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박창규 前 국방과학연구소 소장

북한은 1990년대 이후부터 핵과 미사일을 꾸준히 개발하여 왔고 2000년대에는 전자전과 사이버전, 그리고 최근에는 SLBM(잠수함 발사 탄도탄) 시험 등 끊임없이 소위 비대칭전력을 구축하여왔다. 재래식 전력을 이용해서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그리고 최근에는 지뢰를 매설하여 우리 병사들을 다치게 했다. 우리는 아직까지도 북한의 비대칭 전력뿐만이 아니라 재래식 전력을 이용한 도발에 대해서 확실한 보복적 조치나 차후의 확실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의 최근 SLBM 시험은 당연히 핵잠수함 개발을 염두에 둔 것이다. 우선 SLBM을 발사하려면 잠수함의 크기가 일정 수준을 넘어야 하고, 두 번째로는 장거리를 탐지되지 않고 몰래 숨어서 가야하는데 이런 조건들을 만족시키는 것은 핵잠수함 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는 북한의 다음 비대칭 전력은 핵잠수함이라고 인식하고 대비해야할 것이다. 

핵잠수함을 만들기 위해서는 재래식 잠수함을 만들 수 있는 기술과, 원자로를 만들 수 있는 기술과, 마지막으로 핵잠수함에서 사용할 핵연료를 만들 수 있는 기술 등이 필요하다. 북한은 이미 재래식 잠수함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잠수함 전력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북한은 원자로를 건설할 수 있고, 뿐만 아니라 이미 확보한 농축 기술을 이용하여 우라늄을 농축해서 필요한 핵연료를 만들 수 있다. 즉 북한은 이미 핵잠수함을 건조하는데 필요한 대부분의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의 SLBM 시험이 단순히 SLBM시험으로만 보이지 않는 이유이다. 핵잠수함에서의 SLBM은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북한이 핵을 무기로 사용하는 데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우선 우리가 익숙해져 있는 핵폭발을 이용한 핵폭탄이다. 이미 북한은 사용 후 핵연료를 재처리하여 플루토늄을 추출해서 만든 플루토늄 핵폭탄과 우라늄을 농축해서 만든 우라늄 핵폭탄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번째가 원자로를 이용한 핵잠수함과 핵 항공모함이다. 그리고 마지막이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한 더티밤(dirty bomb)과 폴로니움과 같은 것이 있다. 

더티밤(dirty bomb)은 다량의 방사성동위원소를 재래식 폭탄을 이용하여 상대방 지역에 살포하는 것이다. 그러나 더티밤(dirty bomb)은 불안감 조성 등의 심리적인 효과는 있을지 모르지만 살상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미 알 카에다와 같은 테러리스트도 그 효용성에 대해 의문을 품고 911 이전에 포기했다는 설이 있어 북한의 경우도 매우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이미 개발해 놓았다 할지라도 사용할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특수 방사성동위원소인 폴로니움은 플루토늄과 같이 사용 후 핵연료에서 추출할 수 있는데 2006년 러시아 KGB 요원이었던 리트비넨코를 암살하는데 사용되었다.  따라서 북한도 사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많은 경우 북한의 기술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어 왔다. 북한이 핵실험을 하면 실패한 실험이라고 비웃기도 했으며 미사일 시험이나 최근의 SLBM도 거짓말이라고 했다. 우리가 믿고 싶어 하건 아니건 간에 북한은 이미 세 차례의 핵실험을 실시했고 상당한 사거리를 가진 탄도탄도 확보하고 있다. 

원자로도 건설해서 운영하면서 플루토늄을 추출해 핵폭탄을 만들고 있다. 핵잠수함을 만들지 못할 이유가 없다. 안보는 최악을 가정해서 대비해야 한다. 따라서 북한의 핵잠수함에 대비하여 우리도 핵잠수함을 확보해야 한다. 다행히 우리는 잠수함 기술뿐만이 아니라 대형 선박을 건조할 수 있다. 그리고 최근 개정된 한미원자력협력협정에 따라 우리도 핵잠수함이나 핵 항공모함에 사용할 저농축 핵연료를 생산할 수 있는 농축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시급히 핵잠수함과 핵 항공모함의 개발 계획을 마련하고 추진해야 할 것이다. 

북한의 핵잠수함 건조와 같은 비대칭 전력의 확보에 대한 우리의 모든 대비를 우리 국민들도 알고 있어야 하며 미국을 비롯한 우방들과 북한도 알게 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북한의 비대칭 전력이 대칭 전력이 되고 우리가 우위에 있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박창규 전 소장은

박창규 전 소장.
박창규 전 소장.

서울대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석사학위, 미국 미시간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장과 국방과학연구소 소장을 역임했다.

기관장 재임시 국가 과학기술정책과 연계한 국방연구개발과 공개적이고 투명한 연구개발을 수행하는 등 열린 연구소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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