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KCRC 센터장, 한국 CO2 포집 기술 세계적 평가
CCS 실증·상용화 위해 정부부처간 협업 및 역할 강조

박상도 KCRC(한국이산화탄소포집및처리연구개발센터) 센터장.<사진=김요셉 기자>
박상도 KCRC(한국이산화탄소포집및처리연구개발센터) 센터장.<사진=김요셉 기자>
"CCS 기술은 세계 기후변화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핵심 기술입니다. 국내 CCS 연구진의 우수한 연구성과가 곧 세계 시장에서 빛을 발하게 될 날이 머지 않았습니다. 이미 10MW급 포집기술 실증이 진행중에 있고 세계 최고의 CCS 원천기술 확보를 목표로 기술개발이 추진되고 있어 조만간 펼쳐질 CCS 기술의 상용화가 기대됩니다."

한국의 CCS(Carbon dioxide Capture and Storage) 연구개발을 이끌고 있는 박상도 한국이산화탄소포집및처리연구개발센터(KCRC:Korea CCS R&D Center, 이하 KCRC) 센터장은 "우리나라 CO2 포집부문에 일부 CCS 원천기술력은 이미 세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이제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새롭게 펼쳐질 CCS 블루오션 시장에 적극 대응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 CCS 원천기술 개발의 메카 'KCRC'

박 센터장이 CO2 관련 사업단을 맡아 온지도 21세기 프론티어 사업을 시작으로 어느덧 13년이 지났다. 그의 연구경력 30년의 거의 절반 정도를 CO2와 함께한 것이다.

CCS라는 용어조차 생소했던 21세기 프론티어사업단으로 이산화탄소저감및처리기술개발사업단(CDRS)이 2002년 출범할 때만해도 CO2 발생 자체를 줄이는 효율 향상 기술이 주를 이루고 CCS관련 연구는 30% 수준이었다.

그러다가 2005년 교토의정서가 발효되고 전 세계적으로 CCS 기술이 조금씩 부상함에 따라 'Moving Target' 개념을 적용해 CCS관련 연구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 2012년 CDRS 사업단이 종료되는 시점에서는 CCS 연구가 70%가량의 비중을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교토의정서를 통해 CCS 기술이 거론되기 시작했다면 CCS가 약진한 계기는 2010년 일본 도야꼬에서 개최된 G8 정상회담이 촉진제가 됐다. G8 정상들은 CCS 기술이 실질적인 기후변화 대응 기술로 역할을 하게 하기 위해 2020까지 20개 이상의 대규모 실증을 추진한다는 일명 '20by20'에 전격 합의했다. 이를 계기로 호주를 비롯한 주요 선진국들간의 CCS 상용화 주도권을 잡기 위한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되었다.

주요 선진국보다 다소 늦기는 하였으나 우리나라도 지난 2010년 녹색성장위원회를 중심으로 관련 부처 합동으로 2020년까지의 CCS 관련 중장기 목표를 담은 '국가CCS종합추진계획'을 수립했다. 이러한 종합추진 계획상의 미래부 미션인 '혁신원천기술 확보 및 기반조성'을 위해 2011년 12월 KCRC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KCRC는 2020년까지 총 1727억원을 투입해 3세대 이산화탄소 포집 원천기술 확보와 1만톤급 지중저장 실증, 대량배출원에 적용 가능한 CO2 전환기술 확보를 목표로 Korea CCS 2020사업을 추진중이다. KCRC는 'Open Innovation' 정책을 도입해 국내외 최고의 연구자들을 통해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박 센터장은 10년 이상 CCS 기술개발을 주도해온 책임자로서 어깨가 매우 무겁다는 솔직한 심정을 토로하면서도 "장기 국가 기술개발 사업을 통해 가능성 있는 세계적 수준의 혁신적인 핵심원천기술들이 확보되고 있어 보람도 매우 크다"고 말했다.  

 

◆ 그동안의 성과는?…세계적 기술우위 선점 준비 '탄탄'

KCRC는 내년 6월이면 사업 중반을 넘어서 9년 사업중 5년차에 접어들게 된다. KCRC는 투 트랙 전략을 통해 CCS 관련 혁신적 핵심원천기술을 개발과 확보된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핀오프 형식의 조기 사업화를 추구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전략을 추진한 결과 지난 2013년 10월 세계 최초, 최고의 성능을 갖는 그래핀 분리막 성과가 세계적 학술지인 사이언스에 게재되었고 해당 성과를 기반으로 현재 전자소재 분야로의 스핀오프 창업을 준비중이다.

또한 기후변화 원인 물질로만 취급되던 CO2를 고부가 가치의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전환할수 있는 핵심원천기술이 확보됐다. 해당 기술은 대기업에 기술 이전돼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자체 테스트 결과 상용흡수제와 현재 최고의 흡수제로 여겨지고 있는 일본 미쓰비씨 중공업의 KS-1보다도 우수한 성능을 갖는 세계 최고 수준의 습식흡수제가 개발돼 KCRC는 매우 고무돼 있다.

이 습식흡수제 성능의 객관적 입증을 위해 오는 3월 초 국제적 성능검증 기관이라 볼수 있는 미국의 EERC의 150Nm3/h규모 이상의 실증 설비를 이용해 성능을 객관화하고 본격적인 기술마케팅에 돌입할 계획이다.

박 센터장은 "사업 중반기를 넘어서면서 많은 괄목할만한 성과들이 도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CCS 상용화 승자독식 경쟁 치열…"넘어야 할 산 많지만 자신 있다"

"CCS 기술은 발전소에 적용되는 대형 기술로 기술을 선점하지 않으면 후발 주자가 들어올 틈이 없는 시장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2020년을 1차 상용화 시점으로 타게팅하고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실질적인 기후변화 대응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새롭게 열리는 CCS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 국가차원의 강한 드라이브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박 센터장은 "우리 CCS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말했다.

기술개발 단계를 넘어 실증단계에 들어가면 우선 예산 규모부터 달라지기 때문에 국가적으로 부처간 협업과 조율을 강조했다. 미래부가 원천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개발이 완료된 기술에 대한 대규모 실증은 산업부 주도로 기업과 연계해 추진돼야 하기 때문이다.

박 센터장은 "CCS 기술 시장의 상용화가 안정화되려면 적어도 30~40년은 걸릴 것"이라고도 예견했다. 발전소에 적용되는 탈황 기술의 사례에서도 보듯 상용화 초기에는 비용이 많이 소요되지만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 보급이 보편화되면 가격 경쟁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CCS도 초기에는 많은 비용이 요구되지만 기술이 안정화되고 수많은 발전소에 적용되면 어느 순간부터는 가격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는게 박 센터장의 전망이다.

박 센터장은 "2020년까지 글로벌 탑 수준의 혁신적인 원천기술을 반드시 확보 할 것이다"며 "아울러 우리가 개발한 기술로 세계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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