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연구기관 공동 설립 ‘과학나래 어린이집’ 개원식 개최
학부모들 "저녁까지 마음 놓고 아이 맡길 수 있어"

4개 연구기관이 공동으로 활용하는 '과학나래 어린이집(원장 박은령)'이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원장 이광식) 부지 내에 19일 개원했다. 정부출연연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방식의 어린이집은 이번이 처음이다.

개원식은 이광식 기초지원연 원장, 이혜정 한국한의학연구원 원장, 김기만 국가핵융합연구소 소장, 염영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부원장과 김온기 푸르니 보육재단 대표, 학부모 등이 참석한 가운데 테이프커팅식 후 어린이집 내부를 둘러보는 것으로 진행됐다.

'과학나래 어린이집'은 4개 연구기관 구성원의 육아부담을 덜어주고 여성 과학자의 일과 가정 양립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됐다. 어린이집의 설립을 위해 2014년부터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작년 8월에는 4개 연구기관 공동으로 '공동 직장 어린이집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 어린이집은 연면적 약 913 ㎡에 지하 1층, 지상 1층 규모다.

어린이집은 만 1세반부터 만 5세반까지 최대 90명 정원을 수용할 수 있으며 현재까지 총 45명의 원아가 등록됐다. 어린이집은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를 기본 보육시간으로 하며 저녁 9시까지 연장 보육이 가능하다. 위탁 및 운영은 푸르니보육지원재단이 맡았다.

과학나래 어린이집 전경 <사진=KBSI 제공>
과학나래 어린이집 전경 <사진=KBSI 제공>
개원식에는 참여한 학부모들은 '저녁까지 아이들을 마음 놓고 맡길 수 있다는 것'을 어린이집의 장점으로 꼽았다.

생명연에 재직중인 한 만3세반 어린이의 아버지는 "아이가 다른 어린이집에 다닐 때는 퇴근 후 데리러 갈 때까지 혼자 남아 있곤 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아서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기초지원연에 재직중인 한은희 박사는 3살과 4살 두 명의 자녀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다. 한 박사는 "선생님과 상담을 해보니 일반 어린이집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높은 만족감을 표시했다. 한 박사의 아이들은 어린이집에 쉽게 적응해 주말에도 어린이집에 오고 싶다고 말할 정도다. 책과 놀이 도구가 많고 넓어서 마음껏 뛸 수 있다는 것이 아이들이 어린이집을 좋아하는 이유다.

생명연 재직중인 아버지와 딸(위), KBSI 한은희 박사와 두 자녀(아래) <사진=한효정 기자>
생명연 재직중인 아버지와 딸(위), KBSI 한은희 박사와 두 자녀(아래) <사진=한효정 기자>
한 박사는 현재 출·퇴근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가변출퇴근제를 적용중이다. 그는 "아침·저녁으로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이동시키는 것을 남편과 분담할 때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아 훨씬 편하다"고 말했다.

한 박사가 꼽은 최고의 장점은 KAIST가 한 눈에 보이는 어린이집의 전망이다. 그에 따르면 아이들은 매일 마당에서 모래놀이를 하고 주기적으로 KAIST에 산책을 간다.

영어 원어민 수업도 별도로 마련됐다. 기관보조금과 정부보조금을 받아 보육비 부담이 적은 것과 도시락이 필요 없다는 점도 학부모의 만족도를 높여준다. 한 박사는 "아이들이 저녁까지 어린이집에서 먹고 오는 것이 생활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어린이집 내에는 CCTV가 곳곳에 설치됐다. CCTV는 어플리케이션과 연동돼 학부모들은 언제든 아이들을 지켜볼 수 있다. 어플리케이션은 알림장을 대신하기도 한다.

어린이집 내부 모습. <사진=한효정 기자>
어린이집 내부 모습. <사진=한효정 기자>
개원식에 참여한 기초지원연의 한 관계자는 "아이들 목소리가 삭막하기만 하던 연구원을 얼마나 활기차게 만드는지 모른다"며 "퇴근 무렵 부모님 손잡고 '집에 가요~'라며 재잘거리는 아이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하루의 피로가 날아간다"고 어린이집이 생긴 것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어린이집을 둘러본 후 4개 기관 원장 및 부원장은 케익 커팅식을 가졌다. 이혜정 원장은 "과거에는 과학자들을 위한 어린이집이 없었다"며 "이런 기틀을 마련하고 추진한 정광화 전 KBSI 원장님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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