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하는 사람들]청년 사업가 4명 의기투합…공간과 사람도서관 플랫폼 융합 추구
누구나 참여하고, 꿈꿀 수 있는 공간 지향

정치, 경제, 사회뿐만 아니라 과학계에서도 기존의 Top down 방식의 변화에서 탈피해 협력문화와 공동체 의식을 통한 혁신 문화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협력하는 사람들' 시리즈는 뚜렷한 철학을 가지고, 서로 협력하면서 공동 목표를 위해 움직이는 현장의 사람들을 조명 합니다. 벽돌한장, 벌집, 잡구, TEDx KAIST 등 따뜻한 마음과 목표가 있는 현장을 찾아갑니다. 그 첫번째 시리즈로 4명의 청년 사업가들이 의기투합해 전국 협업 공간의 메카로 만들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는 '벌집'을 소개합니다. <편집자의 편지>

"벌집의 각 벌들은 서로의 역할을 가지고 자신의 맡은 역할을 수행하면서 벌집을 견고하게 만들어 가고, 큰 가치를 만듭니다. 우리가 지향하는 목표도 이와 같습니다.(정다운 벌집 대표)"

공유경제라는 용어는 2008년 로런스 레식 하버드대 교수에 의해 처음 사용된 것으로 아직 대중들에게는 낯설다. 자신이 소유한 자원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거나, 차용해 사용하는 사회적 경제모델을 의미한다.

벌집은 공유 공간을 기반으로 시민, 학생이 협업할 수 있는 커뮤니티다. 창업 준비생, 개인 프리랜서 등 지역에서 다양한 지식, 경험,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사용하는 창작 공간이기도 하다.

아직 활동을 시작하는 단계에 있어서 공간을 임대하는 것이 어려운 사람들이 함께 모여 공간을 나눠쓰면서, 각자 가진 지식, 재능, 능력을 모아 함께 공유하고, 협업을 통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공간을 지향한다.

◆청년 사업가 4명 의기투합…'유명무실' NGO 사무실 협업 공간으로 완전히 탈바꿈

벌집은 원래 NGO 단체인 문화가치원에서 운영했던 사무실로, TEDx Daejeon 조직위원들이 회의를 하는 협업 공간으로 사용됐다. 하지만, 접근성 등의 이유로 활용도가 낮았다. 

정다운 대표를 비롯한 청년 사업가 4명은 이 TEDx Daejeon 조직위원으로, 벌집의 확장을 통해 협업 공간이라는 특징을 살리기 위해 이전, 확장을 했다.

회의를 하면서 청년실업 등에 문제 의식을 가졌던 그들은 각자 꿈꾸고 있는 일들은 다르지만, 그 꿈들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협업과 공유의 문화가 자리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의기투합하게 됐다.

TEDx Daejeon, 보슈, 위즈돔 등 각자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청년 사업가들이 벌집을 위해 뭉쳤다. 벌집 미팅룸에서 홈페이지 제작 관련 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강민구 기자>
TEDx Daejeon, 보슈, 위즈돔 등 각자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청년 사업가들이 벌집을 위해 뭉쳤다. 벌집 미팅룸에서 홈페이지 제작 관련 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강민구 기자>

정다운 대표 역시 보슈라는 대전지역 청년 잡지의 사진팀으로 참가하고 있으며, TEDx Daejeon, 벌집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자본을 많이 가지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주변의 도움이 컸다. 정 대표는 "벌집을 확장하면서 소셜 펀딩을 통해 도움을 받았습니다"며 "80명을 넘는 분들이 인적자원, 유형자산 등 물질 양면으로 후원해줘서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어려운 점에 대해 대중들에게 협업공간 개념에 대해 설명하는 것을 꼽았다. 그는 "협업공간에 대해 대전 사람들이 생소해 하고, 공간을 함께 나눠 쓴다는 경험이 없다보니까 풀어서 설명하는게 쉽지 않고, 홍보도 어렵습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영단어, 전문 용어를 대중들이 알기 쉽도록 순화하는 것이 어렵다"며 "사회혁신활동, 컨퍼런스, Coworking Space 등을 대중적 언어를 만드는 과정에서 에너지가 많이 든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가 처음으로 대학생 등 청년들을 대상으로 컨퍼런스를 열었는데 '컨퍼런스'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이 드물었다.

벌집의 현재 수익원은 멤버십, 대관료의 비중이 크다. 그외에 부가적 커피판매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벌집만의 독특한 장점에 대해 정 대표는 다양한 사람들의 존재를 꼽았다. 가장 큰 특징은 안 어울릴 것 같은 사람도 함께 어울릴 수 있다는 것.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고, 젊은층이 많다.

벌집에서 이색적인 장소중 하나가 '용도변경'이라는 공작소다. 이곳에서는 3D 프린터를 이용할 수 있다. 용도변경의 대표인 김성수 대표는 현재 과천 과학관에서 1인용 자동차 3D 프린터로 제작하고 있으며, 주말에 이곳을 찾아 워크숍, 제작 수업 등 진행하고 있다.

벌집에서 추구하는 수익모델은 공간을 플랫폼화 해서 다른 유휴공간에 벌집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플랫폼화하고, 수수료를 얻는 것이다.

