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던 이산화탄소를 수소화붕소나트륨 활용해 탄소로 전환…전지전극소재로 활용
기존 기술 대비 10배 효율 향상…中企 기술 이전 통해 상용화 발판 마련

"지구온난화 주범인 온실가스를 탄소로 전환하고, 고부가가치 전지전극소재로 활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기술이전을 통해 상용화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이재우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탄소는 석유, 천연가스, 바이오매스 등으로부터 얻을 수 있다. 이중에서도 양이 풍부하고 값싼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탄소로 전환하기 위한 촉매·비촉매 반응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산화탄소를 탄소물질로 전환하는 기술로는 다이아몬드, 탄소나노튜브, 그래핀 옥사이드를 합성한 사례가 있다. 기존의 기술들은 고온·고압이라는 한정된 조건에서만 반응하기 때문에 상용화를 추진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이재우 KAIST 교수팀이 저에너지 조건에서도 이산화탄소를 연료전지전극소재로 전환하는 탄소물질 제조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 이산화탄소를 전극소재로 활용…기존 대비 효율 10배 향상

연구 배경과 필요성,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재우 교수. <사진=강민구 기자>
연구 배경과 필요성,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재우 교수. <사진=강민구 기자>

지난 2012년 KAIST에 부임한 이재우 교수는 수소저장연구를 수행해 왔다. 이산화탄소 전처리 과정에서 수소가 나왔고, 이 상황에서 압력을 높였더니 탄소가 만들어졌고 상황은 반전됐다.

이 교수는 KCRC의 지원 사업을 통해 탄소환원물질 개발에 착수했고, 약 3년간의 연구를 통해 특허 6건, 논문 10건의 성과에 이어 중소기업에 기술이전 계약까지 성공적으로 체결했다.  
이 교수는 정유회사에 근무하면서 중질유분해시설(RFCC) 등의 화학 공정 시운전을 지켜보면서 화학 프로세스 실무경험을 쌓았다. 이후, 미국에서 공정설계로 박사학위를 받으면서 실험에서의 효율적 반응을 도출하는데 바탕이 됐다.  

그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아찔한 실험실 사고를 겪을 뻔 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수소화붕소나트륨(NABH4), 마그네슘 등 총 5~6개의 물질을 탄소 환원 물질로서 검증 작업을 수행해 왔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한 물질 당 합성하고 성능 검증을 하는데 한 달 이상씩의 기간이 소요됐다.

특히, 학생이 수소화붕소나트륨과 금속전구체 관련 촉매실험을 수행하다 종이 위에 조금 떨어진 물질에 불이 붙어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즉각적인 화재진압으로 서랍 일부만 타고 큰 피해는 없었지만 하마터면 대형사고까지 이어질 뻔했다.

실험했던 환원 물질 중 마그네슘의 정형화는 성공했지만 효율이 좋지 못했다. 그러던 중 수소화붕소나트륨을 시험하면서 좋은 결과를 얻게 됐다. 

이 물질을 활용해 탄소를 만든 것은 세계 최초다. 지난 1950년 해외 문헌에 이 물질과 이산화탄소를 반응시켰던 연구 정도에 불과하다. 

개발된 기술은 이 물질을 환원제로 활용해 기존 기술 대비 적은 에너지만으로도 이산화탄소를 탄소물질로 전환할 수 있어 저에너지·저비용의 생산공정 구축이 가능하다.

가장 큰 장점은 물질 가격에 비해 고부가가치가 있다는 것. 이산화탄소뿐만 아니라 배기가스 1기압도 전환이 가능하며, 붕소나 질소로의 도핑 작업도 가능하다. 또한, 전자전극소재의 효율 향상도 이끌 수 있다.

이 교수는 "일각에서는 수소화붕소나트륨이 비싸다는 지적도 있다"면서 "물질 가격에 비해 고부가가치 탄소소재를 생산한다고 보면 된다. 기업에서도 경제성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기술이전을 제안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탄소 자원화의 가능성을 열었다는데 가장 큰 의미를 뒀다.

이 교수는 "이산화탄소 환원하는 것은 탄소에서 이산화탄소를 얻는 과정보다 10배 이상 어렵다"면서 "이산화탄소가 안정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환원시키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며, 탄소 자원화의 가능성을 열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우 교수와 포스닥생.<사진=강민구 기자>
이재우 교수와 포스닥생.<사진=강민구 기자>

◆ 기술이전과 원천기술 연구 지속…"성공적 상용화 목표"

이 교수의 앞으로의 계획은 지원사업을 통해 원천기술 연구를 지속하고, 기업체의 기술상용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가는 것이다.

이 교수는 "합성된 다공성 탄소물질의 구조를 정형화하고 탄소 환원 공정을 개선해 성능을 향상시키는 원천 연구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기술이전 계약 체결은 새로운 출발이라고 생각하며, 앞으로 기업체와 협력을 통해 대형 연구에서도 해당 기술이 잘 활용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성일에스아이엠(대표 우창수)은 이전받은 기술을 적용해 양산시설을 구축하는 등 조기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양산된 탄소물질을 국내외 연료전지와 이차전지 전극소재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우창수 대표는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술이전을 추진하게 됐다"면서 "조기 상용화를 성공적으로 추진해 국내외 관련 시장을 개척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미래부는 '이산화타소 포집·처리(CCS)'의 핵심 원천 기술 개발을 위해 지난 2011년 CCS 거점기관으로 한국이산화탄소포집및처리연구개발센터(KCRC, 센터장 박상도)를 설립해 Korea CCS 2020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개발된 기술은 성일에스아이엠에 이전됐다.
개발된 기술은 성일에스아이엠에 이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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