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연, 15일 '제8회 서울국제신약포럼' 개최
'新성장동력 희귀질환치료제 시장선점' 주제, 전문가 한 자리

제럴드 콕스 사노피 젠자임 희귀질환 임상개발부사장이 15일 열린 '서울국제신약포럼'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그는 "희귀질환 치료제는 블록버스터 신약은 아니지만 틈새시장으로 많은 기업들이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며 "기술을 가진 소규모 회사를 대기업이 인수합병하는 등 많은 파트너십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사진=김지영 기자>
제럴드 콕스 사노피 젠자임 희귀질환 임상개발부사장이 15일 열린 '서울국제신약포럼'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그는 "희귀질환 치료제는 블록버스터 신약은 아니지만 틈새시장으로 많은 기업들이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며 "기술을 가진 소규모 회사를 대기업이 인수합병하는 등 많은 파트너십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사진=김지영 기자>
"매번 새로운 250여개의 희귀질환이 발생되고 있다. 유전병에서 비롯된 병이 80%이며 그 중 70%가 어린아이들이 겪고 있고 5세 이하 어린이가 죽음을 맞이하고 있다. 희귀질환 발병원인은 급속하게 변화하며 이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제럴드 콕스 사노피 젠자임 희귀질환 임상개발부 부사장)
  
세계 각국이 신약개발의 틈새시장인 희귀질환 치료제 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으며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희귀질환 분야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 선도를 위한 방향을 모색하고자 국내외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규호)은 15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제8회 서울국제신약포럼(제약산업, 신 성장동력 희귀질환치료제 시장선점)'을 개최했다.
 
기조강연자로 나선 제럴드 콕스 사노피 젠자임 희귀질환 임상개발부 부사장은 '희귀질환 연구와 치료제개발 현주소, 향후 발전방향'을 주제로 발표를 가졌다.
 
제럴드 부사장은 25년 전 희귀질환 임상을 진행하면서 다수의 환자들이 치료가 어렵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그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10명 중 1명이 희귀질환을 앓고 있을 정도로 숫자가 많다. 희귀질환 종류는 매년 늘어나고 있지만 95%는 제대로 된 치료제도 없는 상황이다.

희귀질환은 세계적으로 7000여종에 달한다. 매년 새로운 희귀질환이 발견되고 있지만 희귀질환 특성상 각 질환 환자수가 적어 관련연구가 많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희귀질환 관련 치료제가 개발된 것은 400여종에 불과하며, 미국 식품의약국(FDA)검증을 받은 치료제는 200여종에 그치고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다양한 국가에서 희귀질환관련 법을 제정해 관련 치료제 허가절차를 간소화하고 정책 및 금전지원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전 세계 제약회사에서 희귀질환관련 연구와 FDA 승인건수가 증가하는 실정이다.
 
수익보장이 어렵다보니 다국적 회사도 투자를 하지 않았던 것이 현실이다. 이에 미국은 희귀약품 관련법을 발의해 희귀질환약이 개발되면 승인을 신속하게 받도록 지원했다. 이에 따라 많은 제약회사들이 관련 약품 개발 사업에 뛰어들었고 2015년 희귀질환 치료약으로 승인된 숫자만 354개에 달했다. 2003년 이전에는 100개에도 못 미치는 실정이었다.
 
그는 "지난 3년간 희귀질환 치료약 승인 숫자가 많이 늘었으며 FDA에서 승인된 약품 중 40%가 희귀질환일 정도로 이 법안 자체가 인센티브(incentive)가 되고 있다"며 "희귀질환 관련 약품개발 동향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럴드 부사장은 사노피 젠자임에서 연구 중인 희귀질환 약품에 대해서도 설명하면서 환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했다. 주사 주입형 고셰병 치료제가 그 예다. 고셰병은 몸속의 낡은 세포들을 없애는 데 도움을 주는 글루코세레브로시데이즈(glucocerebrosidase)라는 효소가 유전자 이상으로 결핍돼 생기는 유전병이다.
 
