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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 꺼지지 않는 연구소' 책 한 권 읽었을 뿐인데

[업그레이드 - 연구정신②]故 최형섭 장관 회고록 읽은 KAIST 학생들 변화 관측
"과학계 발전상, 선배과학자 업적 보며 연구자세·사명감 정립"

#사례 1. A 학생은 KAIST의 존재 이유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며 깊은 고민에 빠져있다. KAIST는 어떤 곳이며, 어떤 정신으로 세워졌고, 그렇다면 지금의 나와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다. '불이 꺼지지 않는 연구소'라는 책은 A 학생에게 과학자다운 모습에 대한 성찰을 하게 만들었다. A 학생은 연구할 것도 많지만 아직도 진정한 과학자가 되기 위해 생각해야 할 것들이 참 많다고 말한다.

#사례 2. 책을 읽고 난 KAIST의 L 학생은 국가 발전을 이룩할 수 있도록 과학계의 기본 토양이 필요하고 길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국가의 방향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 위해 나름의 연구자세를 정립해야 한다는 가치관을 세우게 됐다.

#사례 3. 이공계에 대한 지원이 부실함을 느껴온 Y 학생은 자신의 진로를 편안하고 쉽게 돈 벌 수 있는 길을 택하려 했다. 하지만 불이 꺼지지 않는 연구소라는 책을 읽고 마음을 180도 바꿨다. 연구에 대한 마음가짐과 자세가 변했다. 돈 탓하지 않고 이공계에 종사하는 우리가 곧 '국가의 미래'라는 사명감으로 학업에 정진하겠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
 
故 최형섭 전 장관 회고록인 '불이 꺼지지 않는 연구소'를 읽고 난 후 KAIST 학생들의 변화들이다. 책을 접한 학생들은 독서 전과 후의 마음가짐이 확실히 달라졌다고 이구동성 말했다.

'불이 꺼지지 않는 연구소'는 과학기술인의 한사람으로서 국가 발전을 위해 혼신을 다한 최 장관의 연구철학, 열정, 국가에 대한 애국심이 그대로 녹여져 나온 자전적 책이다. 척박했던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현장, 이런 상황 속에서도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알리며 연구에 혼신을 다해 온 최 장관과 당시 과학자들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있다.

무엇보다 마지막에 적힌 연구자의 덕목은 최 장관의 삶의 자세와도 그대로 연결되며 후배 과학자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KAIST 학생들은 이 책을 읽기 전까지 한국 과학사와 선배 과학자들의 연구자세, 업적을 확인하기 이전에 과학기술 역사에 대해 단순하게 생각하거나, 과학 철학을 모르고 현실에 불만을 품는 경향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책을 읽고난 후 학생들은 연구 책임감과 과학자로서 기본자세와 사명감을 다시 정립하게 됐다.  그동안 과학기술 발전의 자세한 역사를 모르면서 기술 발전의 편의를 누리는 것에 대해 마음 깊이 반성하기도 했다.

◆ 과학역사에 대한 인식 재정립 기회…"연구 자세와 사명감 얻었다"

故 최형섭 장관의 '불이 꺼지지 않는 연구소"

"연구자들이 열심히 연구하고 국가발전을 이룩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 주고, 길을 제시해 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나 또한 개인의 영달만을 추구하지 말고 우리나라가 어디로 나아가야 할 것인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그 길을 개척해 나가야겠다."(K 학생)

"책을 통해 우리 과학계의 역사를 보니, 대한민국의 미래를 그려볼 수 있었다. KAIST는 장학금을 받으며 학비 걱정 없이, 양질의 교육을 받는다. 우리가 책임감을 갖고 과학계에서 활약하기 위해 우수한 전공 지식 뿐만 아니라 세상에 대한 깊은 안목과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P 학생)

故 최 장관의 회고록을 접한 KAIST 학생들은 '훌륭한 연구는 돈이 많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연구하겠다는 성실한 마음가짐과 자세에서 이룩된다'라는 최 장관의 어록처럼 돈과 환경을 탓하는 것이 아닌, 이공계에 종사하는 우리가 곧 국가의 미래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학업에 정진하겠다는 모습을 보였다.

학생들은 "최 장관은 한국 과학기술 개척자로 국내의 과학정책을 수립하며, 국가 발전을 위한 과학기술 업적과 교육분야에 대한 조언을 실감나게 알 수 있었다"며 "그들의 발전상을 지켜보니 후배 과학자인 우리에게 당부와 메시지가 가슴에 잘 와 닿았다"고 입을 모았다.

 

◆ '왜 연구하는가' 성찰할 수 있는 기회 필요…"과학역사 '선택 과목' 아닌 '필수 과목'으로"

일본의 경우 나가오카란 선각자가 일본의 과학역사를 알려주고, 외국의 우수한 연구자들을 일본 과학자와 연계시켜주며 일본도 서양과 대등한 문명국이라는 사실을 끊임없이 학습과 교육과정을 통해 연구자들에게 알려 왔다.

일본의 과학기술 문화 시스템을 살펴보는 것은 우리의 상황을 이해하는 데에 많은 도움을 준다. 이공계생 각자 분야의 전문적인 연구 지식 뿐만 아니라, 과학사와 과학 철학 교육이 과학 선진국 반열에 오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책 한 권을 읽고 KAIST 학생들의 마음가짐과 자세에 대한 변화가 있었듯, 한국 과학기술계에도 지난 발자취를 되돌아 보며 자신만의 연구 철학을 만들고 사명감을 키우는 시간과 기회 마련이 중요하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많다.

과학고등학교나 KAIST 등 이공계 학교 뿐만 아니라 정부출연연구기관 과학기술자들도 과학사를 비롯한 '왜 연구하는가'를 다시 한 번 되새겨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이와 함께 이공계생과 과학기술자에게 과학사와 과학 철학 등에 대한 토론, 멘토링 등 다양한 프로그램 마련도 원했다.

J 학생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비추어보려면 그동안 지나온 역사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불이 꺼지지 않는 연구소를 비롯한 다른 중요한 과학사 교육들이 '선택 과목'이 아닌 '필수 과목'으로 바뀌는 것이 적극 검토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과학계 한 원로는 "자신의 연구분야에만 집중해 연구하는 것에 앞서 연구자로서 인류에 어떤 기여를 하고, 왜 연구하는지 등에 대한 연구정신을 생각하고 정립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 한국 과학계가 다양한 기회를 통해 서로의 연구정신을 공유할 수 있는 소통의 장도 더 활성화 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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