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 스스로 징비록의 유성룡과 이순신이 되자" 의견 봇물

"정말 이것 저것 묻지 말고 오늘 밤에도 난 치열하게 국민의 먹거리를 위해 연구를 하는가 가슴에 손을 얻고 다시 각성할 때다. 제발 우물속에 개구리가 되지 말고 스티브잡스 전기집이라도 읽고 실천적인 삶을 갖도록 하자.(아이디 과학자)

"국가 R&D 지원 돈이 눈먼 돈이 아니라는 것을 연구원들이 보여줘야 한다. 실적과 성과가 분명한데도 연구원들을 들들 볶는다면 행정공무원들은 국민의 입장에서는 퇴출대상이다."(아이디 환골탈태)

"어벤져스 등의 할리우드 영화에는 주인공, 악당 모두 과학자다. 이런 풍성한 과학문화 속에서 서로 자양분을 주고받으며 진화하고 과학강국이 되는 것이다. 사농공상 관념에 머물러 있는 한국은 개념전환에 속도를 내야 한다."(아이디 꿈돌이)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국의 재도약기를 마련하자는 현장 과학자들의 의견이 봇물을 이뤘다.

본지는 지난날 20일부터 25일까지 '뉴 패러다임 뉴 사이언스'주제의 현장 밀착 취재로  업그레이드 사이언스코리아 기획 시리즈를 시작했다.

설문 조사와 취재를 바탕으로 ▲연구 문화 ▲연구 경영 ▲연구 관계 ▲연구 정신 등 섹션별로 기사가 나가자 과학현장의 반응이 어느때보다 뜨거웠다. SNS에 기사를 공유하고 연구현장의 생생한 댓글을 유도하면서 공감대를 확산시키는 과학자도 적지 않았다.

댓글은 연구현장의 문제와 정부의 정책적인 문제를 비롯해 연구현장의 변화 필요성 등 자성의 목소리와 질책, 앞으로 과학계가 나가야할 방향까지 다양한 의견들로 쏟아졌다.

특히 연구문화 분야 '루저들의 게임판' 한국 과학계, 한국 과학계 최대 리스크는 '무책임' 기사와 연구경영 분야 한국과학계 '마스터플랜 실종' 미래 이끌 연구 없다, 피자 못먹는 과학자?…'행정피로' 시달리는 과학계, '테크니션 몰락' 한국 과학계…"기술공황 올것" 등의 기사는 구체적인 사례와 제안이 올라오며 연구현장의 답답한 소통창구가 되기도 했다.

◆ 원인 분석과 자성의 목소리 다수 "우물안 개구리되면 안돼"

"우물 속 개구리는 그안에서 보이는 세상이 전부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개구리가 들어있는 우물이 사실은 끓고 있는 냄비인데 개구리는 모른다. 하지만 외부에서는 다 알고 있다. 개구리는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자신이 아는 현실이 진리라고 믿다가 죽어간다."(아이디 연구원)

"국민 세금 만만히 볼 때 아니다. 박사연구원이라고 평생 연구비 줘야할때는 지났다. 성과 못내고 게으른 사람일수록 핑계만 댄다. 세금을 내는 시민의 입장에서 한번쯤 출연연을 봐야한다고 제안했다."(아이디 지나친 자율)

원인 분석과 자성의 목소리는 네개의 섹션별 기사에 고루 담겼다.

아이디 람타 독자는 "과학계가 공무원처럼 되어 있는 모양새로 보인다. 과학계를 포함한 교수, 국가 공무원들의 진정한 각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과학계가 정치인들처럼 지탄의 대상이 아니라 존경의 대상이 되길 기대한다"고 의견을 표시했다.

출연연의 명확한 정체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아이디 'Winner' 독자는 "출연연이 시작된 70년대 연구환경 생태계로 현재 어떻게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가"라며 출연연의 존재이유를 제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이디 '보신주의' 독자는 한국 과학계 최대 리스크는 '무책임' 기사를 통해 "비정규직이 과제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을 지는 상황"이라면서 "과제 계획서부터 성과내기, 결과보고서까지 죄다 비정규직이 쓰는데 과제에 선정이 안되면 인건비 부족문제로 그만둬야 하는 시스템"이라고 과학자들의 보신주의 행태를 지적했다.

'솔직해집시다'의 아이디 독자는 반응 기사 댓글을 통해 출연연의 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출연연에서 국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지는 예산을 정치적으로 나눠먹기하는 사람들도 어진간히 봤다"면서 "과제비 쓰기 힘들다고 징징대지만 출연연처럼 예산을 마구 쓰는 곳도 없다"고 꼬집었다.

