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제3회 과학기술정책연구회' 개최…예산효율화, 융합연구활성화 등 논의
협의내용 연구회 등에 정책 제언 예정

"R&D 정책에 대해 출연연 자체의 반성과 혁신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번에 논의된 내용들을 보고서 형태로 제작해 연구회 등에 제언할 예정입니다. 출연연이 주체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함께 협력해 나갔으면 합니다."

대덕의 과학기술정책 전문가들이 모여 출연연 효율화 방안을 위한 방안 모색과 정책 발굴 협의를 위해 논의하는 논의하는 자리가 열렸다. 

과학기술정책연구회(회장 고영주)는 약 20여명의 과학기술 정책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24일 오전 7시 인터시티호텔에서 '제3회 과학기술 정책연구회'를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출연연 R&D 예산제도 효율화 방안(고영주 한국화학연구원 본부장) ▲R&D 최적화방안(김소영 KAIST 교수) ▲국가 R&D 혁신 실행계획(안오성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실장) ▲출연연 간 융합연구내실화 및 활성화 방안(함진호 ETRI 책임연구원)의 주제 발제에 이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발제자들 "R&D 예산 효율화, 융합연구 활성화, R&D 양적·질적 평가 등 노력해야" 의견 제시

고영주 본부장은 "R&D 예산이 정체기에 접어든 가운데 원천기술개발, 중소기업 밀착 지원 등 해야 할 업무는 증가하고 있다"면서 "기존에 투입되는 예산을 어떻게 효율적 쓸 것인지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고영주 본부장은 "기초, 공공, 산업기술연구회 체제하에서 각각 다르게 운영되던 체제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체제로 통합된 이래 다시 R&D 혁신방안 발표를 통해 다시 기술별 체제가 강조되면서 정책 일관성, 효과성, 발전방향에 대해 혼선이 있는 상황"이라면서 "출연금의 배분과 집행 효율화를 정책적 방향과 합리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영주 본부장은 "정부 R&D 혁신방안에서 공공, 기초, 민간수탁 연구기관으로 분류하면서 민간수탁의 비중을 활성화하려는데 자율성과 책임성이 모두 없어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부가 정책과 제도를 통해 출연연 혁신을 추동할 수 있지만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는 것은 출연연 내부의 혁신의지와 조직문화의 자발적 변화"라면서 "출연연 변화와 혁신을 정부 관계자가 볼 수 있어야 하며, 혁신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소영 KAIST 교수는 "예산, 인력, 인프라 등 대부분 R&D 관련 정책 결정이나 선택에서 고려해야 할 요인들 간에 상충관계(trade-off)가 있기 때문에 최적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소영 교수는 "국가 R&D 투입대비 성과를 가지고 비판이 많은데, 투입 위주 R&D 체제에 대한 근본적 재고가 필요하다"면서 "양적·질적 평가 체계가 미흡한 상화인데 전문가 풀 확보와 자율성, 권한이 부여 등을 통해 전문성과 공정성이 모두 있는 평가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함진호 ETRI 박사는 "정부에서는 산업기술연구회와 기초기술연구회를 통합하는 등 융합연구활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가운데 융합연구단의 예산, 인력 구성등 실질적 어려움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함진호 박사는 ▲융합연구를 위한 변도 재원 마련 ▲우수 연구자를 융합연구에 참여하기 위한 인센티브 제공(연구비 마일리지제도) ▲전자적 협업환경 구축과 융통성있는 장소 운영과 소통을 제언했다.

안오성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실장은 ▲정부·민간/산·학·연간 중복 해소 ▲출연연 혁신 ▲출연연·대학의 중소기업 연구소화 ▲R&D기획·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종합 의견과 개선점을 제언했다. 

◆참석자들 "진정한 자립적 연구환경 조성 위해 적극 협력해야"

각 분야별 발제자의 제언이 끝난 후, 토론 시간이 이어졌다.

천문연 홍정유 박사는 "정권이 변하면서 출연연의 미션이 계속 변화되어 왔는데 모든 것이 출연연의 잘못이라고만 지적하는 것이 아쉽다"면서 "혁신성, 성장성을 담보할 수 없는 환경으로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PBS 시행 이전으로 돌아가 인건비를 별도로 집행하는 정책이 안정성 확보를 위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송충한 IBS 정책기획본부장은 "시스템에 변화를 주는 방향으로 집중해야 한다. 특히 인건비의 경우 66년 KIST 부터 시작해서 100% 인건비와 PBS로 변화되어 왔는데 각 출연연의 성격과 문제를 고려하고, 출연연의 정체성을 어떻게 만들어 갈지 큰 틀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현창희 ETRI 사업화 본부장은 "중소기업 R&D 지원사업도 일각에서는 자립적 연구환경 조성에 오히려 저해된다고 주장하는 의견도 받고 있어 단순히 자금적 방향으로 접근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또한, 융합연구단 운영에서 획일화되어 있는 평가제도와 운영도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현창희 본부장은 "결국에는 신뢰의 문제인데 정부와 연구현장이 서로를 신뢰하지 않는 문화여서 안타깝다"면서 "제언한 내용들을 잘 다듬어서 활용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박성종 KISTI 연구원은 "연구소 기업 창업시 벤처 특별법에 많이 위반되는 사례를 봤다"면서 "고용, 인센티브 등 법적 문제를 함께 다뤘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준기 대전광역시 학예실장은 "문화진흥기금이 곧 바닥날 예정이기 때문에 문화예술계에서도 위기의식을 갖고, 민간 차원에서 논의를 시작하고 있다. 과학계 현안도 함께 체감할 수 있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한편, 과학기술정책연구회는 출연연 연구개발효율화와 과학도시 대전의 발전방향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지난해 12월말 처음 개최됐으며, 올해 1월 대전시립미술관에서 과학과 예술의 융합을 논의한데 이어 출연연 R&D 정책연구회를 구성하고 회장으로 고영주 화학연 대외협력본부장과 부회장으로 함진호 ETRI 책임연구원을 추대한 바 있다.

제3회 과학기술정책연구회 참석자들의 모습. <사진=강민구 기자>
제3회 과학기술정책연구회 참석자들의 모습. <사진=강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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