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기업인들에 일본·유럽 기업가 정신 강연
한국이 나아갈 길 '천재 양성' '높은 위상' 강조

"여러분, 일본이 아군입니까 적군입니까?"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일본 전문가 홍하상 작가가 던진 질문이다. 

 

2일 충청권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일본·유럽 기업가 정신'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 홍하상 작가.<사진=대덕넷>
2일 충청권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일본·유럽 기업가 정신'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 홍하상 작가.<사진=대덕넷>

 

홍 작가는 2일 오전 7시 유성 리베라호텔에 모인 200여명의 충청권 중소기업인들에게 일본과 유럽의 기업가 정신 사례를 들려주며, 한국 기업인들의 힘찬 분발을 촉구했다. 

 

홍 작가는 31년간 논픽션 다큐멘터리 분야에서 특히 일본과 중국, 유럽의 역사 문화를 살피며 우리나라에 귀감이 될만한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전파하고 있다. '이건희, 그의 시선은 10년 후를 향하고 있다' '오사카 상인들' '개성상인' '정주영 경영정신 '신용' '일본의 상도' '진짜 일본 가짜 일본' '이병철 경영대전' 등의 저자로도 유명하다. 최근에는 '유럽 명품 기업 정신'을 출간해 유럽 기업들의 성장에 대한 메시지를 한국 기업인들에게 퍼뜨리고 있다. 

 

홍 작가는 유럽에 앞서 일본 기업들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그는 참석자들에게 '일본이 아군이지 적군이지'를 물으며 여전히 우리에게 일본은 아군이라고 정의했다. 다른 이유가 아니라 '배움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홍 작가는 "내가 일본 현장을 가보면 여전히 일본은 아군이다. 배울게 없다면 적군이지만, 일본한테 배워야 할께 아직도 많으니 아군"이라며 "그런데 우리는 너무 빨리 일본을 적으로 만들어 버렸다"고 안타까워 했다. 

 

일본의 기업현장을 보면 아직도 그들로부터 배워야 할 것이 한두가지가 아닌데, 너무 배우려 하지 않는 우리의 현실을 우회적으로 비꼰 것이다.

 

강연 중인 홍하상 작가의 모습.<사진=대덕넷>
강연 중인 홍하상 작가의 모습.<사진=대덕넷>
홍 작가는 "일본에는 서기 578년 창업한 세계 최장수 기업이 존재하고, 100년 이상된 기업이 2만3700여개가 있는 불가사의한 나라"라며 오랜동안 현장을 누비며 사귄 일본 장수 기업가들의 사례 설명을 이어갔다.

 

우선 이쑤시개로 310년 버틴 기업이 있다. 일본 동경의 한 동네에 1704년 문을 연 이쑤시개 가게 이야기다. 이쑤시개 종류가 무려 460종이다. 기본적으로 5cm 7.5cm 10cm 15cm 단위 이쑤시개가 있고 나무재질이나 다양한 속성에 따라 종류가 갈린다. 5cm는 앞니의 찌꺼지 제거용이고, 10cm는 어금니용, 15cm는 모찌떡을 찍을 때 사용한단다. 일본 사람들은 이쑤시개를 명절 선물로 많이 구입하곤 하며, 비단주머니에 이쑤시개 2개 들어간 상품이 5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쑤시개 하나가 310년 전통의 명품으로 진화한 사례다.

 

이쑤시개 기업 말고도 100만분의 1g 나사를 깍는 세계적으로 유일한 기업이 일본에 존재하는 것과 아메바 경영으로 유명한 교세라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특히 직원 1인당 1시간에 4만9980엔의 이익을 벌지 못하면 자연스럽게 도태되는 조직을 구축한 것이 아메바 경영의 핵심이라는 설명은 참석자들의 귀를 솔깃하게 했다. 

 

유럽의 명품 기업 중에서는 스위스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회사를 대표적 케이스로 꼽았다.

 

홍 작가는 "기능적으로 보면 세상에 스마트폰이 나왔으니 시계산업이 망했어야 했다"면서 "그러나 스위스 시계는 기능을 버리고 예술로 진화해 버렸기 때문에 여전히 세계적인 명품으로 추앙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는 하나당 수억원을 호가한다. 1755년 창립했으며, 이 회사 시계가 고장났을 경우 스위스 본사에서 무상으로 무한 보증한다.

