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사진: 박용기/ UST 교무처장,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전문연구원

노루귀. 벌써 남녘에서는 매화가 피고, 복수초, 바람꽃, 노루귀 등 야생화 소식이 전해 오고 있다. Pentax K-3, smc PENTAX-D FA 100mm F2.8 MACRO, 1/250 s, F/3.5, ISO 100
노루귀. 벌써 남녘에서는 매화가 피고, 복수초, 바람꽃, 노루귀 등 야생화 소식이 전해 오고 있다. Pentax K-3, smc PENTAX-D FA 100mm F2.8 MACRO, 1/250 s, F/3.5, ISO 100

3월로 접어들면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벌써 봄의 향기가 느껴진다. 하지만 봄은 그리 쉽게 마음을 열지 않고 꽃샘추위를 몰고 오면서 저항하기도 한다. 벌써 얇아진 옷 사이로 스며드는 3월의 바람은 한 겨울 삭풍보다도 매섭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래도 벌써 남녘에서는 매화가 피고, 복수초, 바람꽃, 노루귀 등 야생화 소식이 전해 오고 있어 꽃 망울이 자라고 있는 우리 동네의 매화와 산수유 가지를 자주 기웃거리게 된다.  

얼마 전 K교수로부터 메일 하나를 받았다. 올 8월에 정년을 맞게 되어 그동안 신문에 썼던 칼럼 원고를 모아 책으로 만들고 싶은데 가능하다면 내 사진을 함께 넣어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는 제안이었다. 주변의 지인으로부터 추천을 받았다고 하였다. 그가 보내준 몇 편의 칼럼글을 읽어 보니 공학자로서 세상을 바라보는 이야기가 독특하며 흥미로웠지만 내 사진과 어떻게 연결을 시켜야 할지 그림이 바로 떠오르지 않았다. 오래 전 K교수가 협동강의 형태의 강의를 하면서 나도 한 시간 강의에 참여한 적이 있어 안면은 있었지만 그동안 거의 만나지 못하여 적조한 터여서 일단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기로 하였다.

점심시간에 그가 자주 간다는 한 이탈리안 식당에 앉아 그동안 살아온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였다. 오랜만에 만나게 되어 서먹할 법도 한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우리는 오래된 친구를 만난 것처럼 편안해지면서 일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각자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정년을 맞은 비슷한 나이 또래인 점뿐만 아니라, 시기는 조금 달라도 위암으로 위 절제수술을, 그것도 같은 병원에서 받은 경험을 함께 가지고 있었으며, 공학자로서 신문 칼럼을 쓰고 과학과 예술의 만남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등 두 사람이 많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봄을 향한 기지개. 남녘에서 전해 오는 봄 소식에 꽃 망울이 자라고 있는 우리 동네의 매화와 산수유 가지를 자주 기웃거리게 된다.Pentax K-3, smc PENTAX-D FA 100mm F2.8 MACRO, 1/500 s, F/3.5, ISO 100
봄을 향한 기지개. 남녘에서 전해 오는 봄 소식에 꽃 망울이 자라고 있는 우리 동네의 매화와 산수유 가지를 자주 기웃거리게 된다.Pentax K-3, smc PENTAX-D FA 100mm F2.8 MACRO, 1/500 s, F/3.5, ISO 100

황금빛 봄의 전령. 산수유 가지에 달린 겨울 눈 속에서는 조만간 이처럼 화려한 작은 황금빛 왕관들을 터뜨리기 위한 꿈을 키우며 꽃망울들이 자라고 있다. Pentax K-3, smc PENTAX-D FA 100mm F2.8 MACRO, 1/1600 s, F/3.5, ISO 100
황금빛 봄의 전령. 산수유 가지에 달린 겨울 눈 속에서는 조만간 이처럼 화려한 작은 황금빛 왕관들을 터뜨리기 위한 꿈을 키우며 꽃망울들이 자라고 있다. Pentax K-3, smc PENTAX-D FA 100mm F2.8 MACRO, 1/1600 s, F/3.5, ISO 100

가끔씩 찾아오는 저혈당증이나 덤핑증후군으로 겪는 어려움과, 매달 정기적으로 맞아야하는 비타민 B12 주사 이야기 등 보통 사람들에게는 생소하지만 우리에겐 익숙한 우리만의 이야기를 할 때에는 삶의 동지를 만난 기분이었다. 그야말로 서로의 아픔을 나누고 공감할 수 있는 경험을 공유하고 있었다. 

공감이란 다른 사람의 고통이나 필요에 대해 이해하고 함께 같은 느낌을 느끼며 반응하는 인지과정을 말한다. 공감의 시작은 나의 관점이 아닌 상대방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로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새봄의 인사. 눈 속에서 피어난다는 복수초도 마른 낙엽 덮힌 언 땅을 뚫고 꽃대를 올려 황금잔을 펼치기 시작하였다. Pentax K-5, smc PENTAX-D FA 100mm F2.8 MACRO, 1/250 s, F/5.6, ISO 100
새봄의 인사. 눈 속에서 피어난다는 복수초도 마른 낙엽 덮힌 언 땅을 뚫고 꽃대를 올려 황금잔을 펼치기 시작하였다. Pentax K-5, smc PENTAX-D FA 100mm F2.8 MACRO, 1/250 s, F/5.6, ISO 100

그렇다면 공감은 사람들 사이에서만 가능할까? 얼마 전 소개한 적이 있는 '감성의 끝에 서라'라는 책에서는 시인의 마음으로 사람뿐만 아니라 사물들의 마음을 읽고 공감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상대방의 관점이 되어 아파하는 것을 찾아보고 내가 상대방이 되었다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말을 할까를 생각해 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대상에 깊이 빠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한다.

