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국회서 연구회 포함 출연연 국감 열려
'출연연 인력확충·PBS·비정규직' 등 재검토 요청 쇄도

16일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이사장 이상천, 이하 통합연구회)를 비롯 20여개 연구소를 대상으로 한 국감이 국회에서 진행됐다. 통합연구회 발족 이후 첫 국감인 만큼 여야의원들은 통합연구회의 역할과 필요성에 대해 집중 질의했다.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통합연구회 이사장이 인사말에서 25개 출연연이 풀어야할 문제 중 가장 큰 것이 자율성 확보라고 말했다. 통합연구회에서 제출한 업무보고서를 보니 5개 분야 17개 사안 중 연구자 개개인 자율성 확보에 대한 것은 그 어디에도 계획이 없었다"라며 "이사장과 통합연구회, 출연연 구성원들의 손발이 따로 노는게 아닌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문병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연구회 권한을 보니 25개 산하기관 원장 임명권과 예산이나 사업 등을 평가하는 것으로 나오는데 실제 원장 선임을 연구회가 하는지 의심스럽다"며 낙하산 인사를 비판하고 나섰다.

홍의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통합연구회에 당연직 이사들이 있지만 전부 차관급들로 이사회 참여비율이 너무 낮다"며 "제대로 된 이사회가 개최될지 걱정이다. 당연직을 바꾸는 방안도 고민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상기 새누리당 의원은 "기초기술연구회와 산업기술연구회가 융합과 협력을 잘 하라는 의미에서 통합연구회가 발족했는데 밖에서 보기엔 '더 크게 만들면 융합이 잘되겠지'라는 생각만으로 통합을 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상천 이사장은 이에 대해 "시대적 흐름이 융합이고, 기초와 산업이 교류하는 것이 필요하다보니 벽을 깨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이해해 달라"이라고 답했다.

◆ "통합연구회, 인력확보·PBS 재검토해야"

민병주 새누리당의원은 정부로부터 출연연이 예산과 인력을 콘트롤 받는 것을 지적하며 "자율적으로 연구할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연구는 사람이 하는 것이다. 정부가 시키는 대로 따라가서 예산 확보할 생각 말고 인력확보 부분을 해결하는데 연구회 이사장과 기관장, 간부들이 목소리를 내달라"고 요청했다.

PBS제도가 꾸준한 연구를 통한 노벨과학상 수상을 어렵게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이개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어느 칼럼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PBS제도로 5년 이상 장기과제는 꿈도 못 꾼다. 이를 극복하지 않으면 노벨상은 힘들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며 "PBS문제가 장기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데 재검토는 아니더라도 개선대책이 필요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그는 "PBS문제점은 단기과제에 집중하다보니 내부 비정규직을 양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측면에서도 반드시 종합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상기 의원도 "노벨상 받는 여건과 처우도 중요하나 기본적으로 연구하는 시스템과 환경의 변화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상천 이사장은 "초기 PBS 제도는 연구원의 경쟁을 통해 성과를 내겠다는 것이었는데 지금은 단기성과 위주로 운영하다보니 큰 성과를 내거나 노벨상 수상 등에 어려움이 있다. 문제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 "무리한 과기정책, 과기인들 양심선언해야"

채원식 새정치민주연합의원은 과학기술의 줄서기를 비난하고 나섰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달탐사 이야기를 하니 기존 달탐사 계획을 무리하게 5년을 앞당겼다. 4대강이나 로봇물고기도 이명박 정부가 하겠다고 하니 과학기술계가 줄서기를 했다"면서 "무리한 일정이거나 도움 되지 않는 연구개발이라면 과학자들이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모습도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문병호·최민희 새정치연합의원은 4대강 양심선언을 한 김이태 박사의 명예회복에 힘써달라고 요청했다. 최민희 의원은 "김이태 박사가 양심선언을 한 뒤에도 여전히 연구과제를 하고 동료들과 불편함 없이 지낸다고는 하지만 과거와 달리 큰 과제를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권도 바뀌었고, 감사원에서 4대강 관련 자료도 나왔으니 징계 철회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식 건설연 원장에 따르면 김이태 박사는 이 일로 보완규정위반과 비밀엄수 징계를 받은 바 있으며 현재 보완규정위반만 철회된 상황이다.

국민혈세 260억원이 투입된 우주인 사업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됐다. 배덕광 새누리당 의원은 "이소연 박사 언론 인터뷰를 보면 우주인 사업 끝나고 후속사업이 없었던 점, 국민들로부터 사랑을 받은 것은 감사하나 홍보나 강연으로 채워진 일정들로 우주인 생활에 대한 답답한 부분들을 토로했다"며 우주인의 손발을 묶은 우주인위원회 설치목적을 따지며 단발성 이벤트성 사업을 비판했다.

이 외에도 여야는 지역분원에 인력이나 예산집행 등 권한을 넘길 것과 여성인력 채용현황, 해외이공계인력 유치, 사이버공격에 취약한 출연연 등의 문제를 집중 추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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