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RD, 9일 광동성과학학연구회 방문단 초청 협력 연수 개최
"양국 과학기술인 교육 협력···첫 디딤돌 밟았다"

KIRD는 지난 9일부터 7일간 광동성과학학위과기관리연구회 방문단 11명을 초청, 과학기술인력 양성 협력을 위한 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사진=KIRD 제공>
KIRD는 지난 9일부터 7일간 광동성과학학위과기관리연구회 방문단 11명을 초청, 과학기술인력 양성 협력을 위한 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사진=KIRD 제공>
"한국 과학계 현장을 돌아보니 인재양성 측면에서 윤리·안전성 교육이 우수합니다. 중국은 과학적 소양교육 측면에서 뛰어나죠. 양국이 인재양성 강점들을 협력해 과교흥국(科敎興國)으로 동반성장해야 합니다."(야오 후아롱(Yao Huarong) 광동성과학학위과기관리연구회 이사장)

"과학기술 기반 국제 교류에 인재가 없다면 사상누각입니다. 그만큼 과학기술 인재양성이 중요하죠. 인재양성 협력 교류의 첫 시작으로 양국의 과학기술 협력체계가 한층 두껍게 다져지길 기대합니다."(차이 치씨앙(Cai Qixiang) 광동성과학학위과기관리연구회 前 이사장)

한국과 중국의 과학기술계 인재양성 분야 공동협력 물꼬가 트였다.

KIRD(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원장 류용섭)는 지난 9일부터 7일간 광동성과학학위과기관리연구회(이사장 야오후아롱·이하 광동성과학학연구회) 방문단 11명을 초청, 과학기술인력 양성 협력을 위한 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지난 2014년 7월 중국 시진핑 주석이 방한해 한중 과학기술 분야 협력교류 공동성명이 이뤄진 후 양국은 과학기술 협력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며 세미나교류·파견교류·연구교류를 이어왔다. 이 가운데 인재양성교류 측면에서는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이번 중국방문단은 국내 정부출연연구기관·민간연구소·창조경제혁신센터 등의 현장을 살펴보며 과학기술 정책·윤리·교육체계를 이해하고, 양국 간 인재양성 교류·협력을 꾀하기 위한 목적으로 한국을 찾았다.

KIRD 오창 본원에서는 한국의 과학기술정책과 과학기술인력 대상 HRD체계 및 교육운영 우수사례, 연구윤리 체계, 한국정부출연연구소의 역할과 한중 협력 연구사업의 현황 등에 대한 강의가 마련됐으며, 방문단은 대덕의 연구기관들과 구미 창조경제혁신센터, 제주 국제연구센터 등도 차례로 방문했다.

한편 광동성과학학연구회는 중국과학원 산하 각 연구원을 비롯해 칭화대, 베이징대 등 50개의 회원 단체를 확보하고 있다. 과학기술 관리를 비롯해 과학 소양교육, 세미나 교류, 융합연구 플랫폼 마련 등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며 '과학기술 관리 연구' 정기 간행물도 발행하고 있다.

이번 연수는 지난해 11월 KIRD와 광동성과학학연구회가 과학기술 인력양성 협력에 관한 MOU를 체결한 이후 첫 교류다.

◆ 중국방문단 대덕 연구기관서 안전의식 감탄···"윤리·안전법 교육 협력 우선"

광동성과학학연구회 방문단이 11일 LG화학기술연구원과 한국화학연구원을 찾아 한국의 연구 환경·체계를 몸으로 체험했다.<사진=박성민 기자>
광동성과학학연구회 방문단이 11일 LG화학기술연구원과 한국화학연구원을 찾아 한국의 연구 환경·체계를 몸으로 체험했다.<사진=박성민 기자>
"한국의 연구 현장은 중국 현장보다 수십 배 안전해 보입니다. 그만큼 관리 규범화·절차·규율이 엄격하게 지켜지고 있다는 것이죠. 중국의 연구 현장은 장비·관리 등의 안전법 교육이 부족한 것은 사실입니다. 한국과 안전법·윤리 교육 협력 사례를 먼저 만들고 싶습니다."(야오후아롱 이사장)

연수 프로그램에는 한국의 과학기술 환경을 이해하기 위해 실제 연구 현장을 방문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11일 방문단은 민간연구소인 LG화학기술연구원(원장 유진녕)과 정부출연연 중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규호)을 찾아 연구실 현장 분위기를 비롯해 안전관리체계 등을 직접 체험했다.

LG화학연에서는 홍보관을 찾아 LG가 미래성장동력으로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정보전자소재, 연료전지, 석유화학 등의 분야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듣고 현장을 둘러봤다. 화학연에서는 안전관리가 잘 지켜지고 있는 연구실을 방문, 연구원들의 안전의식을 높이고 안전한 연구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체계와 현황을 공유했다.

방문단은 "연구실 안전관리가 잘 돼 있다. 연구자들의 안전인식이 남다른 것 같다"라고 감탄하며, 중국 연구 현장에 부족한 안전법·규범화 교육에 관심을 보였다.

