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사진: 박용기/ UST 교무처장,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전문연구원

얼마 전 페이스북 친구로부터 '페이스북 5 일간의 아트 챌런지 (Facebook 5 Day Art Challenge)' 다음 주자를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자신의 사진을 하루에 3장씩 5일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며 마지막 날에는 2명의 아티스트를 추천하여 릴레이를 확장시켜나가는 이벤트이다. 수락을 하고 어떤 주제로 챌런지를 진행시켜 나갈까를 고민하다 지난 5년간의 4월들을 돌아보면서 매일 사진 속의 한 해씩을 소개하기로 하였다. 여기에서는 15장의 사진을 다 소개할 수 없어 대표적인 사진만을 골라 소개하기로 한다.

2011년 4월

자두꽃, 2011.지난 5년을 돌아보니 봄은 늘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었으며, 사진을 찍는 내 자신 또한 매년 다르기 때문에 같은 대상을 찍은 사진들도 매년 다른 모습으로 표현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Pentax K-5, smc PENTAX-D FA 100mm F2.8 MACRO, 1/1250 s, F/4.5, ISO 160
자두꽃, 2011.지난 5년을 돌아보니 봄은 늘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었으며, 사진을 찍는 내 자신 또한 매년 다르기 때문에 같은 대상을 찍은 사진들도 매년 다른 모습으로 표현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Pentax K-5, smc PENTAX-D FA 100mm F2.8 MACRO, 1/1250 s, F/4.5, ISO 160

사진을 취미로 찍기 시작한 지 꼭 10년이 되는 해였다. 초기에는 기록의 의미로서의 사진을 찍었다면 이제 보다 예술적 가치를 지닌 사진을 찍기 시작한 때였던 것 같다. 내가 일하고 있던 연구소의 거의 같은 공간에서 사진을 주로 찍다보니 아는 사람들은 나에게 항상 같은 꽃을 찍는데 재미 없지 않느냐고 가끔 묻곤 한다. 하지만 지난 5년을 돌아보니 봄은 늘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었으며, 사진을 찍는 내 자신 또한 매년 다르기 때문에 같은 대상을 찍은 사진들도 매년 다른 모습으로 표현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탐스럽게 피어나는 목련, 싱그러움이 느껴지는 하얀 자두꽃, 그리고 가녈지만 연분홍빛의 꽃잎과 미녀의 속순썹처럼 기다란 술이 예쁜 이스라지꽃 사진이 내 눈을 다시 끌었다.

2012년 4월

함께 하는 삶, 2012.그루터기에 이끼와 흰제비꽃을 아름답게 키우며 함께 어우러진 삶을 살아가는 금강 가의 버드나무.Pentax K-5, 50 mm with smc PENTAX-DA* 16-50mm F2.8 ED AL [IF] SDM, 1/160 s, F/4.5, ISO 200
함께 하는 삶, 2012.그루터기에 이끼와 흰제비꽃을 아름답게 키우며 함께 어우러진 삶을 살아가는 금강 가의 버드나무.Pentax K-5, 50 mm with smc PENTAX-DA* 16-50mm F2.8 ED AL [IF] SDM, 1/160 s, F/4.5, ISO 200

2012년 봄은 내가 오랫동안 일해왔던 연구소를 정년퇴직하기 전의 마지막 봄이었다. 4월이면 가득 피어나는 아름다운 벚꽃이 유난히 고왔던 해인 것 같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분홍빛 꽃을 한아름 머리에 장식하고 서 있는 사진 속의 수양벚나무가 아름다웠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꽃들은 꽃눈이 되어 지고 만다. 그래도 그 위에 고운 자태로 떨어져 생을 마감하는 겹벚꽃도 있어 마치 동백처럼 마지막 모습이 곱다. 4월은 연두빛 이파리들이 아름다운 계절이기도 하다. 그루터기에 이끼와 흰제비꽃을 아름답게 키우며 함께 어우러진 삶을 살아가는 금강 가의 버드나무 사진을 다시 소개하고 싶다.

