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연, 여수 대경도에 친환경 해수담수화 기술 실증 플랜트 구축
전남 도서 지방 물부족 문제 해결 기여할 지 주목

여수 끝자락에 위치한 대경도. 여수에서 배를 타고 5분정도 가니 고래처럼 생긴 섬이 손에 잡힐 듯 들어온다.

첨단 기술이 하루가 멀다하고 개발되는 시대지만 대경도 거주 주민 1000여명은 여전히 전기와 식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정부출연기관이 대경도에 태양열 집열기와 해수담수화 실증플랜트를 구축, 태양과 바닷물을 이용해 섬 주민들의 전기와 식수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이기우)은 9일 여수 대경도에서 태양열 집열기를 이용한 해수담수화 실증플랜트 성과 발표회와 현장 탐방 행사를 가졌다.

에너지연 연구진이 대경도에 구축한 건물에 도착하니 일렬로 배치된 국내 최상급 성능을 갖춘 태양열 집열기와 친환경 해수담수화 실증 플랜트가 한눈에 들어온다. 멀리서도 빛에 반짝이는 태양열 집열기가 인상적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의 97%는 해수, 나머지 3%는 담수로 구성된다. 지표상에 존재하는 물은 0.3%에 불과해 해수의 염분을 제거해 담수로 바꾸기 위한 연구가 전세계에서 진행되고 있다.

해수담수화는 현재 크게 역삼투압법 기술과 태양열해수담수화 기술로 구분된다. 역삼투압법의 경우 기술적인 증명은 대체적으로 해소됐지만, 유지보수비가 높고 인력이 계속 필요하다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

반면, 태양열해수담수화 기술은 초기설비투자비는 높지만, 별도의 인력이나 유지관리비가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인천광역시, 기장 군 등에서 일부 운영되고 있으나, 운영이 중지되거나 기술적 문제를 일부 갖고 있는 상황이다. 태양열 집열공정의 경우에는 중동, 스페인 등에서 일부에서 도입했으나, 아직까지 직접적인 활용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에너지연, 친환경 해수담수화 시설 세계적으로도 유래없어

"석유와 전기를 사용해 담수화하는 장치는 일부 있지만, 친환경적인 해수담수화 실증플랜트는 세계적으로도 유래가 없습니다."(성과발표회 中 김형진 녹색에너지연구원장)

"이번 플랜트 구축을 통해 앞으로 전남 도서 지역 식수난을 해결할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전남도가 추진하는 에너지 자립섬 구축에 함께 협력했으면 좋겠습니다."(성과발표회 中 김종욱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성과확산본부장)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태양열 증발법 기술을 활용한 실증 플랜트 구축에 성공했다. 지난 2005년부터 제주 월령에서 국내 최초 태양에너지 해수담수화 실증과 운영 등을 통해 원천기술 확보와 사업화 모델 개발에 착수한지 약 10여년 만이다.

여수 대경도에 설치한 태양열 해수담수화 실증 플랜트 시설.<사진=강민구 기자>
여수 대경도에 설치한 태양열 해수담수화 실증 플랜트 시설.<사진=강민구 기자>
 

국내 최고 성능을 갖고 있는 태양열 집열기.<사진=강민구 기자>
국내 최고 성능을 갖고 있는 태양열 집열기.<사진=강민구 기자>

에너지기술연구원이 구축한 건물에 들어가니 태양열시스템과 보조열원으로 사용되는 목재펠릿 보일러, 태양광 발전시스템을 볼 수 있다. 태양열 집열기를 통해 수집한 전기가 물을 데우고, 보일러로 가열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농축되는 담수화 과정을 거치면 최대 일일 담수용량 1만 리터의 깨끗한 수질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세계 최초의 고효율 담수기로 지난 1월 미국 특허 출원까지 완료 했다. 태양광 집열기를 통해 수집한 열에너지를 주열원으로 활용하며, 보조열원으로 폐열이나 목재 필렛 보일러를 활용해 전력을 사용할 수 있다. 

건물안의 모니터를 통해 즉각즉각 현 상황에 대한 숫치가 표시되기 때문에 상황파악이 가능하고, 별도의 유지관리가 필요없다. 온라인을 이용하기 어려운 일부 도서지역의 상황을 고려해 온라인 연결 없이도 구현 가능한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

"담수되는 수질은 어느 정도인가요?", "해수가 담수화 되는 과정을 한눈에 알 수 있는 홍보물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등의 즉각적인 질문에 연구책임자인 곽희열 박사는 일일히 설명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 MOU를 맺고, 태양열 해수담수화 실증을 위해 협력하고 있는 전라남도청, 전남개발공사,, 녹색에너지연구원 관계자들이 담수화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사진=강민구 기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 MOU를 맺고, 태양열 해수담수화 실증을 위해 협력하고 있는 전라남도청, 전남개발공사,, 녹색에너지연구원 관계자들이 담수화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사진=강민구 기자>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상황파악과 조치가 가능해 별도의 인력구성이나 유지관리가 필요 없다.<사진=강민구 기자>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상황파악과 조치가 가능해 별도의 인력구성이나 유지관리가 필요 없다.<사진=강민구 기자>

태양열 해수담수화 과정에서 발생되는 깨끗한 응축 방류수는 해수풀장에 공급해 대경도를 방문하는 글램핑 관광객에게 개방될 예정이다.<사진=강민구 기자>
태양열 해수담수화 과정에서 발생되는 깨끗한 응축 방류수는 해수풀장에 공급해 대경도를 방문하는 글램핑 관광객에게 개방될 예정이다.<사진=강민구 기자>

현장 전문가들에 의하면 전남 소재 유인도는 약 275개. 대부분 지역이 물부족을 겪고 있다. 빗물을 활용하거나 급수선이 조달하는 식수에 의존할 정도로 상황은 좋지 않다. 

에너지기술연구원은 전라남도, 전남개발공사, 녹색에너지연구원과 전남 에너지자립섬 모델 개발과 에너지 신산업 육성을 위해 상호 협력하고 있다. 5년간 진행되는 실증플랜트 운영을 통해 세부 기술 부분을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해외 도서 지역의 기술 수출에도 나설 예정이다.

태양열 해수담수화 플랜트 연구와 성과확산을 통해 도서지방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어떻게 기여할지 앞으로의 모습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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