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 29일 충남대서 '제 3회 기초연구발전 지역순회 토론회' 개최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달 29일 충남대 정심화홀에서 '대한민국 기초연구발전 지역순회 토론회를 개최했다.<사진=백승민 기자>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달 29일 충남대 정심화홀에서 '대한민국 기초연구발전 지역순회 토론회를 개최했다.<사진=백승민 기자>
"기초연구는 목적지향연구와 전략응용연구의 순수한 원천으로서 미래를 이끌어갈 수많은 후속 기술들이 창출되는 파괴적 혁신연구의 기반이 돼야 한다."(권동수 KASIT 교수)

대한민국의 기초연구가 지향해야 할 장기비전에 대해 연구현장의 깊은 고민을 들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는 29일 충남대 정심화홀에서 '제3회 대한민국 기초연구발전 지역순회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지역순회 토론회는 과학기술계 전문가와 대학 관계자 등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특히 산·학·연 각 분야 전문가들이 패널로 참석, 토론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기초연구에 대한 새로운 비전의 필요성과 변화방향에 대한 현장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 과도한 과제수···"연구자 1인당 과제수는 평균 6건 내외"

토론회에서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대한민국 기초연구 50년, 무엇이었나'라는 주제로 우리나라 기초 R&D가 나가야할 방향에 대해 발제했다.

주원 실장은 우리나라의 R&D 현장의 문제점에 대해 거론했다. 그는 "상위 7개 출연연의 연구자 1인당 과제수는 평균 6건으로 매우 과도한 편이다. 그 중 R&D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소규모 과제가 상당부분을 차지한다"며 "이는 공공 R&D관리의 문제로 기획조정단계에서 충분한 타당성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과학연구 수준은 세계 19위로 열위에 있다. 이는 자원배분의 경제적 인프라, 인식·제도적 사회 인프라, 기술경쟁력의 약화 등이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원 실장은 "기초 R&D에 대한 우호적 시각 감소되는 위기를 인식해야 한다. 한국사회에서 R&D 투자규모 확장은 이미 한계를 맞이했다"며 "국민들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서 사회내 비합리적 관행에 대해 비판적 시각이 강화돼 과학기술계 스스로의 자정능력이 요구된다"라고 지적했다.

주원 실장에 따르면 정부지원의 R&D 투자 비중 감소에 적응해야 하며 연구분야와 연구자의 축소가 불가피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사회내 기초 R&D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연구과정에서 연구자들 스스로가 보다 엄격하고 높은 수준의 윤리기준 적용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기초 R&D가 나가야 할 방향으로 양보다는 질적인 성과에 주력해 사회발전에 유용한 연구주제를 설정해야 한다. 따라가는 연구보다 기술과 시장을 선도하는 연구주제의 발굴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초 R&D사업의 질적수준 제고를 위해 대상과제의 주제 선정단계에 역량를 집중해야한다는게 그의 의견이다. 

주원 실장은 한국속의 기초 R&D가 나가야할 길로 연구자들의 도전정신과 의지에 대해 당부했다. 그는 "한국경제는 유례없는 위기국면에 진입했다. 한국사회의 기대에 부응하고 사회속의 과학기술이 돼야한다"며 "학제간, 산학간, 공공·민간 간 갈등과 배타성을 극복하고 상호이해와 협력을 바탕으로 융합적 활동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시켜야한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서 주제발표에 따른 패널토론이 이어져 대한민구의 기초연구분야의 현황과 미래50년을 위한 발전방안 등을 모색했다.<사진=백승민 기자>
이날 토론회에서 주제발표에 따른 패널토론이 이어져 대한민구의 기초연구분야의 현황과 미래50년을 위한 발전방안 등을 모색했다.<사진=백승민 기자>
◆  "기초 R&D를 통한 '연구체인' 형성해야"

주제 발표에 이어진 패널토론에는 박선희 ETRI 박사를 좌장으로 권동수 KAIST 교수, 김성수 한국화학연구원 박사, 민경찬 연세대 교수, 박한오 바이오니아 대표, 성을현 충남대 교수가 참여했다.

