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 개발자 가토 씨 "환경만 되면 1년 이내에 알파고 추월할 것"

일본 바둑 인공지능 젠(Zen)과 조혜연 9단이 오는 27일 러시아에서 열리는 '유럽바둑 콩그레스'에서 대국을 예정하고 있는 가운데 젠의 바둑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주목되고 있다.
 
알파고는 한국에서 9단의 실력을, 젠은 일본에서 7단의 실력은 인정받았다. 한국기원이 이세돌과 마지막 대국을 끝낸 알파고에게 바둑 명예 9단증을 수여한 것이다. ​한국기원이 아마추어 명예단증이 아닌 프로 명예단증을 수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언론 등에 따르면 젠의 최고 기력은 7단이다. 오지마 요우지(尾島陽児)씨와 가토 히데키(加藤英樹)씨가 개발한 바둑 소프트웨어 젠은 지난 3월 일본의 소프트웨어기업 드왕고가 일본기원의 협력을 얻어 세계최강 바둑 AI를 목표로 프로젝트를 가동했다.(드왕고 개발팀과 일본 도쿄 대학원 AI 연구팀, 일본 기원 등 프로젝트 참여) 이후 구글의 딥마인드가 개발한 '딥러닝'학습기술을 기반으로 급격하게 기력을 상승 중이다.
 

일본의 바둑 AI 소프트웨어 젠은 일반인 대상으로 소프트웨어를 판매 중에 있다.<사진=일본 SW판매처>
일본의 바둑 AI 소프트웨어 젠은 일반인 대상으로 소프트웨어를 판매 중에 있다.<사진=일본 SW판매처>
바둑은 상대가 다음 수를 어디에 둘지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 알파고는 온라인 바둑고수들의 기보 16만개의 데이터를 확보해 3000만 개 이상의 착점을 학습, 57%의 확률로 인간의 움직임을 예측 계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다른 인공지능 프로그램의 확률은 40%대로 알려져 있다. 

젠의 계산확률은 자세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판매 중인 소프트웨어에서 기력을 상당히 끌어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전작 소프트웨어와 최근 6월 발매한 버전과의 대전 결과 승률 95%로 눈에 띄는 진화에 성공했다.
 
그럼 젠과 알파고 대결은 누가 이길까?
 
젠은 지난 3월 열린 '제9회 UEC컵 컴퓨터 바둑대회'에 참가해 페이스북의 '다크 포레스트' 등 35개 팀을 상대로 우승했다. 알파고는 이 대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젠은 그 다음 열린 제4회 전성전(電聖戦)대회에서 고바야시 고이치 명예기성과 대결, 최종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젠이 프로선수와 대적할 정도로 우수한 기력을 가지고 있지만 일본이 '알파고에 대항할 수 있는 바둑 소프트웨어 개발'을 목표로 젠을 개발 중인 만큼 알파고 수준의 기력을 가지지는 못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3월 젠의 개발자 가토 씨는 기자회견을 통해 "현 단계에서 젠이 알파고를 이길 확률은 3~4%로 추정된다"면서 "두 소프트웨어의 차이는 하드웨어 물량과 성능차이가 크다고 보기 때문에 알파고에 필적하는 환경만 있다면 1년 안에 추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빠르게 실력을 향상시키는 만큼 젠의 기력을 7단으로 한정지을 수 없다는 것이 바둑계의 의견이다. 조혜연 9단에 따르면 첫 대국은 '젠6'와 대결하기로 했으나 이후 유럽 측으로부터 '젠 19a'와 대결해야한다는 통보를 받았고 최근 '젠19x'와 최종 대결을 하게 될 것이라는 메일을 받았다. 이는 젠이 대국 전까지 계속 업그레이드 중이라는 것을 나타낸다.
 
바둑 관계자는 “젠이 온라인상의 고수들의 기보를 끊임없이 익히고, 대국 중 패했을 경우 자신의 패한 이유를 분석하는 등 끊임없는 진화를 하는 만큼 어느수준에 도달했는지 단정짓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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