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자연의 비밀을 예술로 풀어내다
저자:줄리아 로스먼, 역은이:이경아, 감수:이정모, 출판:더숲

저자:줄리아 로스먼, 역은이:이경아, 감수:이정모, 출판:더숲 . <사진=yes24 제공>
저자:줄리아 로스먼, 역은이:이경아, 감수:이정모, 출판:더숲 . <사진=yes24 제공>
과학과 역사, 도시를 넘나들며 감각적이고 따뜻한 작품세계로 영미권 독자들을 매료시킨 뉴욕 출신의 인기 아티스트, 줄리아 로스먼의 '자연해부도감'이 출간되었다. 일상에 활기를 불어넣는 섬세하면서도 생동감 있는 그녀의 그림은 그동안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와 같은 미국 주요언론과 출판계, 그리고 수많은 독자들을 단숨에 사로잡아왔다. 특히 이번에 출간되는 '자연해부도감'은 특유의 활기와 섬세함으로 자연의 경이로움을 담아내 영미권 독자들은 물론, 그녀의 작품을 좋아하고 기다려온 국내 독자들의 기대를 모아왔다.

도감은 흔히 사진이나 세밀화를 통해 있는 그대로의 모습만을 나열식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줄리아 로스먼의 '자연해부도감'은 보는 이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풍부한 색감의 일러스트와 그린이의 따뜻한 시선이 묻어난 글로 도감은 단순하고 아이들을 위한 책이라는 기존의 인식을 새롭게 바꾸어놓는다. 그 결과 이 책은 2015년에 미국에서 출간되자마자 '놀랍고도 아름다운 과학책'이라는 찬사와 함께 청소년과 성인 독자 모두에게 사랑을 받으며 아마존 자연과학 분야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이 책은 산책길에서 마주친 나무와 곤충에 대한 저자의 작은 호기심에서 시작되었다. 매일 같은 도시를 걷고 비슷한 하루를 보내는 우리에게 하루하루 조금씩 다른 얼굴의 자연을 보여주며 우리가 사는 도시 바깥에도 온전한 세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사계절을 담은 듯 책의 전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생동감 넘치는 그림은, 도시의 공원에서 만난 작은 호기심에서부터 거대한 지구, 우주의 별자리에 이르기까지 자연에 대해 궁금했던 것들을 그 어떤 과학책보다 흥미진진하게 담아내고 있다.

도시를 산책하는 탐험가들을 위한 자연안내서
신비로운 동물과 곤충의 세계, 나무의 나이를 짐작하는 방법,
썩어가는 나무에 깃든 경이로운 생명, 작은 새가 말해주는 것들…

뉴욕에서 태어나고 자란 저자는 하루 일과 중 집 근처 공원에서 개를 데리고 산책하거나 달리기를 하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었다. 뉴욕 도심부의 고층건물 가득한 브루클린에서 생활하는 저자의 모습은 출퇴근길이나 주말 나들이에서 잠시나마 자연으로 마음에 위로를 받는 우리의 모습과도 겹쳐 있다. '잎이 예쁘게 생긴 저 나무의 이름은 뭘까? 작년에 봤던 그 꽃은 언제 피는 거지?' 저자는 산책길에 그렇게 스쳐지나가기만 했던 풍경을 하나둘씩 자세히 들여다보고, 책을 찾아보고, 때로는 공원에서 만난 풀을 모두 뜯어먹어 보기도 하며 자기만의 방식으로 자연을 탐구하기 시작했고, 하나씩 알게 된 자연의 경이로움을 그림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이 책에서 자연을 이야기하는 방식은 무척 흥미롭다. 이름이나 정보를 단순히 나열한 것이 아니라 저자의 궁금증과 그것을 알아나가는 방식을 따라가고 있는데, '새의 부리는 왜 모두 똑같이 생기지 않았을까? 둥지를 보면 어떤 새가 살고 있는지 알 수 있을까?' 등의 어린아이 같은 호기심을 가지고 하나의 생명체를 마치 이야기처럼 풀어내고 있다.

새의 부리 모양에는 저마다 이유가 있으며, 깃털의 색깔, 둥지의 형태, 크기도 무늬도 제각각인 새알들의 모양 등 재미있는 분류를 하며 새를 탐구하는 것은 결코 인터넷이 주는 획일적인 정보로는 얻을 수 없는 부분이다. 같은 종류의 새소리에도 지역마다 사투리가 있다든지, 개미가 죽은 동료의 사체를 다루는 법이 인간과 유사하다는 사실 등 그동안 몰랐던 흥미로운 사실들을 하나씩 알아가다보면, 멀리 나가지 않아도 도시 속 자연 구석구석을 탐방하는 탐험가가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자연을 '해부'하면 낯선 아름다움이 보인다
자연을 흥미롭게 들여다보는 것 이상의 의미 있는 탐구

이 책의 또 다른 특별한 점은 단순히 겉을 보여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해부해서 보여준다는 사실이다. 나무의 단면, 새나 곤충, 식물의 부위 하나하나를 분류하고 쪼개서 보여주고 설명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생명 사이의 연관관계가 더욱 뚜렷해지고 나아가 우리 모두가 함께 지구의 일부분을 이루고 있다는 거대한 연결고리로 이어져 있음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이 책의 감수를 맡은 서대문자연사박물관의 이정모 관장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 책은 단순한 도감이 아니라 '해부'도감이다. 자연을 '해부'하면서 서로 다른 생명들이 같은 부속으로 이루어진 친척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우리 인간이 살기 위해서는 다른 생명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함께 살아가야 하는지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깨닫기를 바란다."

이 책을 읽다보면 이것은 결코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며 특별한 계기가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저자 줄리아 로스먼의 말처럼 자연은 의외로 우리 가까이에 있고 그것이 뒷동산이든 비상계단 위에 놓여둔 화분이든 중요하지 않은 것이다. 이 책이 보여준 자연에 대한 활기 넘치는 탐색은 우리 주변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해줄 것이다.

<글 출처 : Yes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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