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한장·대덕넷, 4회차 '따뜻한 과학마을 이야기' 행사 성황리 개최
세종 등 인근 지역서 찾아오기도
참석자들 "새로운 화학 배웠다"

과학자가 1시간 가량의 강연을 하는데 강연비는 없다. 어린이 청중을 위한 선물 제공도 강연자 몫이다. 게다가 직접 발표자료를 인쇄해서 나눠주기까지 한다. 청중들도 마찬가지다. 참석자는 도시락주문비가 포함된 참가비까지 내고 참가해야 한다. 간식 준비도 참가자 몫이다. 그런데도 강연자와 청중들은 즐거운 표정이다.  

16일 오후 6시. 행사 시작시간보다 30분이나 빨리 사람들이 속속 회의실로 모이기 시작했다. 엄마 손을 붙잡고 온 초등학생부터 주부, 과학자, 기업인은 물론 세종에서 온 참가자들도 보였다. 이들은 미리 주문한 도시락으로 저녁을 해결한 뒤, 강연을 들으면서 교감하고 이야기 꽃을 피웠다.

사단법인 따뜻한 과학마을 벽돌한장(이사장 장인순)과 대덕넷은 17일 대덕넷 회의실에서 '따뜻한 과학마을이야기' 4회차 행사를 개최했다.

'화학과 인류문명'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는 고영주 화학연 본부장.<사진=강민구 기자>
'화학과 인류문명'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는 고영주 화학연 본부장.<사진=강민구 기자>

◆ 암모니아, 비료 생산과 폭탄제조 사이서 상반되게 활용 …"미래 이끌 화학은?"

"치명적인 독성 화학물질이었던 보톡스는 경련 치료제 등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프리츠 하버(Fritz Haber)가 발명한 암모니아는 비료 활용으로 식량 증대에 크게 기여했으나, 세계1차세계대전 때 독일군에 의해 폭탄제조에 적극 활용되기도 했습니다.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하버는 인류에 공헌한 기여로 결국 노벨상을 수상했습니다." 

이날 연사자로 나선 고영주 한국화학연구원 대외협력본부장은 '화학과 인류 문명이야기'를 주제로 화학의 역사,발전과정, 필요성, 미래 발전방향 등에 대해 소개했다.

고영주 본부장은 "초등학생부터 할아버지까지 대상 구분 없이 강연하는 것은 처음"이라면서도 "환경오염 주범 등 화학에 대한 안좋은 인식을 해소하고자 이번 주제로 강연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몸의 70%가 물인 것처럼 현대인의 소지품의 70%는 화학제품일정도로 우리는 화학의 시대를 살고 있다"면서 "화학은 의류. 식량, 주거, 에너지, 의약품 등 전반에서 인류 문명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고 본부장은 우주 빅뱅부터 원소 탄생, 산업혁명, 미래 화학 이슈까지 시대순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화학과 인류 문명에 대해 소개했다. 원소의 화학반응을 설명하기 위해 직접 칠판에 적으면서 수식을 설명하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특히 독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치료제로 활용되고 있는 보톡스, 남북전쟁을 초래한 반면 산업혁명을 이끈 설탕과 셀룰로오스, 노벨과 다이너마이트 등의 이면적 모습이 흥미롭다며 눈을 반짝였다.

강연이 끝난 후에는 즉석에서 청중과 연사자와의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생명연의 한 연구자가 "138억년전 우주 빅뱅이 발생했다고 하는데 천문학, 물리학, 화학 등 어느 분야 학자들이 밝혀낸 것인가요?"라고 질문하자 고 본부장은 "천문학, 물리학, 화학자 등이 함께 했으며, 최근의 중력파 검출처럼 위대한 발견은 다양한 사람들이 모일 때 달성될 수 있다"고 답했다.    

태양광을 소재로 의약품을 생산하는 미래화학의 기대상.<자료=고영주 화학연 본부장 제공>
태양광을 소재로 의약품을 생산하는 미래화학의 기대상.<자료=고영주 화학연 본부장 제공>

◆ '대덕만의 학습 열기 후끈'…전문가, 학생 등에게도 화학의 새로운 이해 도움

참가자들은 연령대, 직업, 거주지 등에 구분없이 강연에 대한 만족감을 표시했다. 어려운 주제임에도 초등학생부터 원로과학자까지 참여하는 정겨운 사랑방이 됐다는 평이다.

이희철 KAIST 전기전자과 교수는 "수년 전에 대덕의 독서모임, 공부모임 등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대덕은 학습 열기가 뜨거운 것 같다"면서 "반도체 분야 전문가인데도 화학에 대한 강연을 통해 새로운 것을 배우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김주한 국립중앙과학관장은 "학창시절 화학의 개념을 이해하기 어려워서 잘 못했는데 강연을 통해 새롭게 화학에 대해 알게됐다"면서 "이러한 행사들이 활성화되어 과학대중화가 확산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중학생 현정민, 조성범 학생은 "화학이 인류 역사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알게 됐으며, 실생활 중 어디서 많이 쓰이는지 알게되서 좋았다"고 말했다.

인근 지역 세종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봉을 미래생활 본부장은 "여가시간 활용차 세종에서 왔는데 의미있는 시간이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온나라 국립세종도서관 관계자는 "강연을 들으면서 고등학교 때 배운 화학2가 생각나는 한편, 화학이 실생활에서 어떠한 도움을 주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따뜻한 대덕의 사랑방으로 거듭나고 있는 '과학마을이야기'.<사진=강민구 기자>
따뜻한 대덕의 사랑방으로 거듭나고 있는 '과학마을이야기'.<사진=강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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