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사진: 박용기/ UST 교무처장,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전문연구원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외손녀는 이제 4번째의 여름을 맞이하였다. 지난 해 여름에 비해  많이 커서 제법 어른스러운 생각과 말로 우리를 자주 놀라게 하는 이 아이의 6월을 스케치 해본다.

얼마 전 아내가 생일을 맞았다. 외손녀는 할머니에게 생일 선물로 꽃을 사주겠다고 자신의 돼지 저금통을 열어 달라고 했다. 할머니는 장미 한 송이 정도를 살 수 있는 500백원 짜리 동전 6개를 꺼내었더니 외손녀는 더 가져가자고 졸라 10개를 자신의 작은 가방에 넣어 메고 할머니와 함께 동네 꽃집에 갔다. 아내가 고른 꽃은 '알스트로메리아'라는 꽃이었다. 줄기 하나에 꽃이 몇 송이가 달리는 예쁜 꽃이다. 할머니 생일 선물이라는 말과 함께 작은 가방에서 500원짜리 동전을 꺼내주는 아이가 귀여워 꽃집 주인도 "어쩌면 이런 생각을 하였니?"하며 빨간 하트에 'I love you'라고 씌인 작은 장식용 화분꽂이를 선물로 주었다.

외손녀의 생일 선물. 외손녀는 할머니에게 생일 선물로 꽃을 사주겠다고 돼지 저금통을 열어 달라고 했다. 500백원 짜리 동전 10개를 자신의 작은 가방에 넣어 메고 할머니와 함께 동네 꽃집에 갔다. 아내가 고른 꽃은 ‘알스트로메리아’라는 꽃이었다. Pentax K-3, smc PENTAX-D FA 100mm F2.8 MACRO, 1/400 s, F/3.2, ISO 100
외손녀의 생일 선물. 외손녀는 할머니에게 생일 선물로 꽃을 사주겠다고 돼지 저금통을 열어 달라고 했다. 500백원 짜리 동전 10개를 자신의 작은 가방에 넣어 메고 할머니와 함께 동네 꽃집에 갔다. 아내가 고른 꽃은 ‘알스트로메리아’라는 꽃이었다. Pentax K-3, smc PENTAX-D FA 100mm F2.8 MACRO, 1/400 s, F/3.2, ISO 100

알스트로메리아는 '배려', '새로운 만남', '우정'이란 꽃말을 가지고 있으며 남미가 원산인 꽃이다. 18세기 남미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스웨덴 선교사가 귀국할 때 가지고 들어가 유럽지역에 전파했다고 하는데, '알스트로메리아'라는 꽃이름은 바로 그의 이름인 '알스트로머 (Alstromer)'를 따서 붙인 이름이다. 화병에 꽂아두었는데 거의 2주일 가까이 시들지 않아 외손녀의 생일선물은 오랫동안 할머니를 기쁘게 하였다.

요즈음 메르스 때문에 온 나라가 불안 속에서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외손녀가 다니는 어린이집도 지난 주 거의 일주일을 휴원하여 외손녀는 하루 종일 할머니와 집에서만 지내야 했다. 힘들어하는 할머니와는 반대로 어린이집을 가지 않고 하루 종일 할머니와 지낼 수 있는 외손녀는 즐거워하였다. 이번 주 월요일부터는 다시 어린이집에 가야한다는 말에 "나 메르스 걸리기 싫어. 메르스 끝날 때까지 어린이집에 안 갈래"라고 말하며 버티는 외손녀가 어찌나 귀엽던지 모른다. 이 아이한테까지 메르스는 심각한 걱정거리가 되어 있었다.

강아지풀. 봄에는 노란 민들레를 꺽어 꽃다발을 만들거나 하얀 씨방울에 달려 있는 민들레 갓씨 날리기를 좋아하던 외손녀는, 여름이 되니 할머니와 산책을 하면서 강아지풀을 뽑는 일에 열중이다. Pentax K-5, smc PENTAX-D FA 100mm F2.8 MACRO, 1/400 s, F/3.2, ISO 80
강아지풀. 봄에는 노란 민들레를 꺽어 꽃다발을 만들거나 하얀 씨방울에 달려 있는 민들레 갓씨 날리기를 좋아하던 외손녀는, 여름이 되니 할머니와 산책을 하면서 강아지풀을 뽑는 일에 열중이다. Pentax K-5, smc PENTAX-D FA 100mm F2.8 MACRO, 1/400 s, F/3.2, ISO 80

봄에는 노란 민들레를 꺽어 꽃다발을 만들거나 하얀 씨방울에 달려 있는 민들레 갓씨 날리기를 좋아하던 외손녀는, 여름이 되니 할머니와 산책을 하면서 강아지풀을 뽑는 일에 열중이다. 가끔은 개망초 같은 들꽃도 함께 꺽어오곤 하지만 어느날 개망초 꽃대에 진딧물이 붙어 있는 것을 보더니 기겁을 한 후 요즈음엔 강아지풀 수집에만 매진하고 있다.

