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튜 D. 리버먼 지음

인간은 어떻게 타인의 마음을 '읽을' 수 있을까?
뇌는 끊임없이 관계를 맺고 유지하려 한다
사회적 뇌는 인류의 진화적 선택이다! 

우리는 흔히 인간이 '생각할 줄 아는 동물'이라고 말한다. 다른 동물과 인간을 구별 짓는 이 생각할 줄 아는 능력 덕분에, 우리 인간이 언어와 문화 등을 발전시켜 오늘날의 위치에 있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번 생각해보자. 만약 인간이 '혼자' 생각하고 '혼자' 살아왔다면 과연 오늘날과 같은 문명의 업적을 이룰 수 있었을까?

인간은 근본적으로 사회적인 동물이다. 이 책 '사회적 뇌, 인류 성공의 비밀'(원제: Social)의 저자 매튜 D. 리버먼은 우리 인간의 뇌는 생각을 위해서만 설계된 것이 아니라, '사회적 연결'을 위해서도 설계되었다고 주장한다. 다른 사람들과 접촉하고 연결되고자 하는 욕구는 삶의 모든 측면에서 우리의 행동을 좌우하는 가장 기본적인 힘들 가운데 하나라는 것이다.

매튜 D. 리버먼은 사회신경과학social neuroscience 분야에서 지난 10여 년간 연구해온 결과를 이 책에 담았다. 저자는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 같은 기술의 등장으로 인간의 뇌가 사회적 세계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지, 과거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들을 알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 결과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다시 말해 인간의 뇌가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그간의 막연한 생각을 분명하게 확인시켜주는 것이었다.

저자는 인간의 뇌가 특정 과제에 몰두하지 않을 때는 남은 시간을 활용해, 즉 신경망의 기본 자원(기본 신경망default network)을 활용해 사회적 세계를 배우고 익힌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다시 말해 한가할 때 이 기본 신경망이 마치 반사작용처럼 켜져 우리의 주의가 사회적 세계로 향하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한가해서 사회적 세계에 관심을 가진다는 것이 아니라, 틈만 나면 사회적 세계에 관심을 가지도록 우리의 뇌가 이미 그렇게 설계되어 있다는 말이다. 저자는 여러 연구 결과들을 통해 자신과 타인, 또 그 관계(연결)에 대해 생각하고, 이 연결을 맺고자 하는 욕구가 음식이나 주거에 대한 욕구보다 더 근본적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저자에 따르면 이것은 우리가 인류라는 종으로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열쇠이며 인간의 뇌가 (몸에 비해) 가장 크게 진화한 까닭이기도 하다.

이 책은 우리의 뇌가 사회적 세계에서 지금 우리의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사용되는 정교한 메커니즘들을 발전시켰음을 보여준다. 우리 인간은 다른 종들과 달리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읽을' 줄 알고 그래서 그들의 희망과 공포와 동기가 무엇인지를 알아내며 우리의 삶이 다른 사람들의 삶과 잘 어울리도록 상호 조정할 줄 아는 독특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우리의 뇌에 내장된 이런 메커니즘 덕분에 우리는 더 큰 사회적 행복을 위해 이기적인 충동을 억제할 줄 아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메커니즘을 바탕으로 우리가 어떻게 학습능력을 향상시키고 직장생활을 더욱 생산적으로 만들어 더욱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인간 본성에 대한 우리의 이해와 삶의 방식을 바꿀 것이다.