PBS 제도가 시작되면서 출연연의 연구자와 지원인력간의 협력이 더욱 사라졌다는 주장도 나왔다. 아이디 연구자2 독자는 "PBS 때문에 자기 인건비의 일부 또는 전부를 과제수주를 통해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연구자와 기술직 간의 협력도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아이디 shamiel 독자는 현재 출연연의 연구자와 지원인력의 협력부재를 연구자들의 잘못된 인식이라고 질책했다. 그는 "실제로 박사들이 기술원 분들을 하대하는 일은 다반사"라면서 "어떤 팀은 같이 밥도 안 먹는다. 겸상조차 못할 정도로 기술원들을 낮게 보는데 누가 하고 싶어 할까"라고 개탄스러워했다.

◆ 정책 문제도 지적 "정부의 관료화 고착 더이상 안된다"

"연구원을 믿지 못한다면 연구비를 주지마라. 하지만 어차피 줄 연구비라면, 전권을 맡겨야 한다. 그 대신 결과에 대한 평가는 확실하게 하면 된다. 지금처럼 전문성도 없는 평가위원 앞에서 개념부터 설명해야 하는 상황에 무슨 최고 기술을 평가할 수 있을까?" (아이디 어디까지)

"전체를 보고 아우를 수 있는 과학자도 거의 없다. 특수 분야만 아는 전문가만 득실득실하다. 논문이 만능인 시대를 지나 특허의 시대가 오더니 이제는 다 필요없고 스마트 특허 만들라고 하며 힘들게 등록한 특허들을 없애라고 한다. 언제나 한 방향으로 치우치는 막가파 정책이 큰 문제다."(아이디 옛날 과학자)

정부의 과학기술 정책이 정권 바뀔때마다 달라지며 연구 현장을 옭죄는 문제에 대한 지적도 빠지지 않았다.

'편견인가요? 아님 각본에 의한 건가요?' 독자는 정부의 지나친 간섭과 불분명한 창조경제에 대한 비판이 필요하다며 "기업이 해야할 일을 출연연에 요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아이고' 아이디 독자는 "정부정책이 성과에 달려 있어서 성공 못하면 큰일이기 때문에 도전적인 연구를 못한다"면서 "연구원 대우도 잘 안해주고 정치를 해야하니 능력있는 연구원들이 학교, 기업연구소, 외국으로 빠져나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 대안 제시도 봇물 "각자가 유성룡과 이순신이 되자"

"30년 넘게 출연연에서 근무해 온 연구원으로 책임과 안타까움을 느낀다. 대안을 만들어 하나 하나 해결해 가는 방향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아이디 잘해봅시다)

"비전과 목표가 분명하고 개인에게 조직전체로 분위기가 확산되어져 과학기술로 다시한번 대한민국을 이끌 때가 지금이다. 우리도 할 수 있고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아이디 분명히 하세요>

희망의 목소리도 다수였다. 잘해봅시다 아이디의 독자는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역사 드라마 징비록을 예로 들며 "우리 각자가 유성룡과 이순신이라는 심정으로 노력하면 안될 것도 없다"고 제안했다.

아이디에 메시지를 담은 '분명히 하세요' 독자는 지금이 목표와 비전을 분명히 해서 과학기술로 다시한번 대한민국을 이끌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이디 꿈돌이 독자는 지난해 인기리에 상영된 인터스텔라 영화를 예로 들며 국민들의 과학에 대한 관심을 높이자고 제안했다. 그는 "영화 속 주인공도 과학자고 악당도 과학자다. 이처럼 풍성한 과학문화 속에서 서로 자양분을 주고 받으며 진화하게 된다"고 말하면서 "과학계에서도 정치에 입문하는 과학자가 많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sdf 독자는 '과학책을 읽는 사람들' 모임을 언급하며 국민들 사이에 과학문화가 확산되고 있음을 피력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자생적으로 과학책을 읽는 모임이 생겼다는 것은 대중의 관심은 이미 과학분야에 쏠리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적절하게 과학계와 정부, 지자체의 노력만 더해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고 역설했다.

그런 가운데 대덕넷은 업그레이드 사이언스코리아 1부 한국 과학계의 현실 기획 시리즈에 이어 2부에서는 미국과 유럽, 일본 등 과학강국들의 연구현장을 찾아 선진국들의 연구문화와 시스템 취재를 통해 한국 과학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모색해 볼 예정이다. 보도는 6월 중순 이후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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