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칠 지음

왜 상대론과 양자역학과 전자기학인가?
전하가 움직이면 세상은 어떻게 복잡다단해지는가?
우리가 빛의 속도로 달린다면 시공간은 어떻게 달라지는가?
불확실한 양자세계는 어떻게 예측 가능한 우주가 되었는가?

 

상대론과 양자물리에, 전자기학을 더해서 강의를 구성했다. 상대론과 양자물리는 신이 인간에게 허락하지 않은 영역을 알아낸 지성의 승리라는 공통적 특징이 있다.

우리는 양자물리를 알기는 하지만 이해하지는 못한다. 이것은 마치 흑백밖에 볼 수 없는 동물이 색이 보이는 세상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아는 것과 같다. 그 동물이 머리가 좋으면 색을 볼 수 있을 때 벌어질 일을 예측할 수 있으나 그래도 죽을 때까지 결코 색이라는 개념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이해할 수가 없으니 물론 듣기에 뻑뻑하다.

그러나 만일 우리가 다윈의 시대에 살고 있다면, 진화론이 우리의 의식구조로 얼른 이해되지 않는다고 해서 이를 외면하며 모르고 살다 죽고 싶을까?

수많은 물리 천재들이 30년간 토의하며 완성한 학문이 몇 시간의 독서로 이해되지 않는다고 투덜댈 수는 없을 것이다. 천천히 읽고 생각하며 하나씩 깨닫는 기쁨을 즐긴다면 그야말로 진정한 물리학자라 하겠다. ('머리말' 중에서)

20여 년 전, 정재승 KAIST 교수에게 물리학의 참맛을 느끼게 해준 이순칠  KAIST  교수의 물리학 강연이 대중 과학도서 [보이지 않는 것들의 물리학](상상초월 석학강연 시리즈 02)으로 엮여 출간되었다.

이순칠 교수는 2001년 핵자기공명을 이용한 3비트 규모의 병렬처리 양자컴퓨터 개발에 성공하여 학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는 국내 양자컴퓨터 과학의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물리학자다.

이순칠 교수의 [보이지 않는 것들의 물리학]은 저자가 청소년을 대상으로 진행한 세 번의 물리학 강연을 다시 글로 풀어쓴 책이다. 전기와 자기, 힘과 에너지, 시간과 공간, 입자와 양자 등과 같이 보이지 않지만 지금의 우리와 137억 년의 우주를 가능하게 하는 본질적인 현상에 초점을 맞춰, 단편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전자기학, 상대론, 양자역학의 원리를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것이 특징이다.

책의 뒷부분에는 정재승 KAIST 교수(바이오및뇌공학과)와의 대담 '물리학자와 함께하는 상상초월 토크 콘서트'이 실렸는데, 물리학적 사고의 합리성과 유연성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어떤 도움이 되는지, 물리학자로서의 삶은 어떠한지, 물리학과 관련 진로는 어떻게 나아가는지, 한국 과학 교육의 문제점은 무엇인지에 대한 이순칠 교수의 진솔하고 유쾌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또한 정재승 교수가 이순칠 교수에게 들었던 강의 경험을 왜 대중과 공유하고 싶은지에 대한 고백도 들을 수 있다. 상상초월 석학강연 시리즈는 12명의 국내 최고의 석학들이 각각 핵심적인 개념 3가지를 선택해 쉬우면서도 깊이 있게 다루는 과학 명강 시리즈로,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바이오및뇌공학과)가 기획자로 참여했으며, 이 책 [보이지 않는 것들의 물리학]은 상상초월 석학강연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이다.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와 우주를 가능케 한 강력한 것들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눈에 보이는 거시계의 복잡성과 무작위함과 불확실성은 보이지 않는 세계에서 일어나는 전하의 움직임, 입자와 에너지의 교환, 파동과 양자의 중첩 등이 만들어낸 결과이다.

저자는 아무리 배워도 이해할 수 없는 전자기학, 상대론, 양자역학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자 이 책에서 전자기학, 상대론, 양자역학의 원리를 기발한 사고실험과 색다른 접근법으로 핵심만 집약적으로 소개한다.

보라색밖에 볼 수 없는 인간은, 보라색이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나뉘고 쪼개지는 세계와 보라색 치마를 입은 여인이 그려진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작품 전체를 이해할 수는 없다.

우리는 양자역학을 알 수 있지만, 이해하지는 못한다. 이해할 수 없으니 뻑뻑하지만, 이 책을 통해 하나씩 깨닫는 기쁨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양자세계에서는 입자성과 파동성이 동시에 나타나고, 고양이가 죽은 상태와 살아 있는 상태가 반반씩 섞여 있는 등 기묘한 일들이 벌어진다.

이 책에서는 이런 불가사의한 원리를 현실에서 최초로 공학적으로 구현한 양자컴퓨터의 기초까지 살펴본다. 어떤 것도 빛보다 빠를 수 없다. 하늘을 올려다보면 텅 비어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 에너지와 장으로 가득 차 있다. 보이지 않지만, 우주 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는 입자와 힘은 빛의 속도에 가깝게 움직이고 전달된다.

빛의 속도로 달리는 아인슈타인의 상대론 우주는 공간이 휘어지고 시간이 팽창하는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상대론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이며, E=mc2 공식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를 알아본다.

전기와 자기는 별개의 현상이 아니다. 자기장은 전기장의 상대론적 효과로 생겨난다. 전기와 자기에 관하여 쿨롱, 앙페르, 패러데이 등 선대 학자들이 해왔던 연구를 맥스웰이 상대론적 관점에서 통합하고 체계화하여 전자기학을 완성했다.

전하의 흐름에서 비롯되는 전자기는 우리 인생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리라고 할 수 있다. 모든 물질의 결합과 반응도 전하의 흐름에 기반하며, 생물은 이러한 화학작용에 의해 신진대사가 이루어진다. 심지어 슬픔이나 기쁨을 느끼는 감정조차도 전자기에 의해 조절된다.

<출처: 인터파크 도서, 출판사: 해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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