3월에 접어들면서 무채색의 겨울 숲 속에서는 작은 변화들이 나타나며 봄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산수유 가지에 달린 겨울 눈 속에서는 조만간 화려한 작은 황금빛 왕관들을 터뜨리기 위한 꿈을 키우며 꽃망울들이 자라고, 눈 속에서 피어난다는 복수초도 마른 낙엽 덮인 언 땅을 뚫고 꽃대를 올려 황금잔을 펼치기 시작하였다. 숲 여기 저기에는 노랗고 불그스레한 군락들을 볼 수 있는데, 다가가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이끼의 작고 앙증맞은 꽃대들이 옹기종기 모여 지난 겨울을 지낸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어느 틈에 꽃을 피웠는지 벌써 꽃이 진 자리에 하얗게 서리 내린 머리를 하고 서 있는 서양민들레 꽃대 두 개가 이른 아침 햇살을 받으며 봄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봄의 제전. 숲 여기 저기에는 노랗고 불그스레한 군락들을 볼 수 있는데, 다가가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이끼의 작고 앙증맞은 꽃대들이 옹기종기 모여 지난 겨울을 지낸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Pentax K-5, PENTAX-D FA 100mm F2.8 MACRO, 1/800 s, F/4.5, ISO 100
봄의 제전. 숲 여기 저기에는 노랗고 불그스레한 군락들을 볼 수 있는데, 다가가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이끼의 작고 앙증맞은 꽃대들이 옹기종기 모여 지난 겨울을 지낸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Pentax K-5, PENTAX-D FA 100mm F2.8 MACRO, 1/800 s, F/4.5, ISO 100

이제 막 시작되는 이 봄을 온전히 느끼기 위해서는 우리도 꽃이 되어 자연과 공감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래서 추운 겨울을 맨 몸으로 견대내고도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매화의 은은한 향기 나는 삶의 이야기나, 아직 차가운 땅 위에 돋아나 어느새 별 같은 흰꽃을 피워내는 별꽃들의 바지런하게 사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들은 어떤 마음으로 이 봄에 피어나 살아가는 지를…

3월 숲속의 공감. 어느 틈에 꽃을 피웠는지 벌써 꽃이 진 자리에 하얗게 서리 내린 머리를 하고 서 있는 서양민들레 꽃대 두 개가 이른 아침 햇살을 받으며 봄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Pentax K-3, smc PENTAX-D FA 100mm F2.8 MACRO, 1/250 s, F/3.5, ISO 100
3월 숲속의 공감. 어느 틈에 꽃을 피웠는지 벌써 꽃이 진 자리에 하얗게 서리 내린 머리를 하고 서 있는 서양민들레 꽃대 두 개가 이른 아침 햇살을 받으며 봄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Pentax K-3, smc PENTAX-D FA 100mm F2.8 MACRO, 1/250 s, F/3.5, ISO 100

별꽃들의 이야기. 이제 막 시작되는 이 봄을 온전히 느끼기 위해서는 우리도 꽃이 되어 자연과 공감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래서 추운 겨울을 맨 몸으로 견대내고도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매화의 은은한 향기 나는 삶의 이야기나, 아직 차가운 땅 위에 돋아나 어느새 별 같은 흰꽃을 피워내는 별꽃들의 바지런하게 사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들은 어떤 마음으로 이 봄에 피어나 살아가는 지를…..Pentax K-3, smc PENTAX-D FA 100mm F2.8 MACRO, 1/200 s, F/3.5, ISO 100
별꽃들의 이야기. 이제 막 시작되는 이 봄을 온전히 느끼기 위해서는 우리도 꽃이 되어 자연과 공감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래서 추운 겨울을 맨 몸으로 견대내고도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매화의 은은한 향기 나는 삶의 이야기나, 아직 차가운 땅 위에 돋아나 어느새 별 같은 흰꽃을 피워내는 별꽃들의 바지런하게 사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들은 어떤 마음으로 이 봄에 피어나 살아가는 지를…..Pentax K-3, smc PENTAX-D FA 100mm F2.8 MACRO, 1/200 s, F/3.5, ISO 100

 
3월에는 꽃이 되고 싶다/윤보영

3월에는
꽃이 되고 싶다.

마음에서
고운 향기가 나는 꽃!

나를 보고 다가오는
바람에게
미소로 안부를 전하고 싶다.

안부에
향기를 나누는
여유가 담겼으면 좋겠다.

여유속에도
한번쯤, 꽃을 심은 마음도
헤아려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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