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 박용기/ UST 교무처장,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전문연구원

입춘도 지나고 설도 지나 이제 절기상이나 음력으로도 봄 기운이 시작되는 시간이다. 아직도 쌀쌀한 날씨 때문에 몸과 마음이 움츠리게 되지만 머지 않아 봄은 우리 곁에 다가 올 것이고 새로운 생명들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피어날 것이다. 이른 아침 갑천을 가로질러 산책하는 사람들 속에서 벌써 겨울이 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고, 베란다에서 겨울을 견뎌내며 꽃대를 올리고 탐스러운 꽃을 피워낸 심비디움의 꽃송이나, 봄을 좀 일찍 느껴 보기 위해 꺾어와 화병에 꽂아놓은 흰 매화 가지에서 작은 꽃봉오리 하나가 하얀 속살을 살며시 들어내기 시작하는 것을 보면서 분명 봄이 가까이 다가와 있음을 느낀다.

2월의 아침산책_아직도 쌀쌀한 날씨 때문에 몸과 마음이 움츠리게 되지만 머지 않아 봄은 우리 곁에 다가 올 것이고 새로운 생명들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피어날 것이다. 이른 아침 갑천을 가로질러 산책하는 사람들 속에서 벌써 겨울이 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Pentax K-3, 130 mm with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F/3.5, 1/800 s, ISO100
2월의 아침산책_아직도 쌀쌀한 날씨 때문에 몸과 마음이 움츠리게 되지만 머지 않아 봄은 우리 곁에 다가 올 것이고 새로운 생명들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피어날 것이다. 이른 아침 갑천을 가로질러 산책하는 사람들 속에서 벌써 겨울이 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Pentax K-3, 130 mm with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F/3.5, 1/800 s, ISO100

심비디움_베란다에서 겨울을 견뎌내며 꽃대를 올리고 탐스러운 꽃을 피워낸 심비디움의 꽃송이가 벌써 봄을 느끼게 한다. Pentax K-3, smc PENTAX-D FA MACRO 100 mm F2.8 WR, F/3.5, 1/30 s, ISO100
심비디움_베란다에서 겨울을 견뎌내며 꽃대를 올리고 탐스러운 꽃을 피워낸 심비디움의 꽃송이가 벌써 봄을 느끼게 한다. Pentax K-3, smc PENTAX-D FA MACRO 100 mm F2.8 WR, F/3.5, 1/30 s, ISO100

미리 느껴보는 봄_봄을 좀 일찍 느껴 보기 위해 꺾어와 화병에 꽂아놓은 흰 매화 가지에서 작은 꽃봉오리 하나가 하얀 속살을 살며시 들어내기 시작하는 것을 보면서 분명 봄이 가까이 다가와 있음을 느낀다. Pentax K-3, smc PENTAX-D FA MACRO 100 mm F2.8 WR, F/3.5, 1/60 s, ISO100
미리 느껴보는 봄_봄을 좀 일찍 느껴 보기 위해 꺾어와 화병에 꽂아놓은 흰 매화 가지에서 작은 꽃봉오리 하나가 하얀 속살을 살며시 들어내기 시작하는 것을 보면서 분명 봄이 가까이 다가와 있음을 느낀다. Pentax K-3, smc PENTAX-D FA MACRO 100 mm F2.8 WR, F/3.5, 1/60 s, ISO100

얼마 전 TV를 통해 '인턴'이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영화는 은퇴를 하여 집에서 쉬고 있던 70세인 벤(로버트 드니로)이 30세의 젊은 여자 CEO 줄스(앤 해서웨이)가 창업한 인터넷 쇼핑 회사의 시니어 인턴 채용 면접에 응시하면서부터 시작된다. 자신의 삶에서 가치와 기쁨을 얻기 위해 용기를 내어 도전한 벤과는 달리, 줄스는 시니어 인턴 채용을 사회적 공헌 등의 회사 이미지 관리를 위한 프로그램의 하나로만 간주한다. 그러나 회사에 채용된 벤은 타고난 성실성과 붙임성, 그리고 인생의 풍부한 경험과 함께 겸손함까지 지니고 있어 회사에서는 젊은 동료들로부터 인기 있는 사람이 된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삼촌처럼 혹은 아버지처럼 따르면서 인생의 고민들을 상담하기도 한다.

젊은 나이에 회사를 창업하여 짧은 기간 동안 제법 잘 나가는 회사로 만든 줄스지만, 회사의 성장을 위해 새로운 CEO를 영입해야 한다는 압박 같은 경영의 어려움과 함께 남편과의 관계, 아이의 양육 등 가정의 문제까지 해결해야 할 고민과 어려움이 많다. 그런데 그녀가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시니어 인턴 벤이 이런 줄스의 고민을 들어주고 때로는 마음에 와 닿는 조언으로 인생의 멘토가 되어 줌으로써 그녀는 위로와 따뜻함을 느끼고 더 좋은 결정을 해 나갈 수 있게 된다.

이 영화 속에서 로버트 드니로가 멋진 연기를 보여준 벤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나와 비교해 보게 되었다. 몇 년 전 연구원을 정년퇴직한 후 시작하게 된 두 번째 직장인 학교는 영화에서처럼 젊은 직원이 많은 젊은 직장이다. 그리고 다시 이제 올해 여름이면 학교에서 두 번째 정년을 맞게 되었다. 물론 그처럼 인턴의 위치는 아니었지만 그동안 어떤 모습으로 지냈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하였다. 나이가 가장 많은 사람으로서 젊은 동료들에게 부담이 되거나 힘들게 하는 인물은 아니었을까 하는 걱정도 든다.

