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단상]산·학·연·관, 세계적 기술클러스터 도약 위해 뭉칠때

설립 당시 주문한 테그웨이 현판을 들고 조병진 교수(좌)와 이경수 대표(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테그웨이 제공>
설립 당시 주문한 테그웨이 현판을 들고 조병진 교수(좌)와 이경수 대표(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테그웨이 제공>
조병진 KAIST(한국과학기술원) 교수팀이 개발한 '웨어러블 체온 전력생산 기술'이 화제다.
올해 유네스코(UNESCO) '세상을 바꿀 10대 기술' 그랑프리를 수상해 전 세계 과학계에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국내 연구진이 유네스코 10대 기술에 선정된 것도 처음이지만, 영예의 1위 그랑프리상을 차지한 경사가 겹쳐 국내·외 과학계에서 화제의 중심에 서게 됐다.

우리 정부 부처와 과학산업계 뿐만 아니라 구글이나 해외 굴지의 글로벌기업들이 큰 관심을 갖는 기술이 탄생한 대덕특구에서는 때아닌 긍정적인 기류가 싹트고 있다.

'웨어러블 체온 전력생산 기술'은 기존 전력생산 기술, 그러니까 태양열이나 지열 등을 통해 전력을 생산하는 기술과는 근본적인 부분이 다르다.

오로지 사람의 체온에 의해 생긴 온도차를 이용해 전기를 발생시킬 수 있는 기술이다. 유리섬유를 사용해 가볍고 자유로운 형태의 의류로 만들 수 있어 말 그대로 '입고 다니는 자가 발전 기술'이라고 봐야 한다. 단위 무게당 전력생산 효율이 기존 대비 14배 높일 수 있고, 추울 땐 난방이 되고 더울 땐 냉방도 되니 전천후 신개념 의류를 탄생시킬 수 있다.

관련 기술의 적용 산업이 단순히 의류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앞으로 스마트 워치, 스마트 글래스, 신체부착 헬스기기, 휴대폰을 충전할 수 있는 의류 등 웨어러블 제품이나 휴대기기의 전력공급 문제를 해결하는 획기적인 기술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국방 분야나 자동차 산업, 그 이외의 다양한 산업 분야에도 요소 요소에 이번 기술이 적용되면 새로운 기술적 파급효과가 일어날 수 있어 그야말로 상상대로 시장 파급력이 뻗어나갈 수 있는 무궁무진한 기술잠재력을 갖고 있다.

'웨어러블 체온 전력생산 기술' 상용화를 위해 테그웨이(대표 이경수)라는 벤처기업을 창업한 이유는 특허와 관련이 깊다. '웨어러블 체온 전력생산 기술' 특허를 보유한 테그웨이의 발전모델은 각 산업분야에서의 연구특허 중심이 되는 것이다. 대덕특구를 '웨어러블 체온 전력생산 기술' 글로벌 산업화의 중심으로 만든다는 전략이다.

테그웨이가 진출할 수 있는 시장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기존 제조업이나 전력 관련 기업들은 테그웨이 기술과 접목해 새로운 틈새 시장을 진출하고 산업을 혁신시키는데 강력한 무기를 갖출 수 있다. 세계적인 글로벌 IT기업들이 테그웨이 기술 선점 경쟁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이유다.

시나리오를 예상해 보면 테그웨이 기술 접목을 원하는 기업들은 대덕특구에 입주해 공동연구를 해야 한다. 국내든 해외 기업이든 상관없다. 무조건 테그웨이가 위치한 대덕특구 인근에 실험실을 두고 함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연구활동에 임해야 한다. 어떤 기업이라도 관련 산업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려면 테그웨이와 공동연구를 통해 특허를 양산하고 관련 시장을 진출하는 모델을 추진해야 한다.

우리가 CDMA 상용화 이후 퀄컴사에 수조원의 특허로열티를 지불한 것처럼 글로벌 기업들이 이제 테크웨이에 특허로열티를 내야 하는 역전극이 벌어질 양상이다. 우리가 독보적인 핵심원천기술을 보유했기 때문에 가능하게 된 일이다.

1~2년 사이에 테그웨이 기술 접목을 위해 뛰어들 기업들을 고려하면 이미 대덕특구의 공간이 부족할 것이라는 발전상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번 한국산 '웨어러블 체온 전력생산 기술'의 그랑프리 수상을 계기로 대덕특구가 시험대에 오른 모양새다. 국내를 넘어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됐다.

해외기업과 상담 중인 조병진 CTO, 이경수 대표, 유병휘 CFO(우측 맨앞부터).<사진=테그웨이 제공>
해외기업과 상담 중인 조병진 CTO, 이경수 대표, 유병휘 CFO(우측 맨앞부터).<사진=테그웨이 제공>

대덕특구에서 세계 산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무서운(?) 기술이 등장하게 된 큰 경사을 맞이하게 된 것은 우리의 종착점이 아니다.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2010년 이후 기술개발에 돌입한지 5~6년이 지나고, 이제서야 공신력있는 기관에서 파급력있는 기술로 인정받은 것 뿐이다.

테그웨이 같은 기업의 성공에 따라 대덕특구의 명운도 갈리게 될 가능성이 높다. 경쟁력 없는 기업이 생존할 수 없는 것처럼 경쟁력 없는 혁신 클러스터도 뒷걸음칠 수밖에 없다.

정부와 지자체는 기업들이 더욱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여건과 인프라를 조성해야 한다. 테그웨이같은 기업들이 더 많이 발굴되고 세계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정부나 지자체 나름대로의 중장기 산업육성 플랜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공간 마련과 원스톱 행정지원시스템은 기본이다.

대덕의 기술로 인류에 기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한 가운데 대덕 혁신클러스터가 세계적인 기업을 키워낼 수 있는 생태계가 제대로 조성될 수 있도록 산·학·연·관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다해야 할 것이다.

더욱이 국가적으로 중국發 기술 역습이 본격화된 가운데 '웨어러블 체온 전력생산 기술 종주국'이라는 자부심을 절대 빼앗기지 않도록 우리 한국 과학산업계, 대덕특구 구성원 모두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