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前 재미과협회장 총장 유력설 파다
"한국 과학계 깊은 불황 헤쳐나갈 리더 필요"

UST(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의 산업계 협력 강화와 글로벌화를 이끌었던 이은우 총장은 결국 지난 4일 임기를 마치고 총장직에서 물러났다. 그 자리를 지금 박용기 UST 교무처장이 직무대행하고 있다.

본래 UST 총장 임기는 6일까지다. 지난 10월 29일 총장 후보 3배수를 확정했지만,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 후임 총장 선임을 위한 이사회 개최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와 청와대에서 이사회 개최를 보류 중이다. 예정도 없다. UST는 차기 총장이 선임되기 전까지 내년도 사업예산 계획 확정을 미루고 있다.

자연스럽게 연구현장 과학자들의 관심은 '누가 차기 UST 총장일까'로 쏠리고 있다. 국내파일까, 해외파일까에서 시작되는 하마평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문제는 특정 인사의 낙점설과 미래부와 청와대의 엇갈린 입장으로 총장 선임 지연설이 파다하다는 것이다. 낙점설은 해외파 인물인 이호신 전 재미한인과학기술인협회장(미국 아이오와대학교 토목환경공학과 교수)이 UST 총장 3배수 후보로 압축된 이후 동시에 나왔다. 시간이 갈수록 이 전 회장의 총장 유력설은 가시지 않고 오히려 정설처럼 더 굳어져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기 출신이라는 점과 특정 고위급 인맥이 작용했다는 설도 들린다.

연구현장에서는 이 전 회장 낙점설과 관련 한국의 대표적 과학기술 기관이 해외파 인사의 리더십 시험무대가 되는 것에 우려를 표하는 분위기다. 과학계 한 관계자는 "무조건적으로 해외석학이라면 치켜세우는 한국 과학계의 현실을 타파해야 한다"며 "한국 연구현장의 특성이나 UST 기관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는 리더가 필요할 뿐"이라고 현장 의견을 전했다.

청와대와 미래창조과학부, UST 이사회 등 핵심 당사자들이 입을 다물고 있는 지금, 낙점설의 확실한 진위는 파악하기 어렵다. 특정 인사의 총장 유력설에 대해 정부 측은 강력 부인하고 있다. 정부는 UST 총장 선임 절차는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UST 관계자는 "총장 직무대행인 박용기 처장을 중심으로 내년도 사업계획을 논의하는 등 업무도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새 총장이 선임되면 바로 업무에 돌입할 수 있도록 직무대행을 중심으로 철저하게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UST엔 비상등이 켜졌다. 최근 UST를 대표하는 학생의 논문 표절로 오랫동안 쌓아왔던 대외 신인도가 흔들릴 판이다. UST의 지배구조가 외풍에 약하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게다가 UST의 현장 캠퍼스인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연구환경 악화로 과학계 전체를 둘러싼 위기의식도 강하게 스며들고 있다. 그래서 UST의 새 지휘봉을 누가 잡을지가 중요하다.

과학계 한 원로는 "UST는 한국 과학계의 깊은 불황을 헤쳐나가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어느 때보다 수장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UST 이사회는 정부의 압박에 얽매이지 말고 한국 과학계를 위한 최선의 길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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