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유기영 대전TP 센터장 "지식재산서비스 산업으로 미래먹거리 창출"
대전TP 지식재산센터 '대전지역 지식재산서비스 산업 서비스혁신역량 강화' 시동

"특허나 디자인 등 지식재산서비스 산업군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는데 우리는 이에 대한 인식도 제대로 안된 상태다. 처음 이 산업을 어떻게 키울 수 것인지 방향을 잡는 데만 1년이 걸렸다. 어려움 속에 출발했지만 대전지역을 지식재산서비스 산업의 메카, 과학특허 도시로 만들기 위해 본격 시동을 걸고 순항 중이다."

유기영 대전TP대전지식재산센터장. 그는 '지식재산서비스 산업의 서비스혁신역량 강화'를 통해 과학도시 대전을 과학특허도시의 허브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사진=대덕넷>
유기영 대전TP대전지식재산센터장. 그는 '지식재산서비스 산업의 서비스혁신역량 강화'를 통해 과학도시 대전을 과학특허도시의 허브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사진=대덕넷>
유기영 대전테크노파크 대전지식재산센터장은 '지식재산서비스 산업의 서비스혁신역량 강화'를 위해 그동안 진행해온 과정을 짚으며 "이번 사업을 통해 각종 특허 관련 기관, 연구소, 대학 등 지식재산서비스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대전이 지식재산서비스 산업의 메카가 될 수 있도록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식재산서비스산업은 지식재산과 관련된 정보 분석·제공, 지식재산의 평가·거래·관리, 지식재산 경영전략의 수립·자문 등 지식재산에 관련된 서비스 산업으로 변리업, 특허분석, 경영컨설팅, 디자인 등의 업종이 포함된다.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 중국, 독일에 이어 세계 5위의 특허강국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제조업 기술수준과 연구개발 생산성은 지속 하락하는 양상이다. 무엇보다 중국의 제조업이 치고 올라오고 일본의 전문기업화로 우리나라 기업들의 국제 경쟁력 강화가 더욱 필요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은 우리나라만 겪는 게 아니다. 특허 강국 미국 역시 1980년대 하이테크 산업의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서는 등 일본 제조기업과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게 되자 이를 극복하기 위해 친 특허 정책을 펼쳤다. 친 특허정책과 제도들로 미국은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힘의 원천이 됐고 지식재산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산업과 서비스 시장이 형성됐다.

그 결과 미국은 지식서비스산업 생산이 전체 산업 생산의 79.4%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발전했으며 관련 기업들의 경쟁력도 크게 상승했다는 게 유 센터장의 설명이다.

대전테크노파크 대전지식재산센터 역시 우리나라의 현 상황에 주목, 2013년부터 대전지역 지식재산서비스산업 육성을 위한 종합계획 수립에 들어갔다. 관련 기업의 전수조사, 지역에 위치한 출연연의 지식재산서비스 활용현황, 사업 수요조사 등을 조사 분석했다.

올해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역량을 보유한 지식재산서비스 기업 육성과 자생적 성장 기반 마련이라는 큰 목표를 세우고 ▲매출액 120억원 증대 ▲신규고용인원 146명 ▲신규창업과 기업유지 총 12개사 등의 세부 목표를 설정, 산업통상자원부에 관련 사업을 제안했다. 그리고 매해 예산 16억원 규모의 '비R&D 분야 지역주력산업육성 기업지원 사업'에 선정되는 쾌거를 거뒀다. 대전테크노파크 대전지식재산센터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사업 수행을 위해 한밭대학교 산학협력단 등과 협업키로 했다. 사업기간은 올해부터 2018년까지 3년이다.

◆지식재산 인프라 다 갖춘 대전, 지식재산서비스산업 메카 될 수 있어

대전은 특허청, 특허법원, 특허심판원, 특허정보원 등 특허전문기관을 비롯해 연구개발 성과의 집적지인 대덕연구단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KAIST와 같은 지식재산 인프라가 풍부해 특허의 산실로 인정받는 곳이다. 세계에서도 드물게 지식재산서비스 산업 발전에 좋은 토양을 보유하고 있는 것. 그런 이유로 서울과 경기를 제외하고 전국에서 변리사 인력이 가장 많은 곳이 대전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전지역의 지식재산서비스산업은 미미한 상황이다. 지식재산서비스 산업에 속하는 기업이 규모도 작고 인력부족 등 역량에도 한계가 있어 지역에서 산출되는 지식재산서비스 관련 업무 대부분은 수도권으로 넘어가고 있다. 

특히 수도권과 해외에 본사를 둔 대형 전문기업들이 지사 형태로 지역에 진출하며 지역의 시장이 더욱 잠식되고 있는 구조다.