2013년 4월

나를 잊지 마세요, 2013.파란 빛의 물망초(勿忘草)는 '나를 잊지 마세요'(Forget-me-not)라는 꽃말을 가진 독일 원산의 꽃이다. 이 꽃을 가진 사람은 연인에게 버림 받지 않는다는 설화가 있다고 한다.Pentax K-5, smc PENTAX-D FA 100mm F2.8 MACRO, 1/25 s, F/3.5, ISO 100
나를 잊지 마세요, 2013.파란 빛의 물망초(勿忘草)는 '나를 잊지 마세요'(Forget-me-not)라는 꽃말을 가진 독일 원산의 꽃이다. 이 꽃을 가진 사람은 연인에게 버림 받지 않는다는 설화가 있다고 한다.Pentax K-5, smc PENTAX-D FA 100mm F2.8 MACRO, 1/25 s, F/3.5, ISO 100

4월은 다양한 색이 펼쳐지는 계절이다. 그중 물망초의 파란색과 쇠뜨기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생식경의 갈색, 그리고 서부해당화라고도 불리는 할리아나꽃사과의 핑크색을 소개하였다. 여기서는 그중 물망초 사진을 소개하기로 한다. 파란 빛의 물망초(勿忘草)는 '나를 잊지 마세요'(Forget-me-not)라는 꽃말을 가진 독일 원산의 꽃이다. 14세기 앙리 4세가 자신의 문장으로 채택한 꽃으로 이 꽃을 가진 사람은 연인에게 버림 받지 않는다는 설화가 있다고 한다. 독일의 전설에 따르면, 옛날에 도나우강 가운데 있는 섬에서 자라는 이 꽃을 애인에게 꺾어주기 위해 한 청년이 그 섬까지 헤엄을 쳐 갔다. 그런데, 그 청년은 그 꽃을 꺾어 가지고 오다가 급류에 휘말리게 되었는데 가지고 있던 꽃을 애인에게 던져 주고는 '나를 잊지 말라'는 한마디를 남기고 사라졌다고 한다. 그녀는 급류에 휩쓸려 사라진 애인을 생각하면서 일생 동안 그 꽃을 몸에 지니고 살았다고 하며 그래서 꽃말이 '나를 잊지 마세요'가 되었다고 한다

2014년 4월

4월의 혼, 2014.2014년 4월에는 세월호 사고가 일어나 온 나라가 비통해하고 침울한 해였다.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움과 무기력에 가슴 아파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내가 할 수 있던 일은 생존자들의 무사 귀환을 위해 기도하는 것 밖에 없었으며, 아름답고 숭고한 모습의 하늘매발톱 사진을 통해 애도하고 생존자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며 운명을 달리한 사람들의 명복을 빌 뿐이었다. Pentax K-3, smc PENTAX-D FA 100mm F2.8 MACRO, 1/60 s, F/3.5, ISO 100
4월의 혼, 2014.2014년 4월에는 세월호 사고가 일어나 온 나라가 비통해하고 침울한 해였다.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움과 무기력에 가슴 아파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내가 할 수 있던 일은 생존자들의 무사 귀환을 위해 기도하는 것 밖에 없었으며, 아름답고 숭고한 모습의 하늘매발톱 사진을 통해 애도하고 생존자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며 운명을 달리한 사람들의 명복을 빌 뿐이었다. Pentax K-3, smc PENTAX-D FA 100mm F2.8 MACRO, 1/60 s, F/3.5, ISO 100

작년 4월에는 세월호 사고가 일어나 온 나라가 비통해하고 침울한 해였다.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움과 무기력에 가슴 아파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내가 할 수 있던 일은 생존자들의 무사 귀환을 위해 기도하는 것 밖에 없었으며, 아름답고 숭고한 모습의 하늘매발톱 사진을 통해 애도하고 생존자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며 운명을 달리한 사람들의 명복을 빌 뿐이었다. 세 장의 사진에 각기, '사월의 혼', '상처 받은 사람들에게 바침', '하늘에서'와 같은 제목을 붙여 페이스북 내 타임라인에 게시했었다.

2015년 4월

봄바다, 2015.무스카리는 파란색의 아름다운 꽃이다. 특히 무리 지어 피어있는 이 꽃은 사진으로 담기 참 좋은 꽃이다. Pentax K-5, PENTAX-D FA 100mm F2.8 MACRO, 1/500 s, F/3.5, ISO 100
봄바다, 2015.무스카리는 파란색의 아름다운 꽃이다. 특히 무리 지어 피어있는 이 꽃은 사진으로 담기 참 좋은 꽃이다. Pentax K-5, PENTAX-D FA 100mm F2.8 MACRO, 1/500 s, F/3.5, ISO 100

