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사진: 박용기/ UST 교무처장,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전문연구원

11월의 달력을 넘기며 이제 한 장만 남은 달력이 왠지 허전하게 느껴졌는데, 12월에 접어들기가 무섭게 추위가 몰려오고 눈이 하얗게 내리는 겨울로 갑자기 변하고 말았다. 12월의 달력에는 이미 몇 건의 송년회 일정이 적혀있고 주말에는 한 해를 넘기지 않으려는 노력의 결실처럼 보이는 몇 건의 결혼식 청첩도 적혀 있다. 이런 저런 일들로 바쁘다 보면 어느새 성탄절과 연말로 이어지면서 한 해가 또 가고 말 것 같다.

12월에 접어들기가 무섭게 추위가 몰려오고 눈이 하얗게 내리는 겨울로 갑자기 변하고 말았다. 이런 저런 일들로 바쁘다 보면 어느새 성탄절과 연말로 이어지면서 한 해가 또 가고 말 것 같다. Pentax K-3, smc PENTAX-D FA 100mm F2.8 MACRO, 1/800 s, F/3.5, ISO 100
12월에 접어들기가 무섭게 추위가 몰려오고 눈이 하얗게 내리는 겨울로 갑자기 변하고 말았다. 이런 저런 일들로 바쁘다 보면 어느새 성탄절과 연말로 이어지면서 한 해가 또 가고 말 것 같다. Pentax K-3, smc PENTAX-D FA 100mm F2.8 MACRO, 1/800 s, F/3.5, ISO 100

요즈음 가끔씩 중고등 학생들에게 강연을 하는데, 내 강연의 제목은 "오후 6시에 바라보는 풍경"이다. 나는 강연을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학생들에게 "인생의 전성기는 몇 살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한다. 그러면 아직 어린 학생들인지라 대체적으로 20세 부근이라는 대답이 주류를 이룬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에서 김난도 교수는 대학생 1,000명에게 물어보았더니 인생의 전성기를 평균 28.96세라고 답했다고 한다. 만일 우리가 평균적으로 80세까지 산다고 가정하고 우리의 생애를 하루 24시간으로 환산해 보면 20대는 아침 8시 정도밖에 안된다고 말해주면서 이 시각이 하루의 전성기라고 생각하느냐고 다시 물으면 학생들은 고개를 가로 젓는다. 최근 뉴스를 보면 2013년도에 조사된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1.9세라도 한다. 물론 남자의 평균 수명은 78.5세로 여자의 85.1세 보다 7년 정도 짧다.

며칠 전 가을이 막 떠나가고 있는 숲 위로 첫눈이 펑펑 내리는 모습을 사진에 담아 내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안도현 시인의 "첫눈 오는 날 만나자"라는 시를 함께 올린 적이 있다. 그랬더니 미국에 사는 후배 하나가 다음과 같은 댓글을 올려놓았다. "와우... 형...우리 나이쯤 되면 세월에 찌들만도 한데...통 변하지 않았네요. 신기하다!"Pentax K-3, 36 mm with smc PENTAX-DA* 16-50mm F2.8 ED AL [IF] SDM, 1/200 s, F/4.5, ISO 200
며칠 전 가을이 막 떠나가고 있는 숲 위로 첫눈이 펑펑 내리는 모습을 사진에 담아 내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안도현 시인의 "첫눈 오는 날 만나자"라는 시를 함께 올린 적이 있다. 그랬더니 미국에 사는 후배 하나가 다음과 같은 댓글을 올려놓았다. "와우... 형...우리 나이쯤 되면 세월에 찌들만도 한데...통 변하지 않았네요. 신기하다!"Pentax K-3, 36 mm with smc PENTAX-DA* 16-50mm F2.8 ED AL [IF] SDM, 1/200 s, F/4.5, ISO 200

이쯤 설명을 하면 눈치가 빠른 학생들이라면 내 강연의 제목이 의미하는 것을 알아차리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정확히 알지 못한다. 그래서 "내 나이가 몇살쯤인 것 같은가?"하고 질문을 하면 50대 중반 이라는 대답이 많고 좀 장난기가 발동한 학생이라면 40대 후반이라는 싫지 않은 대답을 하기도 한다. 그래도 그건 너무 정답에서 벗어나 있어 50대 중반이라는 대답을 한 학생에게 준비한 선물을 기분 좋게 주고 강연을 이어가곤 한다.

나라고 세월의 거센 흐름 속에서 변하지 않았겠는가? 다행히 자연을 대상으로 사진을 찍는 취미를 가지고 있다보니 자연의 변화에 민감해지고 또 자연으로부터 아름다움을 보고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감성의 선물을 받고 있기 때문에 그나마 낭만의 조각이라도 간직하고 사는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Pentax K-3, 122.5 mm with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1/1000 s, F/3.5, ISO 100
나라고 세월의 거센 흐름 속에서 변하지 않았겠는가? 다행히 자연을 대상으로 사진을 찍는 취미를 가지고 있다보니 자연의 변화에 민감해지고 또 자연으로부터 아름다움을 보고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감성의 선물을 받고 있기 때문에 그나마 낭만의 조각이라도 간직하고 사는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Pentax K-3, 122.5 mm with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1/1000 s, F/3.5, ISO 100

이제 하루로 치면 오후 6시 정도의 시각에 와 있는 사람이 바라보는 초겨울의 풍경은 어떠할까? 며칠 전 가을이 막 떠나가고 있는 숲 위로 첫눈이 펑펑 내리는 모습을 사진에 담아 내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안도현 시인의 "첫눈 오는 날 만나자"라는 시를 함께 올린 적이 있다. 그랬더니 미국에 사는 후배 하나가 다음과 같은 댓글을 올려놓았다. "와우... 형...우리 나이쯤 되면 세월에 찌들만도 한데...통 변하지 않았네요. 신기하다!" 이게 칭찬인지 철이 덜 들었다는 욕인지 알 수 없다는 생각을 잠시했지만, 젊었을 때의 감성이 아직도 남아있어 로멘틱하다는 말로 받아들이는 긍정적인 해석을 하기로 하였다.

