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향계]수도권 창업기업 대덕행 러시
대덕 우수한 기술창업 환경 선호…"기술연계 네트워크 탄탄"

사례 #1. 한양대 기술지주회사의 출자를 받아 법인을 설립한 아스크스토리에이치씨(대표 정진우)는 서울에서 창업했다가 작년 대덕특구로 본사를 옯겼다. 빅데이터나 데이터마이닝 등 기업의 연구 환경면에서 대덕이 서울보다 낫다는 판단에서다.

사례 #2. 서강대 기술지주회사 출자기업인 제이앤앨(대표 정재윤) 역시 서울에서 창업할 수 있었지만, 대덕 창업을 결정했다. 지난해 KAIST 기업육성 사업공고에 지원해 기술심사를 거쳐 KAIST 문지캠퍼스에 법인을 설립했다. 

돈도 인맥도 없는 스타트업 창업기업이 글로벌 기술시장 무대에서 히트를 칠 수 있을까. 방법은 있다. 잘 조성된 기술창업 지원 환경을 활용하는 것이다. 창업의 꿈을 펼치기 위해 대덕으로 모여드는 스타트업 기업들의 움직임이 눈에 띄고 있다. 

무조건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창업하려는 기존 패턴에서 벗어나 기술환경과 창업지원 네트워크가 뛰어난 대덕에서 창업터전을 일군 기업들이 하나둘씩 늘고 있는 양상이다. 

8일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KAIST 창업보육센터 등에 따르면 전국의 예비 창업자들이 대덕에서 창업을 시작하는 비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작년에 이어 최근 1~2년 신생기업 제이앤앨을 비롯해 아스크스토리에이치씨, 유진바이오텍(대표 강용수), 에스지오(대표 이문규), 주만지(대표 성정학), 플러터(대표 이소명), 홀짝(대표 이선용) 등 10여개 기업들이 대덕에 둥지를 틀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개척해 나가고 있다. 

◆ 왜 대덕인가?…연구기반 스타트업 "연구현장 기술연계 네트워크 적극 활용"

"대덕에서 창업해 연구분야의 기반을 닦고 업계에 진출한 지인들이 많다. 서울이 사업할 기회가 많은 곳이라 생각했지만, 대전에 내려와보니 각종 기업지원 혜택과 무엇보다 기술연계 네트워크가 탄탄하게 형성됐다."(정진우 아스크스토리에이치씨 대표)

"창업자는 여러 자원들을 동원하고 이를 유기적이고 효율적으로 결합해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대덕특구는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이 산·학·연 기술 연계와 사업화의 전주기 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해 이를 적극 활용할 수 있다."(성정학 주만지 대표)

다수의 스타트업 기업들이 대덕에서 창업한 이유에 대해 탄탄한 기술 네트워크를 꼽았다. 연구개발 자원이 우수한 대덕의 인프라 덕을 봤다는 거다.

온라인 인력매칭 플랫폼을 개발한 정진우 대표는 대덕의 기술성장 네트워크가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정 대표는 엑셀러레이터와의 컨설팅 등의 혜택을 통해 자금 부담을 덜고 연구개발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KAIST와 특구진흥재단 등의 창업지원 인프라도 스타트업에게 매력적인 요소중 하나다.
KAIST는 교육 인프라를 활용해 기업을 밀착 지원하고 있다. 특히 VC(벤처캐피탈)를 중심으로 멘토를 뽑아 스타트업의 주주구성부터 조직인프라를 구성하는 멘토링 지원과 창업 교육, IR행사·교류회 등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정재윤 제이앤엘 대표는 서강대 기술지주로부터 출자를 받고 KAIST 기업육성 사업 공고에 지원해 지난해 5월 KAIST 문지캠퍼스내에 법인을 설립했다.<사진=백승민 기자>
정재윤 제이앤엘 대표는 서강대 기술지주로부터 출자를 받고 KAIST 기업육성 사업 공고에 지원해 지난해 5월 KAIST 문지캠퍼스내에 법인을 설립했다.<사진=백승민 기자>
정재윤 제이엔엘 대표는 "KAIST에서 창업자와 엑셀러레이터들이 모여 정보를 교류하고 재무와 법무 등에 상담을 받을 수 있어 유익하다"며 "특히 출연연의 현장연구자들이 교육에 참여해 기술협력의 일환으로 지난해 표준연과 함께 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현장의 목소리와 기술접목에 있어 대덕은 스타트업에게 최적"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외국어 교육플랫폼을 개발한 주만지 성정학 대표는 "창업경쟁이 매우 치열한 타 지역과는 달리 대덕에는 단계적인 창업지원 시스템과 KAIST의 교육 지원 네트워크, 디바이스 첨단 기술이 집약돼 있다"며 "이를 활용한 모바일 분야 마케팅 집중과 글로벌 네트워크 확보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큰 발판이 된다"고 설명했다.

모바일 쇼핑 플랫폼 스타트업 홀짝의 이선용 대표는 "현대의 바쁜 여성에게 각자의 스타일을 고려해 누군가 나만의 스타일을 찾아준다면 편리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글로벌 플랫폼 창업을 시작하게 됐다"며 "특구재단의 글로벌 진출 프로그램을 통해 단 기간 내에 서비스 출시 준비를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준석 대덕특구재단 본부장은 "창업기업들의 대덕이전 움직임이 고개를 들자 덩달아 클라우드 펀딩기업 관계자들과 VC(벤처캐피탈)들의 대덕특구 방문도 잦아지고 있다"며 "대덕에서의 창업생태계는 지역을 떠나 국가경제 발전을 위한 성공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정학 주만지 대표(오른쪽)는 지난해 12월 모바일 외국어 교육 서비스를 출시하고 그 사업성을 인정받아 투자유치에 성공했다.<사진=주만지 제공>
성정학 주만지 대표(오른쪽)는 지난해 12월 모바일 외국어 교육 서비스를 출시하고 그 사업성을 인정받아 투자유치에 성공했다.<사진=주만지 제공>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