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메르스 관련 올바른 지식 전달로 국민 안심시키기 노력
IT계, 집단지성 이용한 '메로스 확산지도'로 실시간 정보 공유

메르스 확산세가 지속되자 위기에 강한 대한민국 국민들이 나타났다. IMF때 집안의 금을 들고 나온 350만명의 국민, 태안 원유 유출때 휴일에 자원봉사를 나온 120만명의 국민. 그 때 그 국민들이다.

정부 관련부처의 메르스 예방 및 초기 대응 실패로 35명의 확진환자(사망 2명, 3차감염 9명 포함/6월 4일 정오 기준)가 발생했다. 사우디아라비아(1007명)와 아랍에미리트(76명)에 이어 전세계 3위 수준이다.

이러한 상황에도 '대국민 혼란'을 이유로 정부의 정보 통제가 계속되자 국민들이 직접 위기극복을 위해 전면에 나섰다.

메르스, 혹은 바이러스 질환과 관련해 지식이 있는 사람들은 정확한 정보 전달로 국민들을 안심시키고 있으며, IT개발자는 집단지성을 이용해 메르스 관련 병원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 의료계, "바이러스 VS 면역체계는 '창과 방패'…메르스 치료할 수 있다"

먼저 의료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언론을 대신해 창과 방패의 싸움인 바이러스와 면역체계를 설명하고, 겉으로 알려진 치사율 통계의 오류를 정정하고 있다. 노약자 등 면역력이 약하거나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에게 병이 되는 것은 맞지만, 절대 불치병이나 치명적인 병은 아니라는 것.

김영진 군산의료원장은 글을 통해 "병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백신은 없지만 치료법은 있다"며 "메르스에 감염되면 호흡기 질병, 심부전 이상, 소화기 이상을 호소하는데 (우리나라 의료수준에선) 이 모든 증상에 대한 치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메르스 치사율이 높은 것은 노약자에 대한 처우가 그리 좋지 못한 중동에서 퍼졌기 때문"이라며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메르스에 감염되고도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2주 안에 완치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메르스 발생 후 '낙타와의 접촉을 피하라', '3차감염은 없다' 등 현실적이지 못한 안내로 빈축을 샀던 정부를 대신해 의료계에서 SNS 등을 통해 국민들의 공포심을 덜어주고 있다.

◆ IT계, '메르스 확산지도' 제작…"관련 병원을 격리 및 방역 가능한 곳으로 봐달라"

메르스 확산지도 캡쳐본
메르스 확산지도 캡쳐본

IT업계에선 '메르스 확산지도'를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를 개설했다. 관련 병원에 대한 정보를 집단지성을 이용해 공유하는 방식이다. 전면에 전국지도에서 지역별로 병원이 표시되어 있고 해당 지역을 선택하면 오른쪽으로 병원 이름과 주소, 방문시기와 검진결과 등 구체적인 정보가 나열된다. 이메일을 통해 누구나 정보를 제공할 수 있지만 언론 보도 자료나 증빙내용이 있어야 게시되며, 허위사실일 경우 신고장치를 통해 삭제된다. 현재 공개된 병원 수는 14곳으로 3일 보건당국이 메르스 환자가 거쳐 간 것으로 밝힌 병원 수와 일치해 신빙성을 높인다.

신원을 공개하지 않은 관리자는 공지사항을 통해 "병원 정보는 격리 및 방역이 가능한 병원들이므로 해당 병원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 경로를 보시길 부탁드린다"고 언급하며 사용자의 막연한 불안을 경계했다.

◆ 메르스 증상 나타나면?…당황 말고 진료받아야

전문가들의 활약으로 혼란은 잦아들고 있지만, 면역력이 약한 계층에서 메르스는 여전히 두려운 존재다.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초기에 빠르게 대응하는게 필요하다.

메르스 증상은 감기와 유사하다. 38℃ 이상의 발열, 기침, 호흡곤란이나 숨이 가빠지는 등의 호흡기 증상이 있고, 급성 신부전이나 소화계통의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증상이 발현되기 전에는 전염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혹시 메르스 확진 환자와 접촉했거나 의심되면 즉시 진료를 받거나, 대중교통이나 사람 많은 곳을 피하고 미리 주변과의 접촉을 주의하는 것이 좋다.

