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아 놀자-①]"과학을 즐겨라" LG 사이언스홀
아이들에게 과학하는 즐거움 선사…내년 개관 30주년 맞아
이승진 관장 "과학 즐기고 접근할 수 있는 계기 활성화"

과학기술은 우리주변에 다양한 형태로 존재합니다. 우리가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는 것도 과학기술덕분이죠. 그러나 일반인에게 과학기술은 여전히 어렵고 이해하기 어려운 학문으로 꼽습니다. 이런 이면에 '과학은 즐겁다'며 과학기술을 문화와 예술로 승화시키는 많은 단체와 기업이 있습니다.

경기불황 속에서도 단체의 이익보다 과학대중화를 전파하기 위해 애쓰는 다양한 기관들을 조명합니다. 대덕넷은 2016년 한해에 걸쳐 과학기술 대중화와 과학연구지원, 인재양성 후원 등 과학기술을 지원하는 기업과 민간단체를 소개하는 '과학아 놀자'기획취재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의 편지] 

여의도 한 가운데 위치한 'LG 사이언스홀' 모습. LG는 1987년 LG트윈타워를 준공하면서 사이언스홀을 함께 개관했다. 내년 30주년을 맞는다.<사진=김요셉 기자>
여의도 한 가운데 위치한 'LG 사이언스홀' 모습. LG는 1987년 LG트윈타워를 준공하면서 사이언스홀을 함께 개관했다. 내년 30주년을 맞는다.<사진=김요셉 기자>

서울 한복판 '금싸라기 땅'으로 불리는 여의도 한 가운데 과학관이 있다. 체험형으로 2시간동안 즐길 수 있는데 입장료까지 무료다. 방학 때는 1분 만에 표가 매진되는 사태가 벌어지기까지 한다. 국내 최초 민간 과학관 'LG사이언스홀'이다.

LG 사이언스홀 서울관(관장 이승진)은 LG트윈타워 서관 3층에 위치해 있다. 1987년 LG트윈타워 준공과 함께 개관한 특별한 곳이다. 총 600여평으로 큰 편은 아니지만 기업 사옥 한 층을 내 준 것은 파격적인 사례다.

사무실 임대공간으로만 사용해도 연간 수익이 꽤 나올법한 공간에 사이언스 홀을 운영하는 이유는 우리나라와 세계 미래를 이끌어갈 아이들에게 과학의 꿈을 키우는 것을 도와야한다는 구자경 LG명예회장의 확고한 신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구자경 명예회장은 LG를 창업한 구인회 회장의 첫째 아들로 초등학교 선생을 지내다 1950년 경영일선에 뛰어들면서 교직과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아이들을 가르치지 못한 아쉬움에 LG사이언스홀을 설립, 아이들에게 과학기술에 대한 꿈을 심어주기 위한 사회공헌에 힘썼다. 1987년 서울에 이어 부산 LG공장 부지에도 사이언스홀을 설립했다.

내년이면 30주년을 맞이하는 이 곳은 경제 불황 속에도 문을 닫은 적이 없다. 한국 외환위기와 리먼브라더스 사태 등 경제위기 속에서도 운영을 중단하지 않았다. 현재까지 투자누적액은 약 1700억원으로 추산된다.

LG사이언스홀 역대 관장들은 구자경 명예회장의 신념을 이어 연속성과 진정성을 가지고 과학관을 운영하기위해 노력 중이다. 올해 LG사이언스홀 서울관장 7년차가 맞는 이승진 관장은 이 곳을 '과학놀이터'컨셉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관장은 "과학기술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몸 속, 집 안 등 우리생활 어디에든 있다는 것을 친숙하게 즐길 수 있게 만들어 집에 돌아가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흥미를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라며 "사이언스홀에 온 많은 사람들이 각자 상황에 맞게 과학을 즐길 수 있는 놀이터가 되길 추구한다"고 말했다.

◆ 한국 과학관 최초 '과학연극' 시도

LG로봇청소기를 활용한 이색축구대회. 아이들이 눈을 떼지 못한다.<사진=김지영 기자>
LG로봇청소기를 활용한 이색축구대회. 아이들이 눈을 떼지 못한다.<사진=김지영 기자>

"엄마~ 진짜 재밌다. 다음에 또 올래요!"

사이언스홀에 들어가니 로봇청소기를 이용한 이색 축구대회가 펼쳐졌다. 플레이어는 초등학생 4명으로 먼저 골대에 공을 넣는 팀이 우승이다. 경험이 없어 어색해 하다가도 이내 팀내 협동으로 2:0 승리를 이끈 한 학생은 연신 "재밌다"며 로봇청소기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로봇청소기는 벽에 부딪히지 않게 설계되지만 LG사이언스홀은 이색 축구대회를 즐길 수 있도록 로봇청소기를 특수 제작했다.

그림 그리는 화가로봇, 과학관 최초 과학연극 '사이언스 드라마', 영상합성체험, 전기차체험 등 체험형 과학시설에 아이들이 먼저 해보겠다며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 즐거워 보인다.

LG사이언스홀은 타 과학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해설사가 안내를 하는 투어방식을 택했다. 몸 속의 과학, 전자제품과 과학, 도시 속 과학, 환경을 지키는 과학 등 해설사 주도 하에 열리고 닫히는 룸형식 체험관이 이어져있어 아이들이 집중해 과학기술을 체험하고 배울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작지만 세심하게 아이들을 배려한 부분도 눈여겨 볼만하다. 서랍장 형식의 체험도구가 일정한 공간을 유지하며 여닫게 설계한 것은 손가락 다칠 위험을 방지한 장치이고, 각 방에서 다른 방의 상황을 CCTV로 확인하고, 비상구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그림과 색감으로 안내판을 표시한 것 모두 LG사이언스홀이 고민한 결과다. 국내외 세계 과학관에서 LG사이언스홀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꾸준히 협조와 교류요청을 하고 있다.

