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한장·대덕넷, 18일 '따뜻한 과학마을이야기' 7회차 모임 개최
'추운 창업, 그리고 따뜻한 환원' 주제로 진행

창업의 온도는 어떠한가. 꿈을 가지고, 또는 사회에 떠밀려 창업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들에게 창업은 추운 영역이다. 회사를 세우는 것부터 운영, 인력, 기술, 자금, 매출 등 걱정거리가 넘친다.

그 때문일까? 성공적인 창업 이후에도 여전히 추운 회사들이 많다. 그리고 그 가운데 따뜻함을 퍼뜨리는 사람들이 있다.

사단법인 따뜻한 과학마을 벽돌한장(이사장 장인순)과 대덕넷은 18일 김철환 KITE 창업가재단(이하 KITE) 이사장을 초청, '추운 창업, 그리고 따뜻한 환원'이라는 주제로 '따뜻한 과학마을이야기' 7회차 행사를 대덕테크비즈센터(TBC) 내 KIRD 강의실에서 개최했다. 

따뜻한 주제를 가지고 온 김철환 이사장과 따뜻한 과학마을이야기가 만났기 때문일까? 그 어느때보다도 따뜻함이 넘치는 강연이 진행됐다.

'따뜻한 과학마을이야기' 7회차 행사 참가자들의 모습 <사진=이원희 기자>
'따뜻한 과학마을이야기' 7회차 행사 참가자들의 모습 <사진=이원희 기자>
◆ 김철환 이사장 "기업가정신? 누가 하는가에 따라서 달라진다"

"당신은 어떠한 돌연변이입니까?"

김 이사장이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모습으로 '돌연변이'를 언급했다. 돈을 벌려는 생각을 가진 기업들 사이에서 남들과 같은 생각과 모습만으로는 안된다는 뜻이다. 즉 돌연변이는 새로운 진화로써 기업이 만들어지는 원동력이며 자금 소스라는 것.

이어 그가 언급한 것은 '기업가정신'. 김 이사장은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것을 버리는 것"이라며 "스타트업을 '스타트(Start)'와 '업(Up)'으로 구분하였을 때 도전적인 스타트의 자세와 마켓 이해를 통한 업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전략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다윗과 골리앗을 예로 들며 "다윗이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사용하는 무기에 맞는 적절한 싸움터를 선택했기 때문"이라며 창업 역시 '시점', '공간', '속도'의 전략 싸움임을 강조했다.

또 그는 팀으로서의 역할을 설명하며 "모두 같은 일을 해선 안된다. 다양한 일을 하는 다른 사람들이 모여 의견을 나누며 새로운 시너지를 내는 것이 회사"라며 "개인적으로 가끔 급한 면이 있기 때문에 차분하고 분석적인 사람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특허와 얽힌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2005년 보유하고 있던 토너 특허기술을 삼성정밀화학에 매각하며 부족했던 자금 문제를 해결했는데 삼성 레이저프린터에 쓰인 토너가 우리의 기술이었다"고 말해 참가자들을 놀라게 했다.

◆ "10년 동안 100개의 회사를 도와주자"

KITE가 가진 의미도 소개했다. 김 이사장의 설명에 의하면 KITE는 'Kium', 'Ium', 'Tium', 'Eum'으로 재능있는 인재들을 발견하여 키우고 이어주며, 이를 통해 사회에 새로운 싹을 틔우고 환원하겠다는 의미다.

그는 "이를 위한 실천으로 10년 동안 100개의 회사를 돕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면서 "KITE는 현재 40개의 회사를 도와줬는데 앞으로 남은 60개 회사를 돕겠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구글의 사례를 들며 김 이사장은 KITE가 가진 역할도 언급했다. 그는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창업한 구글은 이렇다할 수입이 없었다"며 "이후 영입한 에릭 슈밋이 검색엔진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였기 때문에 지금의 구글이 있다. 만약 그가 없었다면 지금의 구글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KITE와 인연을 맺은 회사들을 소개했다. KAIST 졸업생 3명이 창업한 '만나 CEA'는 작년 카카오의 투자로 회사 가치가 20억에서 400억으로 뛰었으며,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출신들이 창업한 '노바토'는 10대들을 겨냥한 모바일 메신저 '잼'을 개발, 2014년 판도라TV에 인수합병됐다. '연시스템즈'는 3D 영화 촬영 카메라에 줌 기능이 없었던 점에서 착안한 아이디어로 팬 포커스 와이드 매크로 렌즈 등을 개발했으며 현재는 독일의 칼스톨즈와 함께 수술용 단안식 입체 디지털 현미경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그는 이외에도 노보믹스, OBELAB, 뉴라클사이언스 등의 사례를 소개하며 "어떻게 하나도 버릴 것 없이 회사들을 잘 선정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해 참석자들을 미소짓게 했다.

김 이사장의 에너지는 참석자들에게 전해져 강연 후 질의응답으로 이어졌다.

한 참석자는 "주로 바이오나 의료 쪽에 투자가 몰려있는 것 같은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김 이사장은 "1년 사업계획서가 300개씩 들어오고 자체적인 기준에 따라 10~15개 회사에 선정한다"며 "바이오산업이 각광받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인테리어 장난감 기업, 에너지 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계획서가 들어온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회사들끼리 자체적인 비즈니스 그룹을 만들고 소통하며 가이드가 되어준다"며 "몇몇 분은 제2의 KITE를 꿈꾸고 계신다. 좋은 기술의 사업화가 이루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른 참석자는 청소년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특히 청소년에게 어떠한 교육이 필요한지에 대한 질문에 김 이사장은 "물리올림피아드 대표로 뽑힌 학생은 물리학과 관련된 분야로 가지 않는다. 경제적인 부분과 더 관련이 있는 대학교와 전공, 직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고 이 과정에서 부모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부모의 생각의 변화와 함께 독립적인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참석자의 "기술사업화의 팁이 따로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는 "좋은 기술이 잘 팔릴 것이라고 착각한다. 좋은 기술이 시작점인 것은 맞지만 기술을 구매해주는 시장의 성숙도가 중요하다"며 "기술지상주의에 빠져선 안되고 변화의 최전선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구글 딥마인드의 예를 들며 '인문학적 사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철학을 가지고 사회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출연연의 역할을 언급했다. 김 이사장은 "출연연의 기술사업화는 200여개인데 어떻게 연구단지에서 서포트를 할 것인가?"라는 말과 함께 "심각하게 성장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그는 "벤처투자자들이 돈만 보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벤처캐피탈의 역할이 중요한데 숫자가 부족하다"며 "한국의 벤처캐피탈은 2조 5000억원 규모를 가지고있다. 하지만 영국은 에너지 펀드 하나만으로도 10조원 규모다. 여기에 최근 국수주의적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창업자들의 시장을 만들어주고 이끌어주는데 더욱 힘써야 한다"고 전했다.

자신만의 벽돌을 만들며 따뜻하게 모임을 마무리한 따뜻한 과학마을이야기 <사진=이원희기자>
자신만의 벽돌을 만들며 따뜻하게 모임을 마무리한 따뜻한 과학마을이야기 <사진=이원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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