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어3호(사진 뒤)와 무인달탐사 차량(앞).
창어3호(사진 뒤)와 무인달탐사 차량(앞).
고등학교 3학년 때 아폴로 11호가 달에 도착했다. 이미 고인이 된 암스트롱, 올드린 그리고 콜린스를 태우고 갔다. 1969년 6월 20일 지구를 출발한지 3일 만에 드디어 달궤도에 진입했다. 달 착륙을 시작하기 전 휴스턴의 우주 본부에서는 아폴로 11호를 타고 있는 우주인들에게 달과 토끼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오래된 중국의 전설에 의하면 달에는 '창어(嫦娥)'라는 예쁜 중국 미녀가 4000년 동안 살고 있는데, 그녀는 자기의 남편에게서 영원히 죽지 않는 약을 훔친 죄로 달로 귀양을 갔으며, 그 미녀의 친구는 커다란 중국 토끼 한 마리인데, 그 토끼는 항상 계수나무 아래에서 뒷발을 버티고 서 있다고 하니 달에 내리면 한 번 찾아보라."

아폴로 11호의 세 우주인 중에서 달에 내리지 않고 사령선에 계속 남아 있을 계획이었던 콜린스가 대답했다. "좋아요! 토끼 처녀를 눈여겨 찾아 볼 테야!" 

NASA에서 '창어'라는 이름의 중국 미녀가 달에 살고 있다는 중국의 설화를 어떻게 찾아냈는지는 알수 없다. 이때 중국은 아직 첫 위성도 발사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45년 만에 중국은 달에 무인 우주선을 착륙시키고 세로 1.5m, 가로 1m, 무게 140kg의 작은 달 탐사 차량으로 전 세계가 놀랄만한 성공을 이룩한다.

이렇게 어려운 일을 중국은 단번에 성공시켰는지? 작년 12월 2일 새벽 1시 30분, 우주발사체(CZ-3B/G2)로 시창발사장을 이륙한 창어 3호는 3일 뒤 달 궤도에 진입했다. 11일간 서서히 궤도를 낮춘 후 14일 오후8시 59분 52초 역추진 로켓을 분사하고 저녁 9시 11분 19초 달 표면에 안전하게 착륙하는데 성공하였다.

착륙할 때는 역추진 로켓을 분사하며 내려오다가 4m 상공에서 로켓엔진을 멈추고 자유 낙하하였다. 그리고 15일 새벽 4시 35분 위투(玉兎:옥토끼)라는 이름의 로버(rover)가 달 표면에 내리는데 성공하였고 60m를 움직인 것이다.

1970년 11월 러시아가 달 표면에 무인 달 차량인 루노호트(lunokhod)를 발사하여 달 표면을 조사한 후 43년 만에 이룩한 중국 우주과학의 쾌거이다. 물론 미국은 화성에 무인 탐사선을 보내 조사를 하고 있으니 훨씬 앞선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 최근 러시아에서는 달이나 화성에 탐사선을 보내고 있지 않으니 중국의 우주개발 활동은 미국 다음으로 활발한 셈이다. 인도도 열심히 하고 있지만 아직 달에 무인 탐사선을 착륙시키진 못했다. 

지난 29일부터 캐나다의 토론토에서는 전 세계에서 3000여명의 우주과학자가 모인 제 65회 국제우주회의(IAC)가 열리고 있다. 개회식은 일본의 소니회사가 지은 소니회관에서 열렸지만 주인공은 중국 우주과학자인 것 같았다.

30일 열린 달 탐사 논문 발표회에서 중국의 달 탐사를 주도하고 있는 밍리(Ming Li) 우주기술연구소(CAST) 부소장은 2017년 까지 달의 토양샘플 2kg을 지구로 가자고 오는 창어 5호를 2017년 발사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발표하였다. 유인 달 탐험에 대해서는 기술적으로 부족한 것이 많지만 중국정부에서 곧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하였다.

밍리의 발표가 끝나자 10여명이 여러 가지 질문을 하였다. 주로 중국의 미래 달 탐사계획에 대한 것이지만 이렇게 많은 질문은 중국의 달 탐사에 관한 세계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를 잘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도 달 탐사 계획에 관한 논문을 발표하였다. 중국만큼은 아니지만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 같았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창설 된지 벌써 25년이 되었는데 올해 전시회의 특징은 현재 개발중인 한국형 우주발사체(KSLV-2)의 총 조립회사이며 한국의 대표적인 항공우주회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참석하여 장기적으로 국산 우주발사체로 위성 발사서비스를 할 것이라고 대외에 선언한 것이다.

해외의 전문가들도 정부출연 연구소인 항우연은 새로운 분야, 즉 인공위성과 우주발사체를 개발하고 산업체들은 개발과정에서 얻은 기술과 결과물을 가지고 국제적인 우주비즈니스를 하는 것을 모범적인 사례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이번에 항우연과 관련 산업체가 국제 항공우주관련 학회에 참여하여 공동으로 전시부스를 만들고 같이 활동한 것은 장기적으로 국내 우주산업 활성화를 위해 참 좋았다고 생각되었고 그동안 투자한 우주개발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어서 국내 우주로켓 개발의 개척자로써 큰 보람을 느꼈다.

◆채연석 박사는

채연석 박사
채연석 박사
채연석 박사는 2005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수장을 지낸 바 있으며, 2005년 KSR-Ⅲ 프로젝트를 진두 지휘하기도 했습니다. 현재는 연구원에서 전문연구위원과 UST 교수로 활동 중 입니다.

채 박사는 로켓 박사로 더 많이 알려져 있으며, 우주소년단 부총재로 우리나라의 국가 과학기술의 미래인 아이들에게 우주시대의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또  '채연석의 로켓과 우주개발'을 통해서 다양한 경험을 글로 전달해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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