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종호 교수 "21세기 靈性의 시대, 새로운 신인류 출현"
대전과총 23일 제123회 대덕과학포럼 개최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대전지역연합회(회장 이영호)는 23일 오전 유성 리베라호텔에서 '제123회 대덕과학포럼'를 개최했다.<사진=백승민 기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대전지역연합회(회장 이영호)는 23일 오전 유성 리베라호텔에서 '제123회 대덕과학포럼'를 개최했다.<사진=백승민 기자>
"사람들은 21세기를 일러 영성의 시대라고 말한다. 죽음학의 관점에서 진정한 삶의 가치를 고찰해봐야 한다."

포럼에서 강연에 나선 손종호 교수는 청중에게 당부했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대전지역연합회(회장 이영호)는 23일 오전 유성 리베라호텔에서 '제123회 대덕과학포럼'를 개최했다.

이날 포럼은 정부출연연구원과 대전시 관계자 등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손종호 충남대 국문학과 명예교수를 초청, '삶을 위한 죽음학(Thanatology)'이라는 주제로 강연이 진행됐다.

최근 웰빙(Well-Being), 웰다잉(Well-Dying), 웰에이징(Well-Aging) 같은 용어가 등장하고 '생로병사'가 화두인 가운데 '죽음의 세계'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WHO(세계보건기구)는 1998년 '제101회 집행이사회의'에서 건강에 대해 '육체적, 정신적, 영적(Spiritual), 사회적으로 완전히 행복한 역동적 상태다. 단순히 질병이나 병약함이 없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로 정의하고 '영적'이란 단어를 포함시켜 인생의 가치를 강조했다.

손종호 교수에 따르면 죽음학(Thanatology)이란 죽음의 원인, 조건, 이론 등에 관한 연구를 말한다. 이 용어는 타나토스(Thanatos)로부터 나온 것으로, 타나토스는 고대 그리스어로 죽음의 구현이나 죽음의 신을 뜻한다. 이러한 고대의 용어는 문학의 소재에서 흔히 발견된다.

손 교수는 죽음에 관한 인간의 유형을 제시했다. 그는 "죽지않을 것처럼 현실에 몰두하는 사람, 죽음을 의식하며 현실을 사는 사람, 죽음 뒤의 세상을 믿으며 사는 사람 등 세가지 유형이 있다"고 설명했다.

손종호 충남대 국문학과 명예교수는 이날 포럼에서 '삶을 위한 죽음학(Thanatology)'이라는 주제 강연을 펼쳤다.<사진=백승민 기자>
손종호 충남대 국문학과 명예교수는 이날 포럼에서 '삶을 위한 죽음학(Thanatology)'이라는 주제 강연을 펼쳤다.<사진=백승민 기자>

그는 이어 "대개의 사람은 죽음 앞에서 두려움에 빠져 삶을 정리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간다. 죽음에 대한 준비를 잘할수록 노년기 삶의 만족도도 높아진다"며 "'죽음은 마지막 성장'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선진국에서는 수십 년 전부터 죽음학을 대학 등에서 교과목에 포함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죽음에 관해 영적존재와 사후세계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미국은 1970년대 들어 '근사체험(Near-Death Experience)'에 관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연구들이 본격화 됐다.

근사체험이란 임상적으로 사망이라고 판단내려졌지만 후에 다시 살아난 사람들이 겪은 체험을 말한다. 미국의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1982년 실시된 조사에서 미국에서 약 800만 명이 근사체험을 한 것으로 조사되고, 이후 1992년부터 1997년까지 5년간의 조사에는 전체인구의 5%, 약 1500만명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버지니아 대학은 '국제 근사체험연구소'를 설립하고 구체적인 사례를 수집, 학자들은 '국제근사연구학회'를 창립해 근사체험에 관한 학술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2005년에 '한국죽음학회'가 창립돼 죽음학의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손 교수는 "죽음은 우리의 삶을 경건하고 진지하게 바라보게 해 삶의 구조적인 이해를 돕는다"며 "양자물리학에 의하면 정신과 물질, 주체와 객체, 가시적 세계와 非가시적 세계, 인간과 자연조차도 분리된 것이 아닌 상호 의존해 끊임없이 작용하는 에너지의 거대한 구조로 영원히 사라지는 것은 없다"라고 역설했다.

그에 따르면 죽음은 삶에 대한 인식을 고양해 자기수용을 하고 영성의 각성과 지식에 대한 강렬한 욕구를 끌어낸다. 이에 따라 죽음의 전 과정은 스스로 삶에서 체험하고자한 것을 마친후 자신의 정체성을 다시 세우고 새로운 체험을 추구하는 극적인 전환이라는 것이다.

끝으로 손 교수는 과학과 의학의 발달로 평균수명 120세를 바라보는 시대에 미래에 나타날 새로운 인류로 '포스트 휴먼'을 언급했다. 그가 말한 포스트 휴먼은 쉽게 늙지도 죽지도 않으며 생물학적 한계를 뛰어넘어 영생하는 인간이다.

이영호 회장은 이날 포럼에서 "과학기술포럼과 융합해 갈 수 있는 '죽음학'이라는 인문학 관련을 주제로 회원들의 삶을 되돌아보며 미래를 준비하는 소통의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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