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와 예술이 연애하는 공간으로'

[긴급진단②]공동관리 아파트 빈집 방치 3년째
아이디어 격돌 창조경제 산실로 만들어야

#1. 농업분야 기술로 창업한 신생벤처.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받으며 사업 규모가 급속하게 커지고 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공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그렇다고 다른 지역으로 옮겨갈 여건은 되지 않는 상황이다. 대덕에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 중이다.

#2. 디자인 아이디어 하나만 가지고 창업에 도전한 대학생 K씨. 공간이 없어 지인의 공간에서 더부살이하며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고 있다. 최근 학교의 3D 프린터로 샘플을 제작해 옮기는 중에 팔을 다쳐 이동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창업 활성화를 내세우는 정부 정책에 실제 창업을 꿈꾸는 학생들의 현실이 반영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공동관리아파트가 3년째 방치되며 공간 재활용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커지면서 '스타트업과 문화의 놀이터'로 공간을 활용하자는 의견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대덕의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스타트업에 뛰어든 신생벤처들은 미래 먹을거리를 창출할 주역임에도 당장 공간 확보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게 사실. 어떤 젊은 벤처인은 3~4평 규모의 공간이라도 주어진다면 사업을 키울 수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한다.

특히 과학과 기술에 예술을 더하는 융합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며 과학기술인과 예술인의 융합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 공간 확보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대덕에 공간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공동관리아파트 등 빈 공간이 있음에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면서 대덕의 출연연과 기업들은 공간이 부족해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관할 부처인 미래부와 지방자치단체인 대전시, 특구진흥재단은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공간을 활용하기 위한 논의조차 하지 않고 있다. 특히 대전시는 대덕특구라는 특수성을 이유로 관할 부처인 미래부는 담당자가 수시로 바뀌면서 현장의 상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공간을 두고도 재활용을 못하는 경우 가장 큰 피해자는 대덕의 구성원인 연구자, 벤처인들이다. 이들이 더 이상 공간 방치를 두고 볼수 없다며 구체적인 요구를 하고 나섰다. 공동관리아파트 공간을 더 이상 방치하지 말고 리모델링을 통해 스타트업과 예술인이 함께하는 공간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미래 이끌 스타트업과 커뮤니티 문화 공간으로

"특구가 특구다워야 한다. 미래 먹을거리를 창출할 수 있는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각국의 우수인재들이 찾아오는 공간으로 바꿔야 한다. 있는 공간을 활용하면 충분히 가능하다.(신생 벤처인)

"연구단지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생동감 넘치는 대덕의 중심이 되도록하며 과학과 문화를 결합해 기술창업과 같은 창의적 테크노폴리스가 될 수 있어야 한다. "(출연연 출신 기업인)

"해당 부지는 정부가 대덕연구단지의 활성화와 발전을 위해 기부한 부지이지 7개 기관을 위해 기부한 부지는 아니다. 특구 내 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에 적극 찬성하며 큰 규모의 건물을 짓는 것보다 자연을 살린 광장과 정원, 지역과 연계된 의미있는 시설로 발전되었으면 한다."(원로 과학자)

과학자들은 "애초에 공동관리아파트가 세워진 취지를 잊지 말아야한다"며 "과학도시에 걸맞는 상징적 문화 공간, 미래를 구현해 나갈 공간으로 활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B 출연연의 한 과학자는 "두 공간을 별개로 두지 말고 연구단지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공간으로 엮어야 한다"면서 "앞으로 젊은 사람들의 꿈이 되고 생활이 되는 과학기술 연구와 교류의 공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옛일과 그때의 상황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중앙과학관부터 공동관리아파트, 목원대 문화센터까지 과학특구냄새가 물씬나는 공간으로 조성하면 좋겠다"고 역설했다.

또 다른 과학자는 "우리세대 또는 다음 세대의 번영을 위해 과학계의 활용 공간으로 특구 종사자, 거주자 그리고 방문자(외국인 포함)들이 마음을 터 놓고 교류하며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 벤처인은 스타트업 공간으로 변화되길 희망했다. 그는 "1인 또는 소형창업보육센터와 게스트하우스도 1동 씩 있으면 좋겠다"면서 "공동관리아파트부지는 과학과 문화를 결합한 대덕특구의 상징적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대덕특구와 같은 집적공간은 그 자체가 소중한 자산"이라고 주장했다.

공동관리 아파트의 모습. 그 자체가 소중한 자산이다. <사진=강민구 기자>

 

공동관리아파트 관리실의 모습. 타 시설도 이처럼 일부 보수한다면 활용 가능하다. <사진=강민구 기자>

 

◆ 대체 왜 안바뀌나?…"설립 의미 담아 재개발 필요"

공동관리아파트가 민간에 매각되며 주거용 아파트로 재개발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대덕의 과학자들이 반대의 목소리를 높인바 있다.

공동관리아파트는 1979년 해외 유치과학자의 거주 공간으로 건립돼 의미가 남다르다. 공동관리아파트는 대덕연구단지의 관문인 유성구 도룡동 431번지 일원에 위치해 있으며, 3만7648㎡(1만1300여평)부지에 4층규모 건물 10개동, 174세대 규모다.

명목상 공동관리아파트의 소유권은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해양연구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등 7개 연구기관이 공동으로 가지고 있다.

당시 공동관리아파트에 거주하던 해외 유치과학자들은 조국의 경제와 산업 발전을 위해 더 나은 근무조건을 포기하고 국가의 부름에 기꺼이 응하며 대덕연구단지로 발걸음을 옮겼다. 초기에는 대덕연구단지내에 문화 시설은 커녕 대전시에서 들어오는 도로마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런 불편속에서도 연구 결과들이 꽃을 피우며 국가발전의 밑거름이 됐다.

이후 공동관리아파트는 가장 쾌적한 위치에 박사들만 사는 아파트로 알려지며 인근의 중고등학교가 명문교의 반열에 올라서는 등 인기가 많았다. 또 외국에서 유학을 하고온 과학자들이 각자의 경험을 공유하며 독특한 과학동네만의 문화를 형성해 나갔다.

그러나 공동관리아파트는 시설 낙후 등으로 연구자들이 떠나고 지분을 가지고 있던 출연연의 게스트하우스로 운영됐다. 지난 2012년 5월에는 시설 낙후로 재개발이 급물살을 이루며 거주 세대들에게 퇴거 명령이 내려졌다. 이후부터 공동관리아파트는 빈 공간으로 흉물스럽게 3년째 방치돼 있다.

지난 2012년에는 지분을 갖고 있는 기관들이 협의회를 통해 공동관리아파트 부지를 민간에 일괄매각하고 매각대금을 지분대로 분배해 사용하겠다는 결정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많은 과학자들이 공분하며 애초의 공동관리아파트 설립 취지를 잊어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의미를 강조하기도 했다.

원로 과학자는 "공동관리아파트는 의미가 큰 공간이다. 설립 초기의 의의와 정신을 후배들에게 알리며 지켜 나가야 할 공간"이라며 "주거형 아파트로 무분별하게 건립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여타의 재개발이 기존 건물을 헐어내고 고층의 아파트를 지어올리듯 일반적으로 재개발을 해서는 안된다. 미래를 이끌 공간으로 재탄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공동관리아파트 내 유휴부지. 스타트업, 예술가들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사진=강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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