민경찬 교수는 "기초 R&D의 의미에 충실해야 하며 이를 기반에 둔 성과의 개념과 지원·평가 시스템, 연구자와 정부의 역할이 재정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 교수에 따르면 기초 R&D기능은 국가 경쟁력의 원천인 과학적 기초를 제고하는 기초지식 창출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기술과 산업을 창출하는 두가지 기능으로 나뉜다. 기초 R&D는 곧 국가 경제발전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기초 R&D는 단기의 성과창출과 효율을 따지기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R&D 방향, 연구 성과의 가치, 연구영향력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즉 행정보다 연구의 내용적인 측면과 연구현장의 목소리를 중시해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민 교수는 기초 R&D분야의 변화를 강조하며 정부와 사회의 변화로 평가 혁신, 국가차원의 비전과 정책의 통합 컨트롤타워 기능 확보, 정부와 연구자간의 동반자적 수평적 협력관계, 장기간·과제별 지원방식의 대전환 등을 제시했다.

이어 권동수 교수는 대학연구의 관점에서 기초연구의 정의과 대학 연구현장에 대해 정의했다. 권 교수는 "기초연구란 자연현상에 대한 새로운 이론과 지식을 정립하는 기초적인 연구활동이다"라며 "기초연구는 수많은 후속 기술들이 창출될 수 있는 파괴적 혁신연구의 기반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권 교수에 따르면 현재 대학의 연구현장은 논문이나 특허위주로 사람보다는 객관적인 자료평가의 관행과 파괴적 혁신연구보다는 진화적 연구 위주에 치중돼 있다. 이에 따라 합동·융합연구의 활성화와 개발분야의 집중투자보다는 기초·응용·개발 전 단계에 균형있는 분산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권 교수는 정부의 기초연구에 대한 효과적 지원 방안에 대해 제안했다. 그는 "각 전공분야의 유효 최소인력을 고려한 투자와 유사분야나 관련분야의 공동연구가 필요하다"며 "사람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장기적인 투자와 기초연구자와 응용·개발 연구자간의 교류 활성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박한오 대표는 기업 연구현장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기초연구의 목적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박 대표는 기초연구를 특정한 응용을 염두에 두지 않고 근본에 관한 지식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기초연구의 개념은 물리, 화학, 수학의 형이상학적인 개념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인류의 과학적·기술적 한계를 극복해 인류의 발전에 기여하고자하는 혁신적인 연구다"라고 정의했다.

박 대표는 '인간게놈프로젝트'의 예시를 통해 범부처가 한 과제에 대한 많은 목표 설립보다는 이루고자하는 핵심적인 목표 설립과 현실적인 연구의 방향성에 대해 당부했다.

그는 "과학기술을 통한 인류 발전이란 과학자의 꿈을 이루며 연구성과를 만들어 낼 때, 기초연구자들에게 연구비를 지불한 모든 국민들께 보답을 해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 대표에 따르면 우리가 알고 있는 기초연구에 대한 정의는 이제 제3자에 의한 정의가 아닌 연구자에 의한 정의로 바뀌어야 한다. 기초연구자들의 연구시작은 현재의 과학기술의 한계와 해결목적을 처음부터 가지고 시작했고 그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인류의 발전에 기여한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그는 "기초연구의 정의부터 근본적인 성찰없이는 기초연구의 사회적·경제적 기여를 막연히 기대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도 않고 국민의 지지도 더 이상 받을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3회째를 맞는 이번 토론회는 과학기술 50주년을 맞아 기초연구에서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기 위해 지난 3월 25일부터 전국 4개 대학에서 총 4회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제4회 토론회는 '미래 50년을 향한 기초연구발전 비전과 목표'라는 주제로 오는 20일 이화여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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