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학술지 에디터 잣대?···"인류에 어떤 영향 미치나"

미국 화학회지 등 편집장 3인 현장 인터뷰···"한국 과학 열정 인상적"
KAIST, 국제 학술지 에디터 초청 '국제 신소재 공학 워크숍' 개최
유망 신소재 분야 연구 아이디어 등 중점 논의
'KAIST 국제 신소재 공학 워크숍'에 참석한 주요 에디터들의 모습.(왼쪽부터 현택환 서울대 교수, 레지날드 페너 UC어바인 교수, 질리안 뷰리악 앨버타대 교수)<사진=강민구 기자>'KAIST 국제 신소재 공학 워크숍'에 참석한 주요 에디터들의 모습.(왼쪽부터 현택환 서울대 교수, 레지날드 페너 UC어바인 교수, 질리안 뷰리악 앨버타대 교수)<사진=강민구 기자>

"국제학술지 편집장으로서 하루에도 수많은 논문을 리뷰하고 거절합니다. 논문을 평가하면서 중점적으로 보는 것은 가독성과 이해가능성입니다. 과학자는 논문에 자신의 기술을 자랑하기 위해 지식을 열거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의 편의성을 고려해 작성해야 합니다. 과학은 기술(Technology)가 아닌 이야기(Story)로써 대중들이 이해하기 쉽고, 간결해야 합니다."(질리안 뷰리악 Chemistry of Materials 편집장)

"지난 40여년간 와트당 태양광 패널 비용은 약 101달러에서 0.61달러로 감소한 반면 전세계적인 태양광 패널설치는 2메가와트에서 6만 4892메가와트 규모로 발전하면서 에너지·사회·환경 분야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첫번째 태양광 우주발전시스템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해리 애트워터 ACS Photonics 편집장)

국제학술지 주요 편집장 등이 대덕을 찾았다. KAIST(총장 강성모)는 2일 KI빌딩 퓨전홀에서 신소재 분야 전문가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KAIST 국제 신소재 공학 워크숍'을 개최했다. '유망 신소재 분야의 빅 아이디어들'을 주제로 열린 이날 워크숍에서 참석자들은 전 세계 나노 신소재 분야의 미래 기술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이번 워크숍에는 미국화학회 나노학술지(ACS Nano) 편집장 등 재료공학·화학·응용물리·화학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에디터이자 재료공학 분야의 저명한 석학 9명이 참가해 참석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 편집장의 역할? "하루에도 수많은 논문 리뷰···끊임 없는 연구 고민 필요"

국제 학술지 에디터들은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 과학계의 연구활동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앞으로의 발전을 위한 조언을 쏟아냈다. 

나노학술지(ACS Nano)의 부편집장을 맡고 있는 레지날드 페너(Reginald M.Penner) UC어바인 교수는 논문을 평가하면서 창조성(Creativity)와 영향력(Impact Factor)을 중점적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레지날드 부편집장은 "한달에 1100 건 이상의 논문이 쏟아지고 있으며 약 15%를 제외하고는 모두 거절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면서 "17명의 에디터들이 함께 평가를 수행하고 있으며, 매일 일정시간을 할애해 웹페이지에 접속해서 리뷰하는 것이 일상"이라고 말했다.

레지날드 부편집장은 "과학자는 자신의 연구를 수행하면서 왜 이 문제가 중요하며, 인류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특히, 연구자들이 10~15% 연구를 향상시켰다고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패러다임 전환(Paradigm Shift)를 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질리안 뷰리악(Jilian Buriak) 재료화학학회지(Chemistry of Materials) 편집장은 "에너지·배터리·태양열 등을 연구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노력을 하고 있는 한국 연구진들의 열정이 인상깊다"면서 "미국, 캐나다 등이 연구비가 정체(Flat)된 반면 한국은 R&D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것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질리안 편집장은 "과학자는 연구를 수행하다 보면 자신의 연구 주제에 몰두해 협소하게 볼 수 밖에 없다"면서 "한발짝 떨어져서 고민하면서 연구 목적과 필요성 등을 대중이나 사회에 대해 고민하는 한편 대중들에게 끈기있게 설명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질리안 편집장은 "미국 등 선진국들이 펀딩(Funding)이 부족해도 연구강국으로 지속될 수 있는 것은 자신의 연구에 대한 목표와 일관성"이라면서 "자신만의 연구철학을 갖고, 끊임없이 질문하면서 대응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미국 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의 부편집장을 맡고 있는 현택환 서울대 교수는 "한국의 나노과학은 미국, 독일, 일본 등에 이어 세계 3위권 수준으로 보며, 연구활동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면서 "세계적인 저널의 편집장들이 모이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이번 워크숍에 참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 교수는 "최근 발간되는 논문들을 보면 6~7년 전에 비해 중국 연구자들의 이름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면서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중국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 교수는 논문 평가 과정에서 느낀 한국 연구진들에 대한 조언도 건넸다. 현 교수는 "논문을 리뷰하다 보면 친한 연구자 등에게 도움을 받는 사례를 종종 보게 되는데 이러한 부분들은 한국 연구진들이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면서 "또한, 젊은 연구자들이 본인만의 연구 철학을 갖고 연구를 수행하면서 타 연구자들이 자신이 어떠한 연구를 수행하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자신만의 상표(Trademark)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헬로디디·대덕넷]

해리 애트워터 ACS Photonics 편집장이 태양광 에너지 소재 연구에 대해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강민구 기자>해리 애트워터 ACS Photonics 편집장이 태양광 에너지 소재 연구에 대해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강민구 기자>

워크숍에 참석한 주요 관계자들의 단체 사진.<사진=강민구 기자>워크숍에 참석한 주요 관계자들의 단체 사진.<사진=강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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