얼마 전 외손녀는 그동안 타던 세발 자전거 시대를 청산하고 보조바퀴가 달린 좀 큰 분홍색 자전거를 새로 영입하였다. 자전거의 컨셉에 맞게 분홍색 핼멧, 팔꿈치 및 무릎 보호대 등의 장비도 갖추었다. 그런데 아직 정작 패달을 밟는 방법을 터득하지는 못하여 누군가가 뒤에서 밀어주어야만 가는 왕초보 운전자이다.

자전거보다 열매. 얼마 전 외손녀는 그동안 타던 세발 자전거 시대를 청산하고 보조바퀴가 달린 좀 큰 분홍색 자전거를 새로 영입하였다. 자전거의 컨셉에 맞게 분홍색 핼멧, 팔꿈치 및 무릎 보호대 등의 장비도 갖추었다. 하지만 자전거는 버려두고 측백나무로 달려가 측백나무 열매를 따고 노는 일에 정신을 팔고 있었다. 자전거 타기 보다는 나무와 풀을 더 좋아하는 외손녀가 싱그러운 풀꽃처럼 맑아 보였다.Pentax K-3,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1/200 s, F/3.5, ISO 100
자전거보다 열매. 얼마 전 외손녀는 그동안 타던 세발 자전거 시대를 청산하고 보조바퀴가 달린 좀 큰 분홍색 자전거를 새로 영입하였다. 자전거의 컨셉에 맞게 분홍색 핼멧, 팔꿈치 및 무릎 보호대 등의 장비도 갖추었다. 하지만 자전거는 버려두고 측백나무로 달려가 측백나무 열매를 따고 노는 일에 정신을 팔고 있었다. 자전거 타기 보다는 나무와 풀을 더 좋아하는 외손녀가 싱그러운 풀꽃처럼 맑아 보였다.Pentax K-3,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1/200 s, F/3.5, ISO 100

주말에도 자전거를 조금 타더니 재미가 없었는지 자전거를 버려두고 측백나무로 달려가 측백나무 열매를 따고 노는 일에 정신을 팔고 있었다. 자전거 타기 보다는 나무와 풀을 더 좋아하는 외손녀가 싱그러운 풀꽃처럼 맑아 보였다. 

여름의 깊이.이제 뜰보리수 열매가 붉게 익어 여름의 깊이를 더하는 계절이다.Pentax K-3, smc PENTAX-D FA 100mm F2.8 MACRO, 1/400 s, F/3.5, ISO 100
여름의 깊이.이제 뜰보리수 열매가 붉게 익어 여름의 깊이를 더하는 계절이다.Pentax K-3, smc PENTAX-D FA 100mm F2.8 MACRO, 1/400 s, F/3.5, ISO 100

이제 뜰보리수 열매가 붉게 익어 여름의 깊이를 더하는 계절이다. 금계국, 루드베키아가 개망초와 어울려 피어난 풀밭에 나가면 여름의 향기가 가슴 깊이 스며든다. 하루 속히 가뭄과 메르스의 걱정을 씻어 줄 단비가 흡족히 내렸으면 좋겠다. 그래서 풀꽃과 강아지풀을 사랑하고 바람과 비를 좋아하는 외손녀의 여름이 할머니와 함께 더욱 행복하였으면 좋겠다.  

6월의 풀밭.금계국, 루드베키아가 개망초와 어울려 피어난 풀밭에 나가면 여름의 향기가 가슴 깊이 스며든다.Pentax K-3, smc PENTAX-D FA 100mm F2.8 MACRO, 1/640 s, F/3.5, ISO 100
6월의 풀밭.금계국, 루드베키아가 개망초와 어울려 피어난 풀밭에 나가면 여름의 향기가 가슴 깊이 스며든다.Pentax K-3, smc PENTAX-D FA 100mm F2.8 MACRO, 1/640 s, F/3.5, ISO 100


풀꽃  /이성선 
 
맑은 마음을 풀꽃에 기대면
향기가 트여 올 것 같아
외로운 생각을 그대에게 기대면
이슬이 엉킬 것 같아
마주 앉아 그냥 바라만 본다.
눈 맑은 사람아
마음 맑은 사람아
여기 풀꽃밭에 앉아
한나절이라도 아무 말 말고
풀꽃을 들여다 보자.
우리 사랑스런 땅의 숨소릴 듣고
애인같이 작고 부드러운
저 풀꽃의 얼굴 표정
고운 눈시울을 들여다 보자.
우리 가슴을 저 영혼의 눈썹에
밟히어 보자.
기뻐서 너무 기뻐
눈물이 날 것이네.
풀꽃아
너의 곁에 오랜 맨발로 살련다.
너의 맑은 얼굴에 볼 비비며
바람에 흔들리며
이 들을 지키련다.

풀꽃 – 개망초. 풀꽃과 강아지풀을 사랑하고 바람과 비를 좋아하는 외손녀의 여름이 할머니와 함께 더욱 행복하였으면 좋겠다.Pentax K-5, PENTAX-D FA 100mm F2.8 MACRO, 1/60 s, F/3.5, ISO 80
풀꽃 – 개망초. 풀꽃과 강아지풀을 사랑하고 바람과 비를 좋아하는 외손녀의 여름이 할머니와 함께 더욱 행복하였으면 좋겠다.Pentax K-5, PENTAX-D FA 100mm F2.8 MACRO, 1/60 s, F/3.5, ISO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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