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라사와 도쿄대 명예교수 "한국 과학계, 최 장관 묘역 참배 관심 없어 아쉬워"

"학문에 거짓이 없어야 한다. 부귀영화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 시간에 초연한 생활연구인이 되어야 한다. 직위에 연연하지 말고 직책에 충실해야 한다. 아는 것을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모르는 것을 반성해야 한다.(故 최형섭 장관 묘비에 새겨진 '연구자의 덕목')"

"2004년 이후 매년 고인을 기리기 위해 이곳을 찾습니다. 최형섭 장관은 제 인생의 스승입니다."(히라사와 료 도쿄대 명예교수) 

故 송곡 최형섭 장관의 11주기를 맞아 추모 릴레이가 이어졌다. 故 최형섭 장관은 존경받는 과학자로서 1966년 초대 KIST 원장을 역임하면서 1세대 해외유치 과학자 17명을 모으기도 했다. 또한, 그는 1971년부터 약 7년 반동안 최장기 과학기술처 장관을 역임하면서 국가과학기술 발전을 이끌었다.

◆ 일본 과기정책 대부 히라사와 료 명예교수 "최형섭 장관은 인생의 스승…매년 故人 찾는다"

30일 오후에는 히라사와 료 도쿄대 명예교수가 고인을 찾아 추모했다.

히라사와 료 명예교수는 '산업기술종합연구소(AIST)'를 출범시켰으며, 일본 과학기술정책연구소의 총괄정책연구주임과 일본 내각부, 문부과학성 등에서 활동했다. 특히, 일본 과학관련 학회와 과학정책연구 등에 앞장서 왔다.

히라사와 교수는 1980년대 후반 일본 제철소의 경험전파를 원했던 최형섭 장관의 초청으로 처음 그를 만나 친분을 쌓았다. 그는 2004년 고인이 세상을 떠난 후, 매년 이곳을 찾는다.

히라사와 교수는 매년 이곳을 찾아 추모하며, 최 장관을 '인생의 선생'이라고 말할 정도로 신뢰가 깊다. 그는 "지도교수인 무카히보 다카시와 최 장관님이 알던 사이였으며, 한일간 과학기술교류회를 1~10회 각자 전담하면서 가까워질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히라사와 교수는 지난해 10주년 때와는 달리 조촐한 묘역 참배 분위기에 아쉬운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작년 최 장관의 10주기 행사 때는 한국 과학계 인사들이 많이 참배했는데, 이번에는 너무 한산하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토로했다.

◆ 후배 과학자 7~8인 "한국 과학기술계 위기 속에 고인 더 그립다"

29일 오전에는 후배 과학자들이 대전현충원 국가사회공헌자묘역에 안치된 고인을 찾아 머리를 숙였다.

금동화 KIST 전 원장, 이기우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원장, 오영환 KAIST 국방SW설계특화연구센터 소장 등 과학자 7∼8명이 묘지를 찾아 고인의 뜻을 기렸다.

한 과학계 인사는 "국가 발전을 위해 과학기술인들이 공헌을 하고도 미래 과학계의 방향과 신성장동력 창출에 어려움을 겪는 과학기술혁신 위기 속에 고인은 더 그립다"고 소감을 말했다.

30일 대전현충원을 찾아 고인을 기린 히라사와 료 명예교수. <사진=강민구 기자>
30일 대전현충원을 찾아 고인을 기린 히라사와 료 명예교수. <사진=강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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