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재 박사 "같은 실수 반복하지 않는다"···연구자 "학자로서 윤리의식 갖고 행동해야"

송유근 군의 논문 표절을 제기한 인터넷 커뮤니티.<사진=디시인사이드 게시물 캡처>
송유근 군의 논문 표절을 제기한 인터넷 커뮤니티.<사진=디시인사이드 게시물 캡처>
UST(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박사과정 송유군 군의 논문 표절 논란이 또다시 불거지자 과학계에서는 '마녀사냥식' 음해에 대한 우려를 표하면서도 표절에 대한 경각심은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일고 있다. 

이번에 논란이 된 송 군의 논문은 학술지에 정식으로 투고된 것은 아니다. 논문을 학술지에 내기 전에 '아카이브'에 올렸고, 이를 네티즌이 발견하면서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우주 초기의 중력파에 방향에 따라 세기가 달라진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설명한 송 군의 논문이 조용승 이화여대 명예교수의 논문과 유사성이 많다는 것. 

송 군의 지도교수인 박석재 박사는 이번 논란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본지와 통화에서 박 박사는 "마녀사냥이 도를 넘어섰다. 어떤 언론은 유근이가 스승의 논문을 훔쳤다고 기사화했다.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마음이 답답하다"며 "지난번에 이어 이번까지 유근이가 받은 타격이 상당하다. 옆에서 지켜보기가 어려울 정도로 안쓰럽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사람들은 부정적 생각만 갖는다. (유근이의) 장래가 어떻게 되든 상관하지 않는다. 절반은 잘 못되길 바라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박 박사는 슈퍼영재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아무도 슈퍼영재 교육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일본이 노벨상 16개를 받는 동안 우리는 단 하나도 받지 못했다. 유근이와 같은 똑똑한 소수의 청소년들은 따로 육성해야 한다"며 "슈퍼영재는 우리나라의 보장자산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만의 '영재대학' 설립이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서 개인 블로그에 '참담한 마음으로 글을 올린다'는 제목의 해명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논문도 아니고 정보공유를 위해 아이디어를 올리는 아카이브에 올린 글을 또 표절이라고 주장한다. 이미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 같은 실수를 다시 반복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논문을 낼 때마다 이러면 유근이가 어떻게 공부를 하겠냐"며 "유근이는 내년 2월 졸업을 목표로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 블랙홀 분야 말고 우주론 및 중력파 분야에서도 새로운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송유근 군의 지도교수인 박석재 박사가 표절 검색 결과라며 개인 블로그에 올린 글.<사진=박석재 박사 블로그 캡처>
송유근 군의 지도교수인 박석재 박사가 표절 검색 결과라며 개인 블로그에 올린 글.<사진=박석재 박사 블로그 캡처>
과학계에서는 안타까움과 함께 우려도 표하고 있다. 한 연구자는 "아카이브는 '이런 논문이 나올 것'이라는 학자로서 선점의 의미가 있다. 유사한 논문이 있는지 찾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정식으로 논문을 올리는 곳은 아니라는 말이다. 표절로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조건 몰아세우는 것은 옳지 않다. 연구자의 연구 의지마저 꺾는 일이 될까봐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연구자도 "지난번 논문 표절로 충분한 대가를 치렀다고 생각한다. 유명세가 아니였다면 그렇게까지 회자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어른들의 조급함이 만들어 낸 참사가 아닐까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표절에 대한 경각심은 키워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과학계 한 관계자는 "표절은 절대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그 정도 나이면 옳고 그른 것을 파악할 수 있는 나이다. 올바른 학자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본인 스스로가 논문 작성에 필요한 부분들을 파악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다른 관계자는 "만약 이번 논란이 정말로 표절로 밝혀진다면 지난번 사건으로부터 교훈을 잘 못 얻은 것이 아닐까 한다. 학자로서 갖춰야 할 윤리의식의 중요성을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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