마지막날에는 이번 4월에 사람들에게 많이 사랑받은 내 사진 속의 꽃들 중 튤립과 무스카리 그리고 금낭화의 3가지 꽃을 소개하였다. 그 중 무스카리와 금낭화를 소개하기로 한다. 무스카리는 파란색의 아름다운 꽃이다. 특히 무리 지어 피어있는 이 꽃은 사진으로 담기 참 좋은 꽃이다. 낮은 키 때문에 땅에 엎드려 사진을 찍어야 하기 때문에 삼각대를 사용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아침에 한밭수목원에서 만난 이 꽃 역시 바닥에 바짝 엎드려 찍을 수 밖에 없었다. 마침 세월호 1 주년이 가까이 있어 푸른 빛이 4월의 바다를 생각나게 했고 운명을 달리한 어린 영혼과 살아남은 사람들에 대한 생각이 함께 떠올라 사진의 후처리를 통하여 바다의 느낌이 나도록 하였다. 살아 남은 사람과 하늘에 오른 사람이 모두 꽃과 같이 아름답기를 바라면서….

금낭화 역시 많은 사람들이 사진에 담고 싶어하는 꽃이다. 길게 늘어진 꽃대를 따라 붉은 복주머니가 대롱대롱 매달린 모습이 참 귀엽고 예쁘기 때문이다. 영어 이름(bleeding heart)은 좀 섬뜩하여 우리 이름이 훨씬 친근감이 간다. 이번 4월은 유난히 비가 많았다. 이날도 아침에 제법 비가 내리고 있었다. 연구원 화단에 심겨진 금낭화를 보면서 가장 아름답고 배경 빛이 좋은 방향을 잡았다. 긴 줄기를 배경으로 짧은 줄기에 촛점을 맞추었다. 물론 반대의 경우로도 찍었지만 이 방향이 더 생동감 있게 보였다. 빗속에 길게 목을 빼고 하트 모양의 꽃들을 주렁주렁 달고 있는 앞 줄기의 모습이 뒷 배경으로 아웃포커스 처리된 긴 줄기를 그리워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사랑을 그리며'라는 제목을 붙였다. 

사랑을 그리며, 2015.금낭화 역시 많은 사람들이 사진에 담고 싶어하는 꽃이다. 길게 늘어진 꽃대를 따라 붉은 복주머니가 대롱대롱 매달린 모습이 참 귀엽고 예쁘기 때문이다. 영어 이름(bleeding heart)은 좀 섬뜩하여 우리 이름이 훨씬 친근감이 간다.Pentax K-3, PENTAX-D FA 100mm F2.8 MACRO, 1/50 s, F/3.5, ISO 100
사랑을 그리며, 2015.금낭화 역시 많은 사람들이 사진에 담고 싶어하는 꽃이다. 길게 늘어진 꽃대를 따라 붉은 복주머니가 대롱대롱 매달린 모습이 참 귀엽고 예쁘기 때문이다. 영어 이름(bleeding heart)은 좀 섬뜩하여 우리 이름이 훨씬 친근감이 간다.Pentax K-3, PENTAX-D FA 100mm F2.8 MACRO, 1/50 s, F/3.5, ISO 100

지난 5년의 봄을 뒤돌아보면서 참 세월이 빠르게 흐르고 있음을 실감하였다. 그리고 지난 5년이 흘러 간 것 처럼 앞으로 시간들도 빠르게 흘러 갈 것이다. 이제 올해의 4월도 하순에 접어들었다. 오늘도 자연이 주는 선물인 꽃을 사진에 담으면서 내 사진이 사람들에게 아름다움과 기쁨을 느끼게 하고 행복한 향기가 되는 4월을 닮기를 소망해 본다.

 

 

4월의 노래 /안성란 

4월. 그대는 천진한 아이처럼

장난스러운 언어로

행복한 웃음을 만드는

더듬이를 달고

추억을 찾아가는 즐거움으로 시작되었다. 

그대는 새로움을 창조한

희망의 초록빛 여린 싹을 잉태하고

꽃피는 날

아름다운 색채로 수채화를 그리는

들녘에 푸릇한 새날의 축복을 낳아

꽃들의 향연이 열리는 푸른 초장으로

안내하는 초대장을 보내 주었다.

 꽃의 향기는 조용히 와서

재잘거리며 수다를 떨다가

행복한 미소로 덮어놓고

우리네 삶에 새 생명을 주는

4월. 그대는 희망을 부르는 아름다운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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