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과기관련 공약 제시

4.13 국회의원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출사표를 던진 후보자와 각 정당이 막바지 선거 일정에 힘을 쏟으며 유권자의 표심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는 우리나라 과학기술 출범 50년을 비롯해 최근 핫이슈로 부각됐던 인공지능 알파고 이슈 등으로 어느때보다 과학기술계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다. 이에 따라 각 정당도 과학기술 관련 공약을 구체화하고 과학기술현장에서 활약했던 인물을 비례대표 우선순위에 배치하며 과학기술을 당 정책의 중심에 놓는 모양새다.

연구현장에서는 4.13 총선으로 과연 어느 정당이 과학기술계에 실질적 도움과 활성화를 가져올지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

가장 주목되는 움직임은 30년 이상 정부출연기관 연구현장에서 연구하며 다양한 활동을 펼쳤던 신용현 전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원장과 우리나라 기초과학연구를 진두지휘했던 오세정 서울대 교수를 비례대표 우선순위에 배치한 국민의당의 행보다.

비례대표의 우선순위는 정당의 방향성과 정책기조의 가늠자로 볼 수 있다. 국민의당이 비례대표 1번과 2번에 과학기술계에서도 신망이 두터운 인물을 전진배치한 것은 앞으로 당의 방향성을 과학기술 중심으로 가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해석된다.

국민의당 과학기술 공약의 핵심은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미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겠다는 것이다. 한국형 노키아 지원 정책을 통해 우수한 기술과 인력이 사장되지 않도록 지원하며 중소기업과 창업기업이 기술개발 비용을 절감하고 개발한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또 한계에 봉착한 ICT와 새로운 먹을거리 과학분야로 급부상하고 있는 생명과학, 에너지, 신소재산업 등을 미래 신성장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과거 한국경제가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성장했듯이 미래 돌파구도 과학기술에 있다는 생각에 과학기술인을 비례대표 우선 순위에 둔 것"이라면서 "두분은 과학기술분야에서 많은 경험과 높은 비전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국회에서 과기분야 정책과 제도 개선에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당 차원에서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과학기술분야의 당장 성과가 아니라 기초과학분야의 제도 개선 등 기초부터 탄탄하게 다지고 장기계획을 세워 우리나라가 과학기술로 새롭게 도약하며 새로운 먹을거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면서 "이를 위해 과학기술인들이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연구 환경을 마련하고 지속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강조했다.

신용현 국민의당 비례대표 후보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과학계 정책, 연구현장 활성화와 연구자 사기진작 등 연구자를 위해 총대를 메겠다"고 각오를 밝힌바 있다. 오세정 후보 역시 인공지능 알파고의 사례를 들며 "연구개발 패러다임 전환과 연구환경 개선을 위해 과학기술정책 분야에서 현장의 목소리가 전달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피력했다.

새누리당은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인 송희경 KT 전무를 비례대표 후보 명단 1번에 이름을 올렸다. 또 현재 박근혜 정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과학기술분야 지원정책을 포함해 공약을 내세웠다.

새누리당의 과학기술 공약은 달탐사 자립기반 구축, 바이오와 나노 등 미래 유망 연구개발 분야에 집중 투자, 지능화·고도화된 사이버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정보공유분석센터(ISAC) 지원강화, 태양·수소·탄소·물·지능경제 등 5대 고부가가치 분야에 투자하겠다는 전략이다.

송 후보는 소프트웨어(SW) 사회 구축과 ICT 기반 산업을 미래형 구조로 재편하기 위한 예측과 장기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투자, 실행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수학자인 박경미 홍익대 수학과 교수를 비례대표 후보 1번에 발탁하며 이공계 중심의 과기정책을 제시했다.

우선 '과학기술부' 독립설치와 운영, 과학기술 부총리제 회복 등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즉 참여정부 시기의 정부 연구개발 시스템과 유사한 정책기조로 가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국가 연구개발(R&D) 심의평가 기구인 국가과학기술심의회의 국가연구개발사업 예산배분 조정권을 보장하겠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또 친환경 자동차산업 육성,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100세 시대를 준비하는 라이프케어 산업 육성, 고부가가치 핵심 신소재, 생명과학, 해양생물 메디컬푸드 등 7대 미래형 신산업에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내용도 공약으로 제시했다.

과학기술인의 처우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안도 담았다. 1997년 IMF시기 줄어든 연구원의 정년을 65세로 환원하고 과학계 젊은 연구자의 안정된 고용을 위해 2020년까지 40세 미만 대학교수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외에도 문미옥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기획정책실장(6번), 박기영 전 청와대비서실 정보과학기술 보좌관(23번) 등의 이공계 인사를 비례대표 후보로 선정했다.

정의당은 비례대표 우선순위 후보에 과기인을 포함하지 않았다. 정의당의 과기 정책 핵심은  ICT 생태계를 위한 오픈소스 프로젝트 지원 강화다.

우리나라는 10년 전부터 오픈소스 SW 산업 육성을 위해 해마다 지원책을 마련해 왔으나 국내 오픈소스 SW 시장은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다는 것이 정의당의 진단이다.

정의당은 국내 중소기업, 개인 개발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오픈소스 프로젝트 지원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과학계 원로는 "매번 선거때마다 과기계 관련 공약들이 쏟아졌다. 이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는 현장을 아는 사람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과기계의 실질적인 변화를 위해 국회에서 활동하는 과기인을 위해 힘을 모아주고 더 많은 과기인이 정계에 진출할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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