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숙 비앤비컴퍼니 대표 "전세계 여성 도구 자부심 노린다"
독일기계 국산화로 국산 브러시 세계시장 진출 일궈

비앤비컴퍼니 마스카라 브러시 생산공정 현장.<사진=백승민 기자>
비앤비컴퍼니 마스카라 브러시 생산공정 현장.<사진=백승민 기자>

박미숙 대표가 치간브러시 생산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백승민 기자>
박미숙 대표가 치간브러시 생산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백승민 기자>
대덕테크노밸리에 위치한 브러시 생산 전문기업 비앤비컴퍼니.
수 mm의 미세한 마스카라 브러시들이 쉴틈없이 공작기계를 통해 나온다. 자세히 보면 마스카라 브러시가 동일하게 보이지만, 기계마다 다른 크기와 다른 모양의 브러시들이 칼 끝 도구에 착착 깎여 나온다. 

직원들은 요란한 굉음을 내는 공작기계 앞에 서 제대로 브러시가 생산됐는지 하나 하나 눈으로 확인한다. 공장의 각 방마다 기계에서 나온 브러시를 2차 재가공하는 직원들이 각자 자기에 맡겨진 브러시들을 섬세하게 깎아낸다. 

비앤비컴퍼니는 고객의 요구에 따라 1차로 기계가 찍어낸 브러시를 2차 수작업으로 하나하나 정교하게 가공하는 고부가가치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사진=백승민 기자>
비앤비컴퍼니는 고객의 요구에 따라 1차로 기계가 찍어낸 브러시를 2차 수작업으로 하나하나 정교하게 가공하는 고부가가치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사진=백승민 기자>
현재 직원수 100여 명 규모로 전 세계적인 각종 명품화장품에 브러시를 수출하는 '강소기업' 비앤비컴퍼니의 브러시 생산현장이 숨가쁘다. 지난 1998년 대덕의 한 공구상가에서 'Best Best Trading Co'라는 치간칫솔을 생산하는 영세기업으로 시작해 지금은 웬만한 명품 브랜드의 마스카라 브러시를 납품하는 알짜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비앤비컴퍼니는 '인간의 건강과 美를 추구하는 기업'이라는 이념으로 여성들의 속눈썹을 짙고 길어보이게 하기 위해 사용하는 마스카라 브러시와 치아 사이 이물질을 제거하는 치간 칫솔의 헤드, 자궁암검사 등의 의료용 브러시, 산업용 브러시 등을 오직 국내 기술개발로 생산하고 있다.

남편 박상리 대표와 회사를 책임지며 이끌어 온 박미숙 대표는 특유의 정직과 신용을 기반으로 이미 해외고객들과 브러시 업계에서 브러시 품질이라면 정평이 나 있다. 철저한 품질관리시스템과 납기 준수는 비앤비컴퍼니의 생명이다.

박미숙 대표는 앞으로 미용, 의료, 위생 부문 등에서 비앤비컴퍼니만의 차별화된 브러시 가공 기술력과 수출전략으로 브러시 제품 수출부문, 국내 1위 자리를 노린다는 각오다.

일본의 첫 고객 유치···"기업 스스로가 제품에 대한 엄격함 갖춰야"

박미숙 비앤비 컴퍼니 대표.<사진=백승민 기자>
박미숙 비앤비 컴퍼니 대표.<사진=백승민 기자>
"평생 발품, 손품 팔아 연구한 이 작은 브러시 하나가 저에게 전세계를 선물해 줬죠."

박미숙 대표는 불과 17년 전만 해도 평범한 전업주부였다.
전업주부였던 그가 사업에 뛰어든 것은 남편 때문이다. 기계공학 전공으로 대기업 계열사의 엔지니어로 근무하던 남편이 IMF로 퇴직하자 창업을 결심했다. 2000년부터 치간칫솔 생산사업을 본격화했다.

박 대표는 "처음 지인의 소개로 독일 브러시 생산기계를 구입했다. 당시 해외에서 부품을 구하기도 어렵고 가격이 높아 애를 먹었다"며 "남편과 함께 무작정 부품을 가공하기 시작해 성공하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고 회고했다.

박 대표는 첫 수출이 성사된 일본업체와 납품 기일을 맞추기 위해 밤새워 일했다. 365일 명절도 없이 억척스레 현장을 누비며 신생기업의 한계를 돌파했다. 그렇게 3년의 시간이 지나고 조금씩 이익이 발생하기 시작하자 생산설비를 확장, 마스카라 브러시 생산에 도전했다.

박 대표는 "처음에는 마스카라 브러시의 바이어를 찾기가 힘들었다. 바이어들의 눈에 익는게 우선이라 판단, 무작정 KOTRA 등에서 개최하는 전시회를 쫒아다니면서 제품을 홍보했다"며 "1년 정도 지나자 일본의 바이어들이 먼저 관심을 보여왔다. 우선 바이어들을 회사에 방문시켜 현장을 둘러보고 우리의 생산라인에 대한 믿음을 심어줬다"고 설명했다.

