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PRA, 물리학회 플라즈마 연구분과와 공동 컨퍼런스 개최
120여명 참석자, 철원서 모여 연구교류

일명 1세대 '망치 과학자'부터 3세대 과학자까지 국내 최고 가속기 전문가와 플라즈마 전문가 100여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사단법인 한국가속기 및 플라즈마연구협회(이하 KAPRA·회장 고승국)와 한국물리학회 플라즈마물리학분과(위원장 최원호)는 공동으로 지난 27일부터 이틀간 강원도 철원군 KAPRA 물리기술연구소 첨단전자빔산업기술이용센터에서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KAPRA는 가속기 및 플라즈마와 그 응용분야 연구자들의 연구협동체다. 지난 90년대 초부터 매년 학회를 열어 왔으며, 국가핵융합연구소·한국원자력연구원·IBS·단국대학교 등의 전문가들이 소속돼 있다. 

이번 정기학술대회는 각 기관의 연구동향에 대해 소개하는 구두발표와 포스터 세션으로 구분돼 진행됐다.

인사말을 전하고 있는 고승국 KAPRA 회장. <사진=강민구 기자>
인사말을 전하고 있는 고승국 KAPRA 회장. <사진=강민구 기자>

컨퍼런스에서 마련된 포스터 세션을 둘러보고 있는 참석자들의 모습. <사진=강민구 기자>
컨퍼런스에서 마련된 포스터 세션을 둘러보고 있는 참석자들의 모습. <사진=강민구 기자>

◆ 참석자들, 지난 6월 타계 故 조양래 박사 추모…후배들에게 영원히 귀감될 것

행사장에는 지난 6월 14일 향년 82년 나이로 별세한 고 조양래 박사를 조문하는 장소가 마련돼 참석자들이 선배과학자를 기리는 시간을 가졌다 

조양래 박사는 1967년부터 미국 최초 국립연구소인 아르곤연구소에 재임해 왔다. 세계 3대 방사광가속기 가운데 하나인 APS(Advanced Photon Source) 팀을 이끌면서 설계,건설, 운영 등을 성공적으로 추진했다. 이후 그는 APS 사업부장, 오크리지의 파쇄중성자원 국립연구소 기술부장 등을 역임했다. 조 박사는 포항방사광가속기건립과 양성자가속기 건설계획 초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남궁원 前 KAPRA 회장은 "가속기 대표 전문가인 김호길, 오세웅, 조양래 박사는 피난 시절 1세대 과학자이자, 동기동창으로서 각자 미국, 영국, 한국 등에서 활동하면서 국가 발전에 기여한 선배과학자로 꼽힌다"며 "얼마전 타계한 조양래 박사는 모든 연구자의 귀감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추모했다.

이번 학회에서는 조양래 박사를 기리는 추모 공간도 마련되어 후배 과학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사진=강민구 기자>
이번 학회에서는 조양래 박사를 기리는 추모 공간도 마련되어 후배 과학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사진=강민구 기자>

◆ 플라즈마·가속기 전문가들 교류·협력의 장…"소통으로 국가 발전 이끈다"

"중이온가속기 건설 등 거대 과제를 수행하는데 있어 협력은 필수적입니다. 이번 자리를 계기로 인력교류, 양성이 활성화됐으면 합니다."(정순찬 IBS 중이온가속기사업단장)

국내 전문가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속기, 플라즈마 연구자는 약 100여명 수준이다. 1000명에 달하는 일본이나 미국 등 선진국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플라즈마·가속기는 높은 장치 운영비 등을 이유로 아직까지 산업 활성화가 부족해 현 상황을 유지하는 수준이지만, 병원치료와 항공우주 배터리·비파괴검사 등 산업 전분야에 파급될 수 있어 국가적으로 중요 산업으로 꼽힌다.

젊은 대학원생의 입장에서 이번 컨퍼런스는 많은 도움이 됐다.

남인혁 GIST 박사과정생은 "레이저 플라즈마 이용 전자빔을 연구하고 있는데, 거대 과학자 분들과 만나서 교류할 수 있어서 좋았다"면서 "학교 실험실 수준이 아니라 중이온가속기 등 거대 가속기 시스템의 개요, 방향 등 큰 틀에서의 접근법에 대해 파악할 수 있었고, 이런 자리가 더 많아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현영 서울대 박사과정생은 "1979년 학교에서 소형 핵융합로를 자체 제작한데 이어 약 40년만에 다목적 핵융합로인 VEST를 개발하는데 성공해 발표까지 할 수 있었다"면서 "설계부터 제작까지의 과정을 소개하고 이 분야 전문가 분들에게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희태 IBS 중이온가속기구축사업단 연구위원은 "처음 컨퍼런스에 참석하게 됐는데, 각 기관의 개발현황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고, 타 기관 분들과 교류할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고승국 학회장(울산대 물리학과 교수)은 "학회를 위해 많은 기관에서 지원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이런 기회를 통해 1년에 한번씩이나마 모여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원호 물리학회 플라즈마분과위원장은 "국내·외에 플라즈마 학회가 많지만, 국내 연구자 중심으로 운영되는 학회는 3개 내외"라면서 "이 학회는 연구의 실제 수행자들이 참여한다는 특징이 있으며, 참가자들이 많이 배울 수 있는 학회가 될 수 있도록 발전됐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컨퍼런스 이후 이어진 만찬 자리. 각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식사하면서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 <사진=강민구 기자>
컨퍼런스 이후 이어진 만찬 자리. 각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식사하면서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 <사진=강민구 기자>

이번 행사 참석자들의 단체 사진. 1세대 '망치 과학자'부터 3세대 과학자까지 모두 모였다. <사진=강민구 기자>
이번 행사 참석자들의 단체 사진. 1세대 '망치 과학자'부터 3세대 과학자까지 모두 모였다. <사진=강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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