유 센터장은 "대전 지역은 지식재산서비스 분야 인프라가 풍부한데도 관련 기업의 인력이 7명 내외로 규모가 너무 작았다. 출연연에서 투입하는 지식재산 분야 예산 중 3%만이 지역 기업에 투입될 정도였다"며 "지식재산서비스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면 특허 수혜를 받는 기업의 질도 높아지게 된다. 대전의 지식재산서비스 산업을 육성해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식재산서비스 산업의 고용창출 효과는 농림, 수산, 광산업, 제조업에 비해 월등하게 높은데 제대로 평가되지 못하고 관련 산업을 키워야 한다는 인식도 부족하다"면서 "지식재산서비스산업의 필요성을 설명하며 이들 산업군 육성을 위한 컨셉을 잡는데 1년이 걸렸다"고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대전지식재산서비스센터는 ▲전문인력의 유입환경 조정 ▲융복합 서비스 개발지원 ▲이업종간 교류 협력 강화 ▲맞춤형 마케팅 지원 등 구체적 전략을 통해 사업 목표를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모든 산업영역에 고품질의 지식재산서비스 제공이 가능토록 한다는 것.

유 센터장은 "지식재산서비스의 품질을 높이면 연구개발부터 사업화까지 지식재산권과 관련된 성과도 우수해지고 사업화도 더 활성화 될 수 있는데 대전은 충분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지만 지식재산서비스 관련 기업의 정보조차 제대로 확보되지 않고 있다"면서 "기존에는 중소벤처에 예산을 지원해 지식재산서비스 산업군으로 자금이 흘러들어가게 했으나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앞으로 관련 기업을 직접 육성하는 전략으로 대전지역을 지식재산서비스 산업의 메카로 키울 것"이라고 역설했다.

◆"시장규모 수십조원…리스크 있지만 지식재산서비스 산업 매뉴얼 만들고 싶어"

대전TP 대전지식재산센터 구성원들. 분명한 목표를 가진 이들은 구성원간 호흡도 척척이다.<사진=대덕넷>
대전TP 대전지식재산센터 구성원들. 분명한 목표를 가진 이들은 구성원간 호흡도 척척이다.<사진=대덕넷>

"출연연에서 투입하는 지식재산 분야 예산을 현재 3%에서 20%까지 대전의 지식재산서비스 기업들이 가지고 올 수 있도록 역량과 규모를 끌어 올리고 일본의 관련 기업들과도 연결고리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지식재산서비스 산업의 매뉴얼을 만들고 대전을 지식재산서비스 산업의 메카, 과학특허도시로 이끄는 데 기여하겠다."

대전지식재산센터 구성원들은 이번 사업을 통해 대전을 지식재산서비스산업의 메카로 만드는 것은 물론 '과학특허도시 대전'으로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유 센터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2015년부터 3년간 글로벌 역량을 보유한 지식재산서비스 기업을 육성하는 등 자생적 성장기반을 조성하겠다"고 말하며 "지식재산서비스 산업은 특허 디자인, 기술이전 등이 함께 이뤄지는데 현재 관련업계에서는 벽을 쌓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이 벽을 허물고 같이 어울려 규모를 키우며 원스톱 지식재산서비스가 가능하도록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식재산서비스 산업 발전에 좋은 토양 속에서 우리가 준비한 계획들로 매뉴얼화해 지식재산서비스 산업을 육성시키고 지역의 대학과 협력해 인력을 양성하며 대전을 세계적인 지식재산 허브도시로 도약시키고 싶다"고 덧붙였다.

해외와의 연계도 언급했다. 유 센터장은 "대전의 특허사무소에서 일본에 다수의 특허를 출원하고 있으나 일본에서 국내에 특허를 낼 경우 대전에서 소화하는 양은 거의 없다"면서 "일본 지역 협의회와 네트워크를 강화해 일본 지식재산서비스 산업이 대전기업을 많이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사업 2차년도에는 중국과 연계 방안을 마련하고 3차년도에는 미국 등 진출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다. 지식재산서비스 산업을 본격 육성하는 사업 자체가 국내에서는 처음이기 때문에 위험이 따를 수 있다. 또 자칫 수도권 지식재산서비스 기업들과 위화감이 조성될 수 있는 부분이다.  

유 센터장은 "이 사업은 리스크가 있겠지만 미래 먹거리 창출로 가치가 있는 사업이다. 이 분야 산업의 매뉴얼을 만들어 보겠다"면서 "지식재산서비스 컨퍼런스가 대전에서 열린적이 없다. 행사를 통한 지역경제 파급효과도 이끌고 다른 지역의 기업들이 대전에 오도록 하고 싶다"고 계획을 조심스럽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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