벌집 카페, '용도변경 공작소', 지하 소셜네트워크 공간, 공동사무공간.(왼쪽부터 시계 방향) <사진=강민구 기자>
벌집 카페, '용도변경 공작소', 지하 소셜네트워크 공간, 공동사무공간.(왼쪽부터 시계 방향) <사진=강민구 기자>

벌집과 유사한 모델은 서울에는 몇 군데 있다. 벌집은 전국에서 4번째로 생겼는데, 지금은 전국적으로 스페이스노아, 허브 서울, 스페이스 클라우드 등 유사 플랫폼이 20개가 넘는다.

정 대표는 "서울에서 이러한 공유 플랫폼이 시작되었지만, 벌집이 오래되었기 때문에 우리의 공간을 보러 오시는 분도 많다"고 말했다.

서울이 카페 형식에 치중하고, 회원비가 비싸다면 벌집은 커뮤니티 중심이며 합리적인 가격을 추구한다. 

벌집의 사용자이면서 관리자인 그들은 벌집을 최소화하기 위한 활동을 하면서, 벌집을 확장시키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다양한 활동으로 바쁜 일상에도 구글캘린더 등 핸드폰 기능을 통해 서로의 일정을 확인하고 함께 주 1회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벌집에서 함께 활동하던 사람들이 잘 될 때 기쁘다"며 "진로를 헤매던 친구가 있었는데 이 활동을 통해서 자신의 진로를 찾고, 서울의 강연회사에 300대 1 경쟁률 뚫고 입사했다"고 말했다.

실제 조직위원을 일벌, 멤버를 꿀벌이라고 부른다. 각자 근무표 작성하고, 세팅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는 "꼭 공간을 지켜야 한다는 강박은 없다"며 "멤버십은 신뢰바탕이라, 벌집 시설을 이용하는 멤버들도 알아서 청소하고, 설거지 한다"고 말했다.

벌집에 멤버로 참여하고 있는 A씨는 "시설적으로는 아직 미흡할 수도 있지만, 다양한 사람들을 접하고 함께 교류할 수 있다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해서 풍족하게 소유하기 보다는 풍요롭게 함께 했으면 좋겠다"며 "많은 사람들이 좀 더 자신들이 가진 사회적 자본을 벌집에서 함께 나눴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 집 공유 플랫폼과 위즈돔 사람 도서관 인적 플랫폼 결합으로 또 다른 혁신

벌집은 공유 플랫폼과 위즈돔의 사람 도서관의 인적 플랫폼의 결합을 통해 또 하나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들은 벌집 플랫폼 확장을 위한 '청년고리'라는 조직을 만들어서 대전의 각 청년들을 엮어주는 네트워크를 만들고, 관련 작업을 하고 있다.

한 달에 3~4번 정도 각 단체들이 모여 본인들이 부족한 자원, 상황 등을 공유하고, 서로 교류를 통해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네트워크 활동을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서울의 위즈돔 등을 통해 사람책행사 개최해서, 단순히 강연 뿐만 아니라 동아리가 형성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구아영 위즈돔 대전총괄매니저 겸 벌집 조직위원은 "위즈돔은 사람도서관을 통해 재능 공유, 가치관 공유하는 것이다"며 "벌집과 연계해 지역 네트워크를 통해 함께 성장하는 것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공간 플랫폼인 '벌집'과 사람도서관 플랫폼인 '위즈돔'이 함께 결합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 위즈돔 홈페이지에서 캡쳐한 벌집 모임 안내와 '용도변경'의 김성수 메이커. <사진캡쳐=강민구 기자>
공간 플랫폼인 '벌집'과 사람도서관 플랫폼인 '위즈돔'이 함께 결합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 위즈돔 홈페이지에서 캡쳐한 벌집 모임 안내와 '용도변경'의 김성수 메이커. <사진캡쳐=강민구 기자>

 

 

그는 "카페가 서로 연관성이 없는 일시적 조직이라면, 벌집은 이곳 구성원들이 함께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에게 영감과 영향을 준다" 고 말했다.

구 매니저는 "학생, 시민들이 이용할텐데 어떻게 공간을 구축해야 사람들이 좀 더 낮은 돈으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인지 고민을 많이 했다"

 

 

그는 벌집의 존재로 달라진 변화에 대해 청년들의 도전 의식을 꼽았다. 그는 "예전에 청년들이 꿈에 대해 잘 말하지 않았다"며 "이제는 본인들이 스스로 하고 싶었던 것들을 벌집 안에서 용기를 내서 도전하고 있다"며 "취업도 중요하지만, 자기 자신을 알아보고, 해보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장소 즉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장소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벌집은 또 다른 자아실현 공간이자 함께 행복해 지는 공간이다"며 "호기심에서라도 와주시면 좋겠고, 반갑게 맞아드리겠다"고 덧붙였다.

◆ 2016년까지 벌집 100호점 목표…정 대표 "함께 사회적 가치 공유했으면 좋겠다" 바람 밝혀

벌집은 이벤트, 커뮤니티 프로그램 등을 통해 참가자가 확대되고 있다. 현재 개인 멤버십은 6명, 단체는 12명 정도 있다.

벌집은 2016년까지 벌집 100호점을 내는 것과 전국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들이 추구하는 방향은 공유 공간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단순히 소비하거나, 허비되는 유휴 공간들을 의미있게 만드는 것이다.

정 대표는 "공간에 적합한 사람들이 모이면 좋겠다. 서로 함께 나누고 사회적 가치를 향유하는 사람들이 많이 모였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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