첫눈 내리는 숲을 바라보면서 가슴 뛰는 낭만을 느낄 수 있다면 행복한 일이다.Pentax K-3, smc PENTAX-D FA 100mm F2.8 MACRO, 1/100 s, F/3.5, ISO 100
첫눈 내리는 숲을 바라보면서 가슴 뛰는 낭만을 느낄 수 있다면 행복한 일이다.Pentax K-3, smc PENTAX-D FA 100mm F2.8 MACRO, 1/100 s, F/3.5, ISO 100

나라고 세월의 거센 흐름 속에서 변하지 않았겠는가? 다행히 자연을 대상으로 사진을 찍는 취미를 가지고 있다보니 자연의 변화에 민감해지고 또 자연으로부터 아름다움을 보고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감성의 선물을 받고 있기 때문에 그나마 낭만의 조각이라도 간직하고 사는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눈 속에 아직 남아있는 가을의 흔적들을 바라보면서 가슴 시린 애잔함을 느낄 수 있는 감성을 아직 간직하고 있다면 행복한 일이다.Pentax K-3, smc PENTAX-D FA 100mm F2.8 MACRO, 1/500 s, F/3.5, ISO 100
눈 속에 아직 남아있는 가을의 흔적들을 바라보면서 가슴 시린 애잔함을 느낄 수 있는 감성을 아직 간직하고 있다면 행복한 일이다.Pentax K-3, smc PENTAX-D FA 100mm F2.8 MACRO, 1/500 s, F/3.5, ISO 100

그런 의미에서 내 인생의 전성기는 어쩌면 바로 오늘 이 순간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첫눈 내리는 숲을 바라보면서 가슴 뛰는 낭만을 느낄 수 있고, 또 눈 속에 아직 남아있는 가을의 흔적들을 바라보면서 가슴 시린 애잔함을 느낄 수 있는 감성을 아직 간직하고 있으니 행복한 일이다. 이제 계절은 가을과 겨울의 접점을 지나 겨울 속으로 빠르게 달음질치고 있다. 이 해가 다 가기 전 눈이 내린 숲 속을 걸어보자. 오늘이 앞으로의 내 인생에서 가장 젊은 날임을 잊지 말고, 인생의  전성기는 바로 지금 이 순간이라고 생각하면서….

이제 계절은 가을과 겨울의 접점을 지나 겨울 속으로 빠르게 달음질치고 있다.Pentax K-3, smc PENTAX-D FA 100mm F2.8 MACRO, 1/640 s, F/3.5, ISO 100
이제 계절은 가을과 겨울의 접점을 지나 겨울 속으로 빠르게 달음질치고 있다.Pentax K-3, smc PENTAX-D FA 100mm F2.8 MACRO, 1/640 s, F/3.5, ISO 100

첫눈 오는 날 만나자 / 안도현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어머니가 싸리 빗자루로 쓸어 놓은 눈길을 걸어
누구의 발자국 하나 찍히지 않은
순백의 골목을 지나
새들의 발자국 같은 흰 발자국을 남기며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러 가자
팔짱을 끼고 더러 눈길에 미끄러지기도 하면서
가난한 아저씨가 연탄 화덕 앞에 쭈그리고 앉아
목 장갑 낀 손으로 구워 놓은 군밤을
더러 사먹기도 하면서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
눈물이 나도록 웃으며 눈길을 걸어가자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첫눈을 기다린다
첫눈을 기다리는 사람들만이
첫눈 같은 세상이 오기를 기다린다
아직도 첫눈 오는 날 만나자고
약속하는 사람들 때문에 첫눈은 내린다
세상에 눈이 내린다는 것과
눈 내리는 거리를 걸을 수 있다는 것은
그 얼마나 큰 축복인가?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
커피를 마시고 눈 내리는 기차역 부근을 서성거리자

이 해가 다 가기 전 눈이 내린 숲 속을 걸어보자. 오늘이 앞으로의 내 인생에서 가장 젊은 날임을 잊지 말고, 인생의 전성기는 바로 지금 이 순간이라고 생각하면서….Pentax K-3, smc PENTAX-D FA 100mm F2.8 MACRO, 1/160 s, F/3.5, ISO 100
이 해가 다 가기 전 눈이 내린 숲 속을 걸어보자. 오늘이 앞으로의 내 인생에서 가장 젊은 날임을 잊지 말고, 인생의 전성기는 바로 지금 이 순간이라고 생각하면서….Pentax K-3, smc PENTAX-D FA 100mm F2.8 MACRO, 1/160 s, F/3.5, ISO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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