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연 석상일 박사 연구팀, 저비용·고효율 하이브리드 태양전지 기술 개발
20.1% 효율 달성 국제적 공인…국내연구진만으로 美 네이처지 게재 쾌거

"태양전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효율성의 확보입니다. 이에 따라, 상용화 여부가 달려있습니다. 이 개발의 의의는 저희 연구의 우수성을 전세계에 보여줬다는 것입니다. (노준홍 화학연구원 박사)"

국내연구진이 무·유기 하이브리드 합성을 통해 효율이 높고 경제적인 태양전지 소재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하면서 향후, 상용화를 위한 연구와 제품 개발이 주목된다.

한국화학연구원 석상일 박사(성균관대학교 에너지과학과 교수 겸직)가 주도하고 전남중, 노준홍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하이브리드 태양전지 기술이 세계 최고 효율을 기록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태양전지 개발의 화두는 효율성이다. 태양광에서 태양에너지의 약 30%에 육박하는 열에너지와 적외선, 자외선 등 전기에너지로 활용하기 어려운 부분까지 제외시키면 태양광에서 전기에너지로 변환할 수 있는 태양에너지 양은 약 50% 수준. 따라서, 20% 이상의 변환 효율은 난제로 꼽힌다.

현재, 세계 시장의 90%는 실리콘 태양전지가 차지하고 있다. 25~26% 수준의 효율이 있으면서 안정성도 뛰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리콘 태양전지는 제조공정이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는 문제점이 있다.

그 대안으로 나온 것이 박막형 태양전지다. 20% 수준의 효율성이 있지만, 얇게 만들기 위한 제조공정을 위해 고가의 장비가 투입되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기존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차세대 태양전지에 대한 연구가 수행되고 있다. 저렴하면서 효율이 있는 태양전지를 개발한다는 것이 주요 전략이다.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석상일 화학연 박사. <사진=한국화학연구원 제공>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석상일 화학연 박사. <사진=한국화학연구원 제공>

 

 

◆ 태양전지 소재 연구…20.1% 효율로 3번 연속 세계 기록 경신

차세대 태양전지중 하나가 연구팀이 개발한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 태양전지다.

석상일 박사 연구팀이 연구를 시작했던 것은 2007년. 연구팀이 처음 제작한 무·유기 하이브리드 태양전지 효율은 겨우 0.01%에 불과했다.

연구팀은 효율성을 증가시키기 위한 플래폼으로 페로브스카이트라는 무·유기물 결정구조를 주목했다. 

2009년 연구 초기 페로브스카이트 결정구조 중에 고체형이 아닌 액상만을 연구했는데 효율성이 3.8%에 그쳤고, 안전성 문제까지 겹쳐 어려움을 겼었다. 연구팀의 본격적 연구 시작은 2012년 고체형 페로브스카이트를 연구하면서부터다.

페로브스카이트에는 무·유기물이 혼합되어 있다. 무·유기물의 조성에 따라 페로브스카이트 구조, 격자가 변하고, 물질 특성이 변한다. 태양전지 용도에 맞게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기존 공정을 바탕으로 조성을 제어했다.

현재까지 많은 연구가 진행된 CH3NH3PbI3 기반에 CH3NH3PbBr3을 부분 치환한 조성으로 손쉬운 용액 공정을 통해 태양전지 제작이 가능해졌다.

연구팀은 태양전지 플랫폼 구조와 균일한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제조 공정을 기반으로 태양광을 흡수하는 파장 대역을 늘리면서 결정구조의 안정성을 향상시키는 고효율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석 박사 연구팀이 공식적으로 기록한 효율은 20.1%. NREL(미국 재생에너지연구소)가 공인하는 태양전지 효율 차트에서 세계 유수 국가와 연구기관들을 제치고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지난 2013년 로잔공과대학(EPFL)이 14.1%라는 검증 효율 성과로 NREL에 처음 등재된 이래, 화학연은 16.2%, 17.9%로 기록을 경신한 바 있다. 이번에 기록한 20.1%를 기록하면서 벌써 3번째 세계신기록 경신이다..

연구팀은 18.4% 고효율화 태양전지 제조 논문으로 네이쳐에 논문을 게재했는데, 논문이 게재되기전에 벌써 20.1%로 기록을 바꾼 것이다.

NREL이 공인하는 태양전지 효율 차트. 한국화학연구원은 16.2%,17.9%,20.1%로 기록을 세번 연이어 경신했다. <사진=한국화학연구원 제공>
NREL이 공인하는 태양전지 효율 차트. 한국화학연구원은 16.2%,17.9%,20.1%로 기록을 세번 연이어 경신했다. <사진=한국화학연구원 제공>

페로브스카이트 용액에 톨루엔을 첨가하여 침전시킨 분말(좌)와 개발한 태양 전지의 모습(우). <사진=강민구 기자>
페로브스카이트 용액에 톨루엔을 첨가하여 침전시킨 분말(좌)와 개발한 태양 전지의 모습(우). <사진=강민구 기자>

◆ 대면적 연속공정 기술 등 상용화 기술 개발 주목

새로운 길을 가야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노준홍 박사는 "화학연구원의 연구가 세계 최고 효율을 경신했기 때문에 퍼스트무버로서 개척해 가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노 박사는 앞으로 팀의 목표로 상용화를 위한 기술 개발을 꼽았다. 그는 "상용화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며 "얼마나 고속으로 제조하고,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현재, 화학연과 해외 상위기관과의 기술 격차는 약 6개월. 이번 기술 개발의 의의는 세계시장 선점으로 인한 지적재산권 확보다.

무·유기 하이브리드 태양전지 고효율화 기술 개발을 이끈 석상일 박사의 모습. <사진=강민구 기자>
무·유기 하이브리드 태양전지 고효율화 기술 개발을 이끈 석상일 박사의 모습. <사진=강민구 기자>
물론, 상용화를 위한 연구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석상일 박사는 "저가 공정으로 개발된 기존 태양전지의 효율성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공정기술을 개발한데 의미가 있다"면서 "향후 대면적 연속공정 기술과 높은 안정성을 보유한 원천기술 개발을 통해 실용화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석 박사는 "화학연구원이라는 브랜드와 한국 연구팀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데 일조했다고 생각한다"며 "지속적으로 이 분야를 선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하는 글로벌연구실사업과 글로벌프론티어사업(멀티스케일에너지시스템연구단), 한국화학연구원 KRICT 2020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연구결과는 네이처(Nature)지의 1월 7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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