정부는 신종플루 때와 마찬가지로 메르스 지역거점병원 지정을 검토 중이다. 메르스 지역거점병원이 정해지면 증상이 나타나거나 의심스러울 때 바로 찾아가 진료받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재는 메르스 지역거점병원이 없으므로 일단 신고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메르스 대응 핫 라인(043-719-7777)을 개설해 신고를 받고 있다. 지역 보건행정과와 보건소에서도 신고가 가능하다. 신고하면 진료가 가능한 가까운 병원을 안내해주거나 병원으로 이송해준다.

※ 일반 지역거점공공병원 현황 및 안내 : http://rhs.mw.go.kr/Hospital/HospitalList.do?pageNum=02&subNum=02

<김영진 군산의료원장의 글 전문>

1) 메르스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변종입니다.

2) 코로나 바이러스는 포유류와 조류에 감기를 비롯한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RNA 바이러스입니다.

3) 코로나 바이러스의 변종 중에서 무척 유명한 녀석이 바로 사스입니다.

4) 코로나 바이러스는 변이를 아주 빠르게 합니다.

5) 이런 특징으로 인해서 정확한 백신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6) 당연히 메르스의 백신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7) 여기까지의 사실 때문에 메르스의 공포심이 극대화됩니다.

-백신이 존재하지 않는 바이러스라는 것이 마치 치료약이 없는 불치의 병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8) 백신은 치료약이 아니라 예방약입니다.

9) 메르스도 치료법이 있습니다. 당연히 있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메르스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때 사람의 몸에 나타나는 증상을 치료해주는 치료약과 치료법이 있습니다.(이 부분에 대해서 조금 더 이야기하면 메르스 바이러스를 직접 치료하는 약은 없습니다만, 증상을 치료해서 결국 이겨내도록 하는 약과 치료법이 있다는 겁니다)

10) 메르스에 감염되면 사람은 호흡기 질병(감기), 심부전 이상, 소화기 이상을 호소하는데 모든 증상을 치료가 가능합니다.

11) 메르스의 치사율이 높은 것은 위 증상 중 심부전 이상과 호흡기 질환이 취약환자(노인과 아이)에게 치명적이기 때문이고, 이 질병이 널리 퍼진 곳이 중동이기 때문입니다.(노약자에 대한 처우가 그리 좋지 못한 지역입니다)

12) 한국에서 메르스 환자의 사망이 제법 빨리 발생한 이유는 환자들이 감염된 곳이 병원이었고, 그 환자들이 모두 호흡기가 좋지 못한 취약 환자였기 때문입니다. 즉 다시 말하면 메르스가 트리거(방아쇠)가 된 것이지 꼭 메르스 때문에 죽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13)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메르스에 감염되고도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2주 안에 완치 될 수 있습니다. 참고로 미국에서는 첫 환자가 발생되었고, 10일 만에 완전 치유되어 퇴원했습니다.

14) 다시 말하지만 백신이 없다는 것이지 치료법이 없다는 게 아닙니다.(물론 걸리면 고생은 합니다. 폐렴에 설사에 몸살이 같이 옵니다)

15) 메르스의 예방법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같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예방법은 감기 예방법과 같습니다. 다시 말하면 감기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 조심하는 수준으로 노력하면 걸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일반적인 독감(인플루엔자)보다 전염력이 훨씬 떨어집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계열이 공기 중에서 살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입니다.

16) 손을 자주 씻으세요. 가글 또는 양치를 자주 하세요. 면역력을 높이는 음식을 잘 드시고, 적당한 운동을 하세요.

17) 감기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 하는 노력을 한다면 별 문제 없이 넘기실 수 있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이번에 메르스가 이렇게 사회적인 공포를 일으킬 정도로 커진 것은 다른 거 없습니다. 정부 관련부처의 대응이 미숙했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위험지역에 방문하고 온 환자에 대해서 따로 격리해서 치료했으면 미국처럼 아무 문제없이 해결했을 것을 우왕좌왕하다가 이 꼴 난 겁니다. 초기에 현명하게 판단해서 대처했으면 됐을 걸 말이죠.


'메르스, 냉철한 분석 의연한 대처' 대덕넷이 추구하는 보도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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