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사진: 박용기/ UST 교무처장,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전문연구원
며칠 전 페이스북의 내 타임라인에는 아침부터 생일 축하 메시지들이 올라오기 시작하였다. 페이스북이 친절하게도 내 생일을 친구들에게 알려주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사실 그날은 진짜 생일이 아니었고 음력 생일이 호적에 양력처럼 기록되어 있는 날이었다. 그래도 처음에는 친구들에게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사정을 이야기 하고 진짜 생일에도 축하해 달라는 댓글을 달았지만 나중에는 일일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 무조건 고맙다는 인사만 하기로 하였다. 더욱이 늦은 오후에는 함께 일하는 교무처 직원들이 케이크까지 준비하여 깜짝 생일 파티를 마련하기도 하여 그날은 어쩌면 진짜 생일날 보다 더 많은 축하를 받은 날이 되었다.
생일파티는 언제부터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아주 오래 전부터 사람들은 자신이 태어난 날을 특별한 날로 생각하였던 것 같은데, 이 날에는 좋은 영의 도움을 받거나 반대로 나쁜 영에 의해 해침을 당할 수도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가까운 친척이나 친구들이 생일을 맞은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모였다고 하며 이것이 생일 파티로 발전했다고 한다. 생일날 보통 둥근 케이크에 초를 꽂고 파티를 하는 문화도 그리스로부터 유래하였다고 한다. 그리스에서는 매달 달의 여신인 아르테미스의 생일을 축하하였는데, 신전에 보름달을 상징하는 둥근 케이크를 가져갔으며 달빛을 상징하는 촛불을 꽂았다고 한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생일을 맞은 사람들을 장난으로 때리는 소위 '생일빵'이라는 것을 하는데, 서양에서도 비슷한 문화가 있으며, 그 유래 역시 생일을 맞은 사람을 나쁜 영이 해치지 못하게 모여 때리거나 괴롭힘으로써 악령이 물러가게 하기 위한 행위로부터 유래하였다고 한다.
이제 5월이 하순에 접어들었다. 연록의 신록과 함께 5월의 숲을 향기로운 흰 빛으로 밝혀주었던 아까시와 이팝나무꽃도 지고 이제 숲에는 찔레꽃 향기가 가득하다. 다소곳이 고개 숙여 피어난 매발톱꽃도 시간의 흐름을 거스리지 못하고 천천히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본 후 조용히 꽃잎을 떨구며 스러져 간다. 일년을 기다려 피어난 꽃들에게는 이 5월의 날들이 너무도 짧고 아쉬웠을 것 같다는 측은함이 든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그들에게 주어진 할 일을 다 한 후에 억지 부리지 않고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는 아름다운 모습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5월에 생일을 맞는 사람이라면 누가 축하해 주지 않아도 자연이 주는 축하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게되는 축복을 받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차제에 앞으로 내 생일을 이번처럼 정말 5월로 바꾸어 지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5월의 꽃밭에는 장미와 작약과 붓꽃 등이 아름답게 피어나고, 숲에는 찔레꽃과 눈개승마꽃도 하얗게 피어나고 있다. 비록 5월에 태어나지 않은 사람일지라도 계절이 주는 풍성한 자연의 생일 축하를 미리 받아 두는 것은 유쾌한 일일 것이다.
푸른 이야기/ 전봉건
오늘부터 당신의 마음에는
푸른 하늘이 있고
들이 있습니다.
오늘부터 푸른 당신은
무엇이든지 다
가지십시다.
보십시오.
오늘부터 당신의 푸른 마음
하늘에는 종달이
푸른 마음 들에는 꽃
푸른 마음 강에는
물새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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