 

시계는 총 420개 부품으로 이뤄졌는데 모든 부품에 장인의 도장이 찍혀 있다. 150년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고장까지 예상해서 부품을 만든 장인들의 정신이 깃들어 있다. 부품 하나 하나가 수백만원을 호가하지만, AS가 모두 공짜인 것은 고객이 비싼 돈을 주고 구입한 상품이기 때문에 백년이 지나도 끝까지 상품을 책임져야 한다는 이유다.

 

홍 작가는 "스위스의 장인 정신은 부품 하나에 혼을 담고 있다. 명품은 쓰면 쓸수록 가격이 올라가는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이런 정신을 지닌 회사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고 일갈했다. 

 

강연을 경청하는 청중들의 모습.<사진=대덕넷>
강연을 경청하는 청중들의 모습.<사진=대덕넷>

 

이외에 홍 작가는 스위스의 태양광 비행기 솔라임펄스를 비롯해 진딧물만 골라 잡아먹는 말벌 생산 벨기에 기업, 청소 인공위성 시장을 선점하는 유럽 기업들의 움직임을 이야기 하며 한국 기업가 정신의 미래 방향을 제시했다.

 

홍 작가는 "한국은 10만을 먹여살릴 천재를 양성해야 한다"며 "특히 기업인들이 높은 위상을 가져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대한민국을 빛내겠다는 높은 위상과 뜻을 가지고 도전하는 기업가들이 많아야 한다"며 "그런 기업가들이 많고 기업가 정신이 살아있는 한, 단 46년만에 국민소득 2만불을 달성한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한민족이 10년 내 반드시 5만불 소득국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앞서 강연자로 나선 양천주 인재관리 컨설턴트는 '새로운 인재관리 패러다임'을 주제로 기업에 치명적 손실을 일으키는 휴먼에러(人災)에 대한 대처법을 설명했다. 

 

휴먼에러란 직원들의 부적절한 판단과 행동으로 인해 시스템 성능과 안전 또는 효율을 저하시키거나 감소시킬 잠재 요인으로, 부주의로 인해 직원의 행동이 기업의 생산성 기준이나 기대되는 결과로부터 일탈한 것을 말한다. 

 

양 컨설턴트가 올해 200여개 중소기업의 휴먼에러 실태를 조사한 결과 중소기업에서 돌발적인 휴먼에러가 80% 수준으로 일어나고, 이 경우 잘 모르고 작업했거나 무심히 작업하다가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휴먼에러는 교육을 통해 약 60% 개선되는 것이 확인됐으나 그렇지 않은 40%의 휴먼에러가 반복·재발되며 20%는 만성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 컨설턴트는 "인적자원은 기업성장 원동력이자 기업경쟁력 원천이지만, 기업발생 문제의 근본을 제공한다"며 "휴먼에러의 예방책은 업종별로 휴먼에러에 대한 핵심지표를 세우고 관리하면서 교육훈련을 통해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휴먼에러 유형은 반복적 휴먼에러.

양 컨설턴트는 "반복적으로 매년 일어나는 휴먼에러에 대해서는 생산성 저해 요인들을 전체 매출의 일정비율로 계정항목 처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략 매월 매출의 5% 비용·손실 계정으로 처리해 가면서 반복적 휴먼에러를 개선해 나가라로 조언했다. 

 

그러나 큰 손실로 막대한 생산성 저하 요인이 될 수 있는 단발적 휴먼에러에 대해서는 우연성과 작업자 개인 차이에 따른 돌발적 원인으로 묵인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양 컨설턴트는 "휴먼에러 관리는 조직원들의 휴먼에러에 대한 인식도를 가장 먼저 높이는 것부터 시작된다"라며 "관련 지침을 만들어 예방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고, 작업자 중심으로 합일점을 이뤄내야 하며, 교육훈련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분명한 것은 휴먼에러 개선에 대한 목표 측정 없이는 반복적인 휴먼에러가 일어날 수 밖에 없다"며 "반드시 목표를 설정하고 단일 지표가 아닌 전체가 합일점을 도출해 실천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행사는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 대전세종충남연합회(회장 송광석)가 주최했으며, '굿모닝 CEO 학습'이라는 이름으로 매달 지역 중소기업인들에게 성공 경영을 위한 정보교류, 기술홍보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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