"우리는 지난 2014년 주사형 고셰병 치료제를 미국으로부터 승인받아 3000여명 환자를 대상으로 직접 치료했으나 경구용 치료제를 재개발 중에 있다. 우리가 경구용 치료제를 개발하는 이유는 환자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들었기 때문이다. 고셰병은 2주마다 한 번씩 주사를 해야하는데 환자의 몸에 부담이 될 뿐 아니라 20년간 이런 생활을 한다면 회사를 500일이나 쉬어야하는 등 일상생활이 안 된다. 일부환자들이 먹는 약을 요청했고 세계 첫 경구용 고셰병 치료제를 개발 허가를 받았다."
 
마지막으로 제럴드 부사장은 "희귀질환 치료제는 블록버스터 신약은 아니지만 틈새시장으로 많은 기업들이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며 "기술을 가진 소규모 회사를 대기업이 인수합병하는 등 많은 파트너십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 "희귀질환 시장, 의외로 크다"
 

산업계, 연구계, 정부를 대표한 관계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사진=김지영 기자>
산업계, 연구계, 정부를 대표한 관계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사진=김지영 기자>
토론세션에서 발표자들은 '국내 희귀질환 연구와 치료제 개발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산학연 협력을 강조했다.
 
이상달 화학연 신물질기반연구센터장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관련 연구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희귀질환이 유전자의 문제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연구원에서 모든 것을 다루기엔 어려움이 있었다"며 "희귀환자들을 치료하는 의사에게 환자의 단백질이나 세포를 지원받는 등 연구협력이 중요하다. 이런 시스템은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영 이수앱지스 상무는 "희귀질환의약품 시장이 아무리 작아도 경쟁자가 많지 않기 때문에 더 큰 시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희귀질환치료제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해도 국내에 단 40여명, 전 세계에 다 팔아도 5000억 시장밖에 안 되는 치료제라며 외면을 많이 받아온게 현실"이라며 "암과 같이 5조~10조 시장은 아니지만 암 치료제는 경쟁기업이 많기 때문에 n분의 1을 하면 오히려 희귀질환치료제가 더 큰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박 상무는 "한국인은 유전질환이 적은 편이기 때문에 해외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의약시장에서 또 중요한 것은 진단을 빨리하는 것이다. 일을 빨리빨리 처리하는 우리의 강점을 살려 진단과 의료진의 네트워크 협력으로 글로벌마인드를 가지고 치료제를 개발하면 성공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현영 질병관리본부 심혈관희귀질환 과장은 "희귀질환 원인이 잘 밝혀지지 않아 일반 약물개발처럼 접근해서는 치료제를 개발하기 어렵다"며 "희귀질환 환자 정보를 수집하고 관리해 의약품 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미국 국립보건연구원은 희귀질환 환자의 모든 임상을 무료지원하고 미진단자를 찾아 나서는 등 활동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의사와 생물학 전문가, 제약개발경험자들이 치료전략을 세우는 협력이 진행되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 보건복지부도 지난 10여년간 몇몇 질환에 대한 정보 수집과 환자에 대한 기초자료들을 보유하고 있다. 희귀질환 환자의 데이터도 수집해 업계와 공유해 어떻게 질병치료제를 개발·접근할지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영기 복지부 과장은 "희귀질환 관련법이 작년 12월 통과돼 올 12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관련법이 시행되면 각종 정책과 재정 지원 등으로 그간 여러 어려움을 많이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또 보건복지부가 희귀질환 관련 100억 원 정도 과제를 바텀업 과제로 진행 중이며, 내년부터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 전략을 갖고 R&D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권석민 미래부 생명기술과장도 "신약후보물질 도출을 위해 예산을 확대하고 바이오의료기술사업과 범부처 신약개발사업 등 희귀질환치료제 개발을 위한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희귀질환은 국민행복 추구를 위해 정부가 신경쓰고 투자 감행해야 한다. 미래부도 많이 노력하고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서울국제신약포럼 모습.<사진=김지영 기자>
서울국제신약포럼 모습.<사진=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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