하는데 기업은 안받으니 연구기관에 가야 한다. 이들을 트레이닝 하면서 질적 수준은 낮지만 스스로에게 도움이 되면 관계가 형성되는 것이다. 일하고 학위를 받고 자리를 옮기거나 할 수 있다. 직업 선택의 과정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어느정도 인정해야한다. 글로벌 트렌드도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다. 하지만 비정규직을 어떻게 대우를 해야할지는 기관의 운영, 사회적 분위기에서 대처해야 한다고 본다.

▲ 출연연 개혁에 관한 언론 보도가 많았다.
일을 시작한 후 한번도 출연연 통폐합을 생각한 적 없다. 이번 정권 도중에 미래부 업무를 맡았다. 출연연 혁신, 통폐합 이야기는 출연연 설립 초기부터 나왔다. ETRI 1호 연구원으로 왔는데 그때도 여러 조직과 통폐합되었다가 흩어졌다가 했다. 모든 조직이 그렇다. 출연연 위상을 높이고 연구자 자율성을 높이는데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 기관 통폐합으로는 효과 없다. 효율적인 방안으로 융합연구 활성화, 출연연 특성에 맞는 맞춤형 지원을 하는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그러다보니 틀린것들이 있어서 지난해 초에 R&D혁신안을 발표했다. 다 담을 수 없고 한번에 끝낼 수없어 올해 R&D 혁신안 2차를 발표했다. 예산 등을 클리어하게 했다. 앞으로도 R&D혁신안은 지속해서 맞춰갈 것이다.

▲ 대덕연구단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1984~91년까지 ETRI에서 근무했다. 초기에 논이었던 공간이 지금은 다 상업화됐다. 출연연 건립 초기부터 넓은 공간을 차지해 크게 만들었다. 정문에서 연구실 가는게 쉽지 않다. 또 출연연간 연계 안돼 이동이 어렵고 복잡해 소통 안된다. 융합이 잘되려면 외국 중 일본 츠쿠바, 중국 중간촌 연구단지 가보면 걸어서 이동이 가능하다.

우리는 A연구소에서 B연구소 가려면 절차가 복잡하고 밥 먹기도 어렵다. 긴 호흡으로 설계를 해야 한다. 종합 운동장이 있지만 각 출연연마다 운동장이 있고 식당 주차장 제각각이라 공간적으로 소통 어렵다.

서울대 융합대 원장으로 부임해 융합을 위한 요건을 고민하니 공간 구성이 첫번째더라. 자주 만나야 뭔가 이야기가 되고 하는데 공간이 안되니 어렵다. 공간적으로 분리되면 융합이 어렵다. 융합연구단도 그런차원에서 시작됐다. 이후 결과 보면서 진행 할 것이다. 요즘 트렌드는 캠퍼스도 단과대별 담이 없고 식당이 따로 있지 않다. 소통위한 과감한 시도 필요하다. 마인드 변화가 필요하다.

▲ 공동관리 아파트 부지가 슬럼화 되고 있다.
미래부가 할수 있는 부분과 할수 없는 부분이 있다. 친구들도 거기 많이 살았는데 지금은 슬럼화 됐다. 공동관리 아파트는 위치, 역사성, 상징성이 있는 곳이다. 과학동네 커뮤니티 등 여러 구상이 가능한데 지분이 복잡해 쉽지 않다. 대전시와도 이야기를 해야한다. 논의는 하고 있다.

