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관심·인정 적극 필요"…"연구자 한목소리 모으자"
출연연 新환경 조성…"연구자 환골탈태 위해 주체적으로 움직여야"
과학기술연우연합회, 지난 24일 UST서 고경력과학기술인 정책토론회 개최

과학기술연우연합회는 지난 24일 UST서 고경력과학기술인, 현직연구자, 대전시민 등을 초청해 '출연연 역할재정립과 혁신방안'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박성민 기자>
과학기술연우연합회는 지난 24일 UST서 고경력과학기술인, 현직연구자, 대전시민 등을 초청해 '출연연 역할재정립과 혁신방안'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박성민 기자>

"과학계 R&D가 바닥에 이르렀고 이제 바닥에서 박차고 올라가는 도약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과학계의 문제점과 고충을 밝혀 방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국가와 국민은 과학계에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국가와 국민을 설득시켜 출연연의 개선을 이뤄나가야 합니다. 과학자들이 한목소리로 의견을 모아야 할 시점입니다."(이정순 과학기술연우연합회 수석부회장)

과학기술연우연합회(회장 채영복)는 현직연구자, 고경력과학기술인, 대전시민 등 80여 명을 초청해 지난 24일 오후 4시 UST(총장 이은우) 사이언스홀에서 '출연연의 역할재정립과 혁신방안'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정책토론회는 과학계가 침체기임을 과학기술인이 자각하고, 주체적으로 국가와 국민의 관심얻어 출연연의 개선을 이루기 위한 방향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이뿐만 아니라 고경력과학기술인 입장에서 출연연에 대한 역할 재정립과 혁신방안을 논하는 자리도 준비됐다.

◆과학기술의 본질은 '수월성'…"국민의 관심과 인정이 관건"

민철구 박사가 과학기술의 본질인 '수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성민 기자>
민철구 박사가 과학기술의 본질인 '수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성민 기자>
"과학기술의 본질은 혁신과 수월성입니다. 즉 혁신은 '과정'이며 수월성은 '결과'입니다. 우리는 우수한 결과를 내서 국민들로부터 관심과 인정을 받아야 합니다."(민철구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박사)

출연연의 미래좌표를 그리기 위한 출발점은 수월성 확보다. 즉 우수한 성과를 만들기 위해 연구성과 한가지에도 목숨을 걸어야 한다는 것. 이러한 성과는 수월성을 지속가능하게 만들고, 이어 인재 확보까지 이어진다는 것이 민 박사의 주장이다.

수월성 확보의 방법을 설명하며 민 박사는 "우수 인재를 확보해 최고의 성과를 창출하고 국민적 지원을 획득한 후, 다시 수월성 인재를 확보하는 등의 선순환 사이클이 구축돼야 수월성이 확보된다"며 "무엇보다도 국민의 관심과 인정을 받아야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출연연의 우수한 인재가 우수한 성과를 국민으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는 환경이 부족했다는 것이 민 박사의 설명이다. 그는 "국민이 인정하고 관심받을 수 있는 환경조성에 대해 요구할 것이 아닌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 가야 할 시점이다"고 말했다.

◆과학계 새로운 변화 기대…"출연연 연구자 환골탈태 위한 개인 노력 필요"

주제발제에 이어 자유토론이 이어졌다. 박방주 가천대학교 교수는 "정부 R&D 혁신방안이 출연연의 불합리한 문제점을 잘 파악했다"며 "용두사미로 변질되지 않고 제대로 추진한다면 과학계에 엄청난 변화가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 교수는 "정책과 혁신 방안들이 추진되면, 연구자 스스로가 변화해 새로운 출연연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며 "출연연 내부에서도 스스로 환골탈태할 수 있는 개인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출연연 연구문화 변화의 필요성을 설명하며 한 참가자는 "과학계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없으므로 관료가 과학계를 통제하고 있다. 즉 과학계 전문가가 과학계에 개입하지 못하는 상황이다"라며 "국민이 과학계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문화들이 제대로 형성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가에서 출연연의 연구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적 제도 마련을 강조하며 김병석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전 부원장은 "연구 실무를 담당하면 예산 확보부터 성과 마무리까지 행정 부분에 수많은 손이 간다"며 "이뿐만 아니라 각종 감사가 수없이 많아 연구에 집중할 수 없는 체계이다"라고 실무 연구 환경을 조명했다.

이어 그는 "연구원들이 세계적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10년~20년 정도의 장기적 대형 연구가 필요하다"며 "지금은 장기연구에 집중할 수 없는 문화이므로 대부분의 연구원이 '돈이 되는 연구'를 지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영호 KISTI 부원장은 "출연연 경영자가 구조적으로 불안한 상태"라며 "열정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국가로부터 출연연에 대한 관점과 철학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성욱 대전광역시개발위원회장은 "변화하는 과학기술 환경에 대처하고 출연연의 역할을 분석하며 향후 30년을 내다봐야 한다"며 "지역경제와 과학기술의 성장동력이 출연연에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정순 수석부회장은 "이번 토론회는 출연연의 문제를 대전 시민과 같이 풀어나갈 수 있는 뜻깊은 소통의 장이다"며 "과학계의 도약을 위해 스스로가 그 변화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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