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와 스마트원전, 2일 건설 전 상세설계 MOU…첫 번째 실질 협력 프로젝트
소형 원자로 시장 전망 밝아…'경제성·안전성·활용성' 두루 갖춰

김종경 한국원자력연구원장(왼쪽)과 왈리드 K.A.CARE 부원장이 SMART PPE 협약서에 서명하고 있다.<사진=원자력연 제공>
김종경 한국원자력연구원장(왼쪽)과 왈리드 K.A.CARE 부원장이 SMART PPE 협약서에 서명하고 있다.<사진=원자력연 제공>

한국형 '스마트 원자로'의 사우디아라비아 수출길이 한층 밝아졌다.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는 2일 오전 11시 30분(현지시간) 사우디에서 한국원자력연구원과 사우디 왕립원자력신재생에너지원(K.A.CARE)이 스마트(SMART) 원전 건설 전 상세설계(PPE)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순방기간에 이뤄진 'SMART 파트너십 MOU'의 첫 번째 실질 협력 프로젝트에 해당한다.

SMART 파트너십 MOU는 스마트 원전을 건설하기 위한 사전단계로 상세설계를 공동수행하고, 이후 사우디에 스마트 2기 건설 및 사우디 내 추가건설, 제3국 공동진출 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PPE 협약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양국은 PPE 사업에 총 3년간 1억3000만 달러(한국 3000만 달러·사우디 1억 달러)를 공통 투자해 ▲사우디 내 스마트 건설을 위한 상세 설계 ▲사우디 연구인력 교육·훈련 ▲스마트 1&2호기 건설 준비 등을 수행한다.

특히 사우디 스마트 건설 부지특성을 고려한 새로운 원전 냉각방식을 도입, 예비안전성분석보고서 및 사우디 내 건설 제안서 작성을 추진한다.

사우디 스마트 건설과 운영에 핵심 역할을 할 사우디 연구인력에 대해서는 원자력 기본교육, 스마트 설계 기본교육, 설계분야별 실습교육·설계참여교육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에 원자력연은 PPE사업을 총괄하면서 원자로계통 설계와 사우디 연구인력 교육·훈련을 담당하며, 원자로보조계통설계·핵연료 설계·기기설계 등은 차후 주관기관을 선정할 예정이다. 

더불어 미래부와 K.A.CARE는 '스마트 운영위원회'를 구성·운영하고, 양국기업 공동으로 SPC(스마트파워사)를 구성할 방침이다.

이번 PPE 협약은 'SMART 파트너십 MOU'가 충실히 이행돼 실질적인 협력사업으로 이어졌다는 데 의미가 크다. 사우디는 자국 내 스마트 원전도입을 위한 예정 부지를 결정했으며, 관련 연구인력 육성에 집중하고 있어 최종 수출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또 국내에 스마트 원전의 실증로를 건설하지 않고도 상용화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도 좋게 평가된다. 이번 협약을 통해 스마트 상용화 단계를 밟고 향후 세계 중소형원전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전망이다.

◆ 사우디 가는 'SMART' 원전은 무엇?

대형원전과 스마트원전 비교도.(위) 스마트원전의 에너지 이용 개념도.(아래)<자료=미래부 제공>
대형원전과 스마트원전 비교도.(위) 스마트원전의 에너지 이용 개념도.(아래)<자료=미래부 제공>
사우디로 향하는 '스마트(SMART)' 원전은 상용원전의 약 1/14 용량(100MW)으로 인구 10만명의 소규모 도시에 전력, 해수담수화를 통한 물공급과 난방열 공급이 가능한 원전으로 경제성과 안정성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대형원전에 비해 호기당 건설비 투입규모가 작아 투자위험 부담을 줄 수 있어 건설재원 조달에 유리하다.

또 일체형원자로 설계(증기발생기)와 피동 안전 개념 채택이 용이해 안전성이 높다. 외부로 연결되는 대형배관이 없어 배관 파손에 의한 사고 위험성이 적으며, 별도의 비상전원이 아닌 중력 등 자연의 힘으로 작동하는 안전시스템을 적용해 후쿠시마 원전 사고 조건에서도 최대 20일 동안 안전성 유지가 가능하다.

활용도도 좋다. 전력 공급 외 해수담수화 지역난방 등 다목적 활용이 가능하며 인구가 분사돼 단일 전력망 구성이 어려운 국가에 유리하다.

이같이 소형 원자로의 시장 전망은 매우 밝은 편이다. 지리적·재정적 여건상 대형원전 건설이 어려운 국가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수요가 확대되고 있으며, 기존 발전시설의 노후화에 따른 대체수요도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에도 에너지 사용의 지속적인 증가로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수요는 계속 확대될 전망이다. 주요 원전 국가 및 신규 도입국은 원전건설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며, 54개 국가에서 2030년까지 신규원전 도입을 검토 중에 있다.

또 세계 약 12만7000기의 발전소 중 전기출력 300MWe 이하가 12만2500기(96.5%)를 차지하는 등 소형 중심의 발전소를 운영 중이다. 석유, 석탄, 가스를 사용하는 소형발전소 중 30년 이상된 노후시설이 1만8400여기로 향후 이들을 대체할 소형 발전시장의 수요는 커질 전망이다.

최양희 장관은 "우리나라는 지난 2009년 UAE 대형 상용원전, 요르단 연구용 원자로 수출에 이어 소형 스마트 원자로에 이르는 원전 수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며 "원자력 기술 강국으로서 국제위상을 한층 높이게 됐다"고 평가했다.

협약서 서명후 한국과 사우디 대표단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원자력연 제공>
협약서 서명후 한국과 사우디 대표단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원자력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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