일본 업체들로부터 첫 마스카라 브러시 납품 계약은 박 대표에게 결코 만만한 과제가 아니었다. 제품 10만개 중 하나라도 불량품이 나오거나 납품일에 맞추지 못한다면 그 즉시 사유서를 요구해 품질관리를 맞추기 위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박 대표는 "현재까지도 일본 업체의 사양에 기반을 두고 제품을 양산하고 있다. 아무리 대량납품일지라도 단 한 번 납품기일을 어긴적이 없다. 고객과의 약속은 기업의 생명과 같다"며 "기업 스스로가 자기제품에 대해 냉정함이 고객에게 신뢰를 주는 기반이 됐다"고 강조했다.

제품에 대한 완벽주의 정신은 오늘날 박 대표의 완벽한 품질관리시스템을 고집하게된 계기로 작용했다. 이러한 고집이 기업성장의 발판이 돼 현재 일본 70% 이상 수출과 미국이나 프랑스 등 선진국가를 필두로 세계 수십개국에 명품 브러시를 수출하는 기업이 됐다. 현재 20여 개 대형 명품 화장품 브랜드에 마스카라 브러시 납품을 확장, 지난해 매출 40억 원을 달성했다.

비앤비컴퍼니는 올해 매출액 80억원 목표로 캐나다에 '내시경 튜브 세척브러시' 납품을 필두로 중남미 지역에 의료용 브러시 시장에 진출을 꾀하고 있다. 비앤비컴퍼니만의 기술력과 철저한 품질제고에 주력해 한국형 브러시의 세계화를 이루겠다는 포부다.

박 대표는 5년 전 사업이 확장되고 매출액이 증가됨에 따라 법인으로 전환, 남편과 각각 대표체제로 회사를 조직하면서 업무의 효율성을 높였다.

마스카라 브러시···여성의 자존심을 세우다

박미숙 대표는 앞으로 미용, 의료, 위생 부문 등에서 비앤비컴퍼니만의 차별화된 브러시 가공 기술력 수출전략으로 최고의 품질로 제공, 브러시 제품 수출부문, 국내 1위 자리를 노린다는 각오다.<사진=백승민 기자>
박미숙 대표는 앞으로 미용, 의료, 위생 부문 등에서 비앤비컴퍼니만의 차별화된 브러시 가공 기술력 수출전략으로 최고의 품질로 제공, 브러시 제품 수출부문, 국내 1위 자리를 노린다는 각오다.<사진=백승민 기자>
"마스카라 브러시는 그 모양에 따라 땅콩형, 총알형, 빗살형, 풋볼형 등 수백가지 이름으로 불려요. 각 모양마다 고유의 역할로 여성 속눈썹의 다양한 연출을 이뤄내죠."

박 대표의 마스카라 브러시 애착은 남다르다. 한해 매출액의 60% 이상을 내고 있는 마스카라 브러시는 비앤비컴퍼니만의 비밀병기다.

박 대표는 브러시의 핵심경쟁력으로 디자인과 탄성도를 꼽았다. 브러시의 디자인은 솔을 깎는 커팅칼날에 의해 결정되며, 브러시의 와이어 몸체는 그 꼬임 횟수에 따라 탄성도와 결정돼 브러시의 생명력을 좌우한다. 

마스카라 브러시의 경우 수출하는 명품 브랜드마다 요구하는 스펙이 다르다. 브랜드마다 개발한 마스카라 기능에 따라 브러시도 다양한 모양으로 생산해 내야 한다.

생산현장에서 유독 2차 가공실의 모습이 눈에 띈다. 10여 명의 직원들이 저마다 책상에 앉아 기계가 찍어낸 1차 가공 브러시의 한쪽면을 이발소에서나 볼 수 있을법한 이발기계로 다듬고 있다.

박 대표는 "최근 각 브랜드 업체마다 요구하는 수준이 높아져 마스카라 브러시 하나에 2가지 기능이 요구됨에 따라 1차로 기계가 찍어낸 브러시를 2차 수작업으로 하나하나 정교하게 가공하는 고부가가치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브러시는 '할로우' 2.5 밀스'라는 재질의 솔로 다양한 모양을 연출해 생산해 낸다. 할로우 2.5재질은 각 솔마다 가운데 미세한 통로가 나있어 마스카라 브러시의 경우 통로에 화장품이나 염료 등을 묻혀 다양한 속눈썹 모양을 낸다. 치간 브러시나 위생 브러시는 이 미세한 구멍을 통해 치아사이의 물질이나 의료용기 내 이물질을 잡아내는 원리다.

마스카라 브러시의 경우, 속눈썹을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볼륨'과 속눈썹을 길게 만들어주는 '컬링'이 대표적인 두 종류다. 브러시의 디자인이나 모양에 따라 여성들의 속눈썹이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는데 비앤비컴퍼니는 6000가지가 넘는 디자인을 양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박 대표는 "원가 절감보다는 좋은 재료와 기술력으로 품질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며 "여성들만이 갖고 있는 세밀함과 정교함으로 지속적인 기업 성장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상리(좌측)·박미숙 비앤비 컴퍼니 공동대표.<사진=백승민 기자>
박상리(좌측)·박미숙 비앤비 컴퍼니 공동대표.<사진=백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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