▲ 특구진흥재단의 역할은 무엇인가.
특구진흥재단의 역할은 전국 특구를 총괄하는 것이다. 다른 특구에서는 대덕특구에 특혜를 준다고 불만이 있다. 특구진흥재단은 총괄을 해야하므로 여러 분야에 신경을 써야 한다. 연구소기업 뿐만 아니라 특구내 기업 많다. 2년전 중국 과기장관을 만났다. 당초 시나리오가 있었는데 접어두고 중국과 한국의 과학 발전에 대해 설명하자고 하더라. 그는 7년, 나는 3개월이었다. 그가 중국의 중간촌 등 중국의 연구단지 즉 우리로하면 특구와 같은 곳을 소개했다. 우리는 아직 특구별 통계도 없었지만 밀리고 싶지 않아 한국의 특구에 대해 소개했다. 실리콘밸리 등이 좋은 것은 창업할 수 있는 모든 요소가 이어질 수 있다. 특구진흥재단은 특구가 그렇게 되도록 세금 등 다양한 지원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창의성이 부족하다는 이야기 많은데 연구소 기업은 연구소나 특구안의 대학이 가진 혁신적인 기술로 창업 바람을 일으키자는 의미다. 특구가 나라 기술혁신의 도화선이 돼야 한다. 하루아침에 안된다. 

▲ 이공계 학생들의 병역특례제도는.
국방부나 정부부처마다 조용한데 미래부 교육부에서는 현행 유지를 요청했다. 국방부를 공격하는 것은 부처에서 할 태도는 아니고 2019년부터 시행하더라도 연구현장과 기업에 타격이 크니 현행을 유지해달라고 국방부에 요청했다. 답이 없다. 우리의 요청이 받아들여졌다는 시그널은 아니라고 본다. 미래부, 교육부, 대학 등에서 명백하게 의견을 제시했다. 그럼에도 국방부에서 일방적으로 하겠다면 다른 대처를 하겠다.

▲ 미래부 최근 건물을 옮겨 이사했는데.
과천정부청사 4동에서 5동으로 옮기는거 불편했지만 다른 부처의 이전으로 어쩔수 없이 옮기게 된것이다. 이전은 미래부 자체로 결정하는 것 아니다. 행정자치부에서 이전계획을 세우면 그대로 따르는 수밖에 없다. 미래부의 의지는 아무 상관이 없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

 ▲ 미래부의 역할은.
미래부의 역할은 창조경제, 정보통신, 과학기술 분야 등 다양하다. 과기분야는 호흡이 길고 창조경제는 매일 속도전이다. 정보통신은 창업 연구 등 복잡하다. 미래부의 일에서 어느것도 소홀하지 않다. 창조경제정책이 다음 정부에서 없어지지 않느냐고 질문하는데 이는 국가 퇴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있을 수 없다.

국회의원 보좌관들 창조경제혁신센터에 가본 사람이 없었다. 같이 가면 인식이 달라진다. 창조경제는 경제의 틀을 바꾸는 것이다. 기술 집약적이다. 창조경제에 대해 아무나 이야기 하지만 실제 현장에 가서 보고 들여다 봐야 한다. 영국에서 처음 보고서가 나오고 미국 실리콘밸리가 주도적으로 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정책화 한 것이다. 세계적 흐름이다. 각국마다 빨리 누가 잘할지 경쟁이 붙은 것이다. 창업에 기술을 넣어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창조경제다. 우리나라 대기업 순위 그대로인데 이는 옛날식 경제 모델이다. 언제까지 갈 수 있을 것인가. 중국을 보면 알리바바 등 모르는 기업들이 툭툭 튀어 나온다. 이들과 경쟁하고 돌파하려면 스타트업 키우고 구글같은 기업 양성해야 한다. 세계적 흐름이다. 중국은 하루에 1만2000개의 스타트업이 생긴다. 미국 MIT 스탠포드 대학출신들이 창업한 기업이 3~4만개다. 우리는 안정된 직장을 선호하면서 창업이 쉽게 이뤄지지 않는데 교육상 조용하고 말 잘듣는 인재로 키웠기 때문이다. 바뀌어야 한다. 우리가 이길 수 있는 방법은 기술 기반 아이디어로 새로운 경제를 만들고 시스템화 해야 한다.

한편 이날 간담회는 미래과학기술정책관, 기초원천연구정책관, 연구성과혁신정책관의 부서별 정책 설명도 마련됐다. 기자 간담회 후 최 장관은 한국과학표준연구원을 방문, 신진연구자와 간담회, 업무보고, 현장 투어 등의 시간을 가졌다.[헬로디디·대덕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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