야오후아롱 이사장은 "연구 현장에 대한 안전 교육은 어느 국가에서나 동일하다"며 "먼저 안전관리 교육 협력사례를 만들고, 이후 청년과학자 활성화 교육, 산·학·연 융합 교육, 기업 인재양성 교육 등을 순차적으로 협력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방문단은 교육 협력뿐만 아니라 과학기술 서비스에도 관심을 보였다. 차이치씨앙 前 이사장은 "최근 중국에서는 금융과 과학기술이 융합한 과학 서비스가 이슈화되고 있다"며 "과학과 금융의 융합 서비스를 이끌어갈 수 있는 행정인력 양성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 中 인재양성 이슈···"읍·면 단위 공무원, 과기 소양 모르면 '낙오'"

야오후아롱(Yao Huarong) 광동성과학학위과기관리연구회 이사장(왼쪽)과 차이치씨앙(Cai Qixiang) 前 이사장(오른쪽)이 중국의 과학기술 인재양성 이슈를 설명하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
야오후아롱(Yao Huarong) 광동성과학학위과기관리연구회 이사장(왼쪽)과 차이치씨앙(Cai Qixiang) 前 이사장(오른쪽)이 중국의 과학기술 인재양성 이슈를 설명하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

"그동안 중국이 과학기술인 양성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중앙정부 공무원을 비롯해 읍·면 단위 공무원에게도 과학기술 소양교육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도 과학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으므로 과학기술을 모르는 공무원은 조직에서 낙오될 수밖에 없습니다."(차이치씨앙 前 이사장)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과학과 교육으로 나라를 부흥시킨다는 '과교흥국' 정책을 내걸고 우수 인재 육성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차이치씨앙 前 이사장에 따르면 최근 과학기술 전문 분야가 아닌 공무원들에게도 과학 소양교육에 막대한 자금지원을 하고 있다.

그는 "중국 정부가 창신경제를 국책으로 내세우면서 과학기술 인재양성을 더욱 중요하게 여기고 있으며 이에 대한 국가적 자금 투자가 역대 최대치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차이치씨앙 前 이사장은 중국 정부의 주요 투자 프로젝트로 청년과학자 자금지원 프로젝트를 비롯해 우수과학자 자금지원 프로젝트, 해외 인재유치 프로젝트, 공동연구팀생성 프로젝트 등을 꼽았다.

그는 "각종 프로젝트에 속해있는 연구자의 자금 지원이 막대하다"며 "연구자는 물론이고 가족의 생활편의까지 고려해 의·식·주를 모두 제공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광동성과학학연구회도 과학기술 인재확보를 위해 ▲광동성 지역 이공계 대학 설립 ▲국가연구원-민간기업 기술이전 ▲이스라엘·홍콩 등 공동대학 설립 ▲해외 인재 유치 등을 추진하고 있다.

야오후아롱 이사장은 "중국 전체에 과학기술 교육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며 "양국의 과학기술 인재들이 협력할 수 있는 효율·효과적 방안을 찾아갈 수 있도록 상세 노력을 이어가자"고 제안했다.    

◆ 1992년 한중 수교에서 협력 시작···2년간 공동연구 과제 30개 수준

한국과 중국의 과학기술 협력은 지난 1992년 '한-중 과학기술협력 양해각서 체결' 이후 시작됐다. 이듬해 한국과학기술협력센터가 개소하며 장관급 과학기술공동위원회가 추진되는 등 다양한 협력체계가 구축되고 있다.

특히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의 한-중 과기 협력현황 발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25개 출연연은 중국과학원·베이징대학교·칭화대학교·중국계량기술개발공사 등과 30개 수준의 공동연구 과제를 진행했다.

그 중 환경분야(ET)와 생명공학분야(BT)가 각각 34%, 23%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나노기술(NT), 정보통신기술(IT), 융합 분야 공동연구가 그 뒤를 잇는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중국과학원 석탄화학연구소와 1996년부터 한-중 청정에너지기술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양 기관은 청정에너지기술 분야 연구성과 정보와 경험을 공유하며 협력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중국 수리수전과학연구원과 2004년부터 ‘한-중 건설기술 공동세미나’를 추진하며 건설기술 분야 연구성과 정보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아울러 2010년부터 중국 공로과학연구원과 진행하는 ‘건설기술교류회’에서는 도로·교량·지능형 교통시스템 분야에서 전문가들이 첨단기술 교류와 공동연구과제 수행 등 실질적 협력을 도모하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는 중국계량과학연구원과 2008년부터 ‘한-중 국가측정표준기관장회의’를 추진하고 있다. 주요 연구 활동 현황과 글로벌 측정표준 이슈 관련 정보를 공유하며 측정표준 협력을 꾀하고 있다.

한의학연구원에서는 중국중의과학원과 2012년부터 '한-중 전통의학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있다. 침·한약·표준화 정보·진단 분야 전문가들이 최신 연구 동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이번 KIRD와 중국 광동성과학학연구회의 교류는 연구기관이 아닌 과학기술계 인재양성 관련 기관 간의 협력으로서 의의가 있다. 

류용섭 원장은 "양 기관의 강점을 살려 공유하고 과학기술 인력양성에 대한 시너지를 높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협력으로 인력양성에 대한 교류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역설했다.

야오후아롱 이사장 역시 "양국이 과학기술 인재양성 협력 측면에서 첫 디딤돌을 밟았다"며 "양국이 우호적 상태를 유지하면서 지속적이고 깊이 있는 협력을 꾀하자"고 피력했다.

중국방문단이 오창 본원에서 마련된 강의 종료 후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
중국방문단이 오창 본원에서 마련된 강의 종료 후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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