사회적 뇌,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이 책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본성을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인은 물론 조직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만드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는 누구나 잘살고 싶어 한다. 다시 말해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원한다. 사회는 전체적으로 볼 때 사람들의 행복과 건강을 위해 많은 것을 투자한다. 행복하고 건강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생산적이고 곤경에 처하는 경우도 적으며 사회에 초래하는 비용도 적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삶의 행복은 소득과 별 관련이 없음을 많은 연구 결과들이 증명하고 있다. 이에 저자는 '우리 삶의 거의 모든 것은 우리가 사회적으로 되면 될수록 더 나은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의 삶에서 사회적 연결을 확장하는 것은, 아마도 우리의 행복을 증대시킬 수 있는 여러 방법 가운데 단연코 가장 손쉬운 방법이라는 것이다. 여러 제도와 목표 들을 우리의 사회적 뇌에 맞게 조금씩 조정할 것을 제안하며 구체적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먼저 우리의 삶을 좀 더 '사회적'으로 가꾸는 일이 비용 면에서 매우 효율적이라고 말한다. 사회적 연결의 회복을 위해, 친구와 커피 한잔 마시기, 이웃과 대화하기 혹은 자원봉사 같이 특별히 많은 비용을 필요로 하지 않으면서도 삶을 상당히 변화시킬 수 있는 것들을 제안한다. 이것 역시 어렵다면 페이스북 등의 온라인 활동도 느슨한 사회적 연결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다음은 회사 등의 조직이나 집단을 향한 조언이다. 저자는 사회적 뇌에 대한 연구 결과를 고려할 때, 직장 안에 제대로 된 사회적 환경을 만들어내는 것은 우리 자신은 물론 주위 사람들로부터 최선의 것을 이끌어내기 원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최우선의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저자는 '사회적인 것'이 직장 활동에 통합될 때 비로소 직원들의 참여와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훨씬 좋은 작업환경이 마련될 수 있다고 한다. 이를 위해 스카프 모형SCARF model이라는 것을 인용 제시하는데, 여기서 스카프란 지위status, 확실성certainty, 자율성autonomy, 관계relatedness, 공정성fairness을 뜻한다. 이런 비금전적 동인들은 직장에서 생산성을 높이는 데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지위는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높이 평가함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지위는 그것이 꼭 더 많은 수입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우리가 집단 안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따라서 집단과 잘 연결되어 있음을 의미하며, 바로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지위를 원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교육 현장을 향한 조언이다. 저자는 아이들이 학업에 대한 관심과 의욕을 잃지 않게 하려면 '사회적 인정'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좋아하고 존중한다고 느끼면, 소속감이 증대되어 학업 성취도가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청소년들에게 그들의 사회적 인정을 가장 크게 위협하는 것은, 다른 아이들이 그냥 지켜보는 가운데 못된 아이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것이다. 다른 아이들의 방관이 암묵적인 동의로 해석되면 괴롭힘을 당한 아이는 자신이 또래 아이들 대다수로부터 거부당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것은 자존심의 상처, 우울, 불안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또래에게 괴롭힘이나 거부를 당한 경험이 많은 아이일수록 내신 성적과 학교 출석률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이미 학생들의 학업 성취에 광범위한 저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저자는 사회적 고통과 신체적 고통이 활성화하는 신경회로가 같다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보면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은 그것이 신체적 고통이든 사회적 고통이든 상관없이, 그 고통에 온 정신이 쏠려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이러다 보면 수업에 집중하기 위해 필요한 인지적 또는 주의적 자원이 별로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는 것은 교육 현장에서 매우 중요하다. 예컨대 또래 교습, 즉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을 가르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정보를 다른 사람과 공유하려는 동기, 사회적 동기가 심리화 체계를 자극하여 학습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또 마치 어느 방면의 권위자가 된 듯한 사회적 인정을 통해 소속감을 증대시킬 수 있는데, 이는 역시 학업 성취도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종합해보면, 우리의 사회적 뇌는 사회적 관계를 맺고 유지하려는 성향을 지니고 있으며, 이런 관계가 위협받으면 괴로움을 느낀다. 또한 정체성 또는 자기의식은 우리가 속해 있는 집단과 매우 긴밀하게 결부되어 있다. 이렇게 우리의 뇌는 사회적인 것에 자연스럽게 끌리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사회적 삶을 위한 투자는 더 높은 생산성, 더 나은 건강, 더 낮은 범죄율 등을 통해 우리에게 충분한 보상을 안겨줄 것이다. 저자는 수많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의 일상생활과 학교, 직장 등 사회 전반에 걸쳐 사회적 뇌의 원리에 기초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인간의 본성에 대해 깨닫고 그에 따라 우리의 삶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고 싶다면, 그의 주장에 귀기울여보자.

<출처: 교보문고, 출판사: 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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