LG사이언스홀은 매년 관람객 만족도 조사 5점 만점에 4.5점 이상을 기록한다. 

이승진 LG사이언스홀관장이 홀 내부를 설명하고 있다.<사진=김요셉 기자>
이승진 LG사이언스홀관장이 홀 내부를 설명하고 있다.<사진=김요셉 기자>
반응이 좋다보니 LG사이언스홀은 학기 중이건 방학 중이건 쉼 없이 돌아간다. 100% 사전예약으로 운영되는데도 연간 15만명이 다녀간다. 20~25명의 아이들이 한 팀이 되어 20분 간격으로 하루 평균 16회 운영된다. 

이승진 관장은 "설립 초창기 때는 인터넷이 없다보니 선착순으로 줄을 서기도 했다"며 "아침부터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드는 바람에 관람객을 제한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지금은 인터넷을 통한 100% 사전예약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5~7년에 한 번씩 재정비에 들어간다. 과학교사와 연구원 등으로 구성된 TF팀을 꾸려 전시구성을 의논한다. 과학교사의 도움을 받아 교과과정을 전시에 담아내기도 하고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도움말을 작성한다.

지난 2011년 리뉴얼시에는 TF팀이 스토리텔링 기법을 활용해 우리 몸 속부터 집->도시->지구로 이어지는 전시방법을 구상해 그대로 녹여내기도 했다. LG대표 기술 중 하나인 디스플레이는 최신기술을 선보이기 위해 꾸준히 업데이트 중이다.

◆ 내년 30주년 "많은 아이들 과학접하기 쉬운 환경 만들 것"

LG사이언스홀은 과학관 운영 외에 ▲LG-KAIST 영어과학캠프 ▲LG생활과학아이디어 공모전 ▲LG 펀&펀 과학교실▲LG 초등과학교실 ▲찾아가는 과학교실 등을 운영 중이다.

생활과학아이디어 공모전은 1999년부터 시작된 민간기업 최대 과학공모전으로 우리나라 3대 공모전 중 하나로 꼽힌다. 부산 LG사이언스홀 설립 후 이 곳을 홍보하기 위해 부산과 경남지역 과학공모를 시작했는데 반응이 좋아 전국구로 확대됐다.

과학 아이디어를 주제로 청소년들이 실생활속에서 과학원리를 응용하며 자연스럽게 과학과 친해지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기획된 이 공모전은 매년 1만편이 꾸준하게 모집되는 등 과학기술 관심이 높은 청소년에게 인기가 높다.

KAIST와 함께 운영하는 영어과학캠프는 사회적 배려대상 초등학생과 함께 KAIST에서 영어캠프하는 시간을 갖는다. 교육청에서 추천받은 매년 약 200여명의 학생들과 함께 진행 중에 있다.

이 관장은 "2011년부터 KAIST와 함께 영어과학캠프를 진행했다. 초창기 맴버들을 최근 다시 만나 리마인드 캠프를 했는데 벌써 고등학생이 됐더라 밝게 성장한 모습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찾아가는 과학교실은 매년 테마를 정해 진행한다. 오지산골마을, 최북단, 국토 최끝단, 탄광마을 등을 주제로 진행한 바 있다. 세월호와 메르스 등으로 작년 운영이 잠시 중단됐지만 다시 재개하기 위해 준비 중에 있다.

서울 LG사이언스홀이 내년 30주년을 맞는 가운데 이 관장은 "많은 아이들이 과학을 접하기 쉬운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과학을 좋아하지 않았던 아이들도 과학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게하고, 과학을 좋아하는 친구들에게는 더 깊게 공부할 수 있는 모멘텀이 될 수 있는 과학관이 됐으면 좋겠다"며 "더 쉽고 재밌게 접근할 수 있도록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진 관장은 "많은 아이들이 과학을 접하기 쉬운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말했다.<사진=김요셉 기자>
이승진 관장은 "많은 아이들이 과학을 접하기 쉬운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말했다.<사진=김요셉 기자>

LG사이언스홀 개관 초 모습.<사진=LG사이언스홀 제공>
LG사이언스홀 개관 초 모습.<사진=LG사이언스홀 제공>
 

LG사이언스홀은 과학관 최초로 과학연극 '사이언스 드라마'를 운영 중이다.<사진=LG사이언스홀 제공>
LG사이언스홀은 과학관 최초로 과학연극 '사이언스 드라마'를 운영 중이다.<사진=LG사이언스홀 제공>

 

 

LG 사이언스홀 직원들.<사진=LG사이언스홀 제공>
LG 사이언스홀 직원들.<사진=LG사이언스홀 제공>

아이들은 '미래 과학자' 이름표를 달고 홀을 관람한다.<사진=김지영 기자>
아이들은 '미래 과학자' 이름표를 달고 홀을 관람한다.<사진=김지영 기자>
 

'엉금엉금 기어서가자~' 정글, 바다 등 영상합성 체험존 모습.<사진=김지영 기자>
'엉금엉금 기어서가자~' 정글, 바다 등 영상합성 체험존 모습.<사진=김지영 기자>

 

직접 촬영한 합성영상을 보며 즐거워하는 아이들.<사진=김지영 기자>
직접 촬영한 합성영상을 보며 즐거워하는 아이들.<사진=김지영 기자>

 

그림 그리는 화가로봇.<사진=김지영 기자>
그림 그리는 화가로봇.<사진=김지영 기자>

전기자동차의 원리를 이해하고 게임을 통해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전시관.<사진=김지영 기자>
전기자동차의 원리를 이해하고 게임을 통해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전시관.<사진=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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