얼마 전 나의 후임자를 뽑기 위한 모집공고문을 검토한 적이 있다. 다른 조건들은 얼추 다시 도전해 봄 직 하였지만 나이가 들었음은 어찌해 볼 도리가 없었다. 이제 젊음이라는 패기와 에너지 대신 연륜과 삶의 지혜가 조금은 더 쌓여있다고 말해야만 하는 나이임을 느끼게 하였다. 케나다의 교육자인 로렌스 피터의 노년에 대한 정의가 마음에 와 닿는 나이임을 깨닫게 된다. "노년이란, 당신이 모든 답을 알고 있는 데도 아무도 당신에게 질문하지 않는 때다."

노박덩굴의 겨울_이제 젊음이라는 패기와 에너지 대신 연륜과 삶의 지혜가 조금은 더 쌓여있다고 말해야만 하는 나이임을 느낀다. 케나다의 교육자인 로렌스 피터의 노년에 대한 정의가 마음에 와 닿는 나이임을 깨닫게 된다. "노년이란, 당신이 모든 답을 알고 있는 데도 아무도 당신에게 질문하지 않는 때다." Pentax K-3, smc PENTAX-D FA MACRO 100 mm F2.8 WR, F/3.5, 1/200 s, ISO100
노박덩굴의 겨울_이제 젊음이라는 패기와 에너지 대신 연륜과 삶의 지혜가 조금은 더 쌓여있다고 말해야만 하는 나이임을 느낀다. 케나다의 교육자인 로렌스 피터의 노년에 대한 정의가 마음에 와 닿는 나이임을 깨닫게 된다. "노년이란, 당신이 모든 답을 알고 있는 데도 아무도 당신에게 질문하지 않는 때다." Pentax K-3, smc PENTAX-D FA MACRO 100 mm F2.8 WR, F/3.5, 1/200 s, ISO100

아름다운 노년_꽃이 지고도 또 다른 아름다움으로 남아 꽃이 없는 겨울을 지키는 산수국을 보면서 어쩌면 아름다운 노년의 모습은 이런 모습이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Pentax K-3, smc PENTAX-D FA MACRO 100 mm F2.8 WR, F/3.5, 1/60 s, ISO200
아름다운 노년_꽃이 지고도 또 다른 아름다움으로 남아 꽃이 없는 겨울을 지키는 산수국을 보면서 어쩌면 아름다운 노년의 모습은 이런 모습이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Pentax K-3, smc PENTAX-D FA MACRO 100 mm F2.8 WR, F/3.5, 1/60 s, ISO200

영화를 보면서 이제는 더 많은 것들을 내려 놓을 시간임을 깨닫게 되었다. 그동안 내가 차지하고 있던 직책과 공간을 내어 놓을 뿐만 아니라 내가 더 잘 할 수 있다는 착각과 욕심도 함께 내려 놓아야 함을 깨닫는다. 대신 앞으로 하고 싶었던 것을 더 할 수 있는 자유로운 시간과 그것을 즐길 새로운 마음의 공간이 필요한 시간이라고 생각된다.

나이가 들면서 몸과 마음이 조금씩 움츠려 들지만 마음의 눈으로 주변을 다시 보면 나에겐 언제나 함께해온 가족이 있고, 나를 이끌어 주었던 고마운 선배들과, 함께 나이 들어가는 친구와 동료들, 그리고 마음을 나누고 함께 일할 수 있었던 후배들이 있었음을 알게 되어 감사하게 된다. 이들은 모두 지금껏 나를 지탱해온 고마운 나의 든든한 기반이었다.

사위질빵의 겨울_나이 듦이란 또 다른 봄을 맞이하는 이 계절처럼 인생의 또 다른 봄을 준비하는 시간이 되어야만 아름다울 수 있음을 깨닫는다. 겨우내 씨를 달고 아직 줄기에 남아있다 봄 바람에 날아가 어딘가에서 새 생명을 틔울 사위질빵의 하얀 갓털처럼. Pentax K-3, smc PENTAX-D FA MACRO 100 mm F2.8 WR, F/5.6, 1/250 s, ISO100
사위질빵의 겨울_나이 듦이란 또 다른 봄을 맞이하는 이 계절처럼 인생의 또 다른 봄을 준비하는 시간이 되어야만 아름다울 수 있음을 깨닫는다. 겨우내 씨를 달고 아직 줄기에 남아있다 봄 바람에 날아가 어딘가에서 새 생명을 틔울 사위질빵의 하얀 갓털처럼. Pentax K-3, smc PENTAX-D FA MACRO 100 mm F2.8 WR, F/5.6, 1/250 s, ISO100

나이 듦이란 또 다른 봄을 맞이하는 이 계절처럼 인생의 또 다른 봄을 준비하는 시간이 되어야만 아름다울 수 있음을 깨닫는다. 꽃이 지고도 또 다른 아름다움으로 남아 꽃이 없는 겨울을 지키는 산수국이나, 겨우내 씨를 달고 아직 줄기에 남아있다 봄 바람에 날아가 어딘가에서 새 생명을 틔울 사위질빵의 하얀 갓털, 그리고 눈 속에서도 아름다운 노박덩굴 열매를 보면서 어쩌면 아름다운 노년의 모습은 이런 모습이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호방한 바닥/임영준

바닥은 등 돌리지 않는다
서럽고 고단하고 골이 깊어도
더는 추락을 두고 보지 않고
언제나 그 자리에서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모두 다 관대하게 받아준다
화려한 발자국도 초라한 흔적도
한때 지나가는 실바람일 뿐
영원한 것은 없는데
가소로운 허세들은 끝이 없지만
호방하게 가슴을 열고 있다
때로는 도약할 기반으로
희망을 주기도 하고
서광을 움켜쥐고 지켜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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