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정기술 '톱 레벨' 표준연 대기환경표준센터···"신뢰할 만한 측정값으로 정확히 진단!"

"미세먼지요? 무엇보다 대기 환경에 대해 신뢰를 갖는 정확한 측정값을 내는 것이 중요하죠. 우리 측정기술은 이미 탑 레벨에 와있습니다."(이정순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대기환경표준센터장)

"기존에는 미세먼지 입자의 화학조성을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더 나아가 미세먼지가 삶의 질과 기후변화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하고 싶습니다."(정진상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대기환경표준센터 박사)

미세먼지 공포. 봄철 불청객 미세먼지로 봄나들이에 발목 묶인 가정도 많았다. 짧은 거리의 외출에도 황사용 마스크는 필수, 외출 전 스마트폰 앱으로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는 것은 일상이 됐다.

국민 삶의 질이 향상되면서 미세먼지 등 오염정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민적 관심은 하나. 과학적으로 미세먼지가 어느 정도까지 해결가능한 수준이냐는 것이다.

이정순 센터장은 "무엇보다 대기 환경에 대한 신뢰할 만한 정확한 측정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원장 권동일)은 지난 40년 간 맑고 깨끗한 공기를 위해 노력해 왔다. 대기환경표준센터의 이정순 센터장과 정진상 박사를 만나 표준연의 앞으로 역할을 취재했다.

대기환경표준센터 연구실에서의 이정순 센터장과 정진상 박사.<사진=조은정 기자>
대기환경표준센터 연구실에서의 이정순 센터장과 정진상 박사.<사진=조은정 기자>
◆ NASA와 공동 연구···"표준연 측정기술,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것"

지난달 한반도 '미세먼지' 원인을 분석하기 위한 한미 협력 국내 대기질 공동조사(KORUS-AQ)가 마무리됐다. 우리나라에서는 국립환경과학원, 기상과학원 등 48개 기관 93개 연구팀이 참여했다. 역대 최대 규모. 대기환경표준센터도 그 중 한 팀에 속했다.

표준연은 서울 도심과 산림에서 미세먼지를 포집해 미세먼지의 화학조성과 물리적 특성에 관한 연구를 수행중이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미세먼지의 국내 유입경로와 더불어 대기오염물질의 원인을 정확히 규명하고 현상파악이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가스상 오염물질(일산화탄소(CO),이산화황(SO₂), 이산화질소 NO₂), 오존(O₃)에 대한 정밀 측정도 수행했다.

정진상 박사는 "일산화탄소(CO),이산화황(SO₂), 이산화질소 (NO₂), 오존(O₃)은 초미세먼지를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물질로 꼽히는데, 이는 어느 연구기관에서나 측정 가능하다. 하지만 측정 면에서 가장 높은 신뢰를 받고 있는 표준연이 한국을 대표할 수 있다고 판단한 환경부의 초청으로 이번 공동연구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서울 올림픽공원 측정소와 내부 장비 설치.<사진=정진상 박사 제공>
서울 올림픽공원 측정소와 내부 장비 설치.<사진=정진상 박사 제공>
이번 한미 공동연구에는 2000년대 초 표준연 자체기술로 국산화에 성공한 가스 측정장비가 활용됐다.

"이번 국제 공동연구의 경우 기획만 수년이 걸렸다고 들었어요. 작년엔 미국 NASA 기술력과 비교되지 않으려고 국내 과학자들끼리 모여 예비 측정도 수행했어요. 이번 연구기간 동안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시기도 겹쳐서, 아주 재미있는 결과가 나올 거 같아요."

정진상 박사는 초미세먼지와 관련해 더 깊은 연구를 수행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정 박사는 "기존에는 입자의 화학조성 수준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물리적 특성 뿐만 아니라 인간의 삶의 질과 기후변화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분석하고 싶다"고 밝혔다.

미국 NASA가 한반도 상공을, 한국 연구팀은 선박과 비행기 등 복합적으로 움직인 이번 연구 결과는 충분한 검증을 거친 후 1년 후 발표될 것으로 전망했다.

◆ 미세먼지 국제비교 올해 첫 시작···"표준연 측정 능력은 이미 탑 레벨!"

정진상 박사는 15년 간 미세먼지를 연구해 온 미세먼지 전문가다.<사진=조은정 기자>
정진상 박사는 15년 간 미세먼지를 연구해 온 미세먼지 전문가다.<사진=조은정 기자>
대기환경표준센터는 90년대부터 측정 분야 주요 선진국들과 측정 능력을 겨루고 있다. 국가측정표준 분야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측정표준 국제비교(KC, Key Comparison)'가 시험장이다.

표준연은 2000년대 초반부터 가스 분야 국제 비교에 참가했다. 이미 표준연의 측정기술 우수성을 해외에 알리는 데 큰 기여를 했으며, 올해부터는 미세 먼지 분야도 국제비교에 들어간다.

"미세먼지에 대한 불안감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었을 때였어요. 각 나라마다 '같이 측정해보자!' 하는 뜻이 모아지게 된 거죠."

이 센터장에 따르면, 올해가 미세 먼지 국제비교 태동기가 될 전망이다. 미세먼지 측정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우리나라를 포함해 영국, 러시아, 일본 표준기관 사이에서 형성됐다.

이정순 센터장은 "표준연의 측정 기술은 이미 탑 레벨. 세계를 선도할 만한 신뢰 표준 값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했다. 결과 값에 '신뢰'를 입혀주는 것이 측정 기술의 힘이라는 것.

몇 년 전만 해도, 해외 수출을 하려면 미국 표준기관으로부터 인증을 받아야했다. 이제는 수출 기업들이 표준연의 측정값을 보여준다. 그만큼 표준연의 측정기술이 전 세계적으로 신뢰를 얻게 된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 성과다.

◆ "국민들, 미세먼지 불안감에서 벗어나야"

지난 20년간 미세먼지(PM10) 전국평균 농도 변화 추이.<사진=국립환경과학원 제공>
지난 20년간 미세먼지(PM10) 전국평균 농도 변화 추이.<사진=국립환경과학원 제공>
사실 미세먼지는 처음엔 황사의 개념으로 받아들여졌다. 국민의 삶이 향상되면서 점점 미세먼지에 관심이 높아지더니, 급기야 미세먼지 공포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대기환경표준센터의 역할은 측정을 통해서 미세먼지의 '시작점'을 파악하는 것과 정확한 진단을 통해 '처방'을 내리는 '해결점'을 제시하는 것. 이 센터장은 "지금껏 미세먼지에 대한 논의가 한데 모이지 못한 채 분분히 이뤄져 왔다"고 지적하며 "좀 더 정밀하고 세세한 미세먼지 측정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의 말처럼 미세먼지는 지금껏 어디에서, 얼마나 왔는지에 대한 분석이 부분적으로 이뤄져 왔다. '황사'라는 범주로 두루뭉술하게 다뤄져 왔던 게 사실이다.

정진상 박사는 "사실 데이터 분석 결과, 미세먼지는 20년 전부터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며 미세먼지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에서 벗어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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