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협, 故이중환 대표 별세로 연기했던 케이맥 회원사 탐방 소화
"대기업보다 일류기업" 창업자 유지 따라 강력한 융복합R&D 지향
FPD 이어 의료바이오 진단장비분야도 "곧 월드베스트 탄생할 것"

대상협 정기모임이 대덕의 대표적인 성공 벤처기업 중 하나로 손꼽히는 케이맥에서 개최됐다.
대상협 정기모임이 대덕의 대표적인 성공 벤처기업 중 하나로 손꼽히는 케이맥에서 개최됐다.

하계 휴식기에 들어갔던 대전상장법인협의회(이하 '대상협') 정기모임이 지난 28일 대덕테크노밸리 소재 '케이맥'에서 재개됐다.

근 두 달 만에 다시 열린 이날 모임에는 대상협 소속 10여 개 회원사 대표가 참석해 그간의 동정과 사업현황 등을 공유했다. 임쌍근 운영위원장은 인사말에서 "대상협이 다시 기지개를 펴는 모임을 케이맥에서 하게 돼 더 의미가 깊다"면서 "케이맥이 연초의 힘든 상황을 잘 극복하고 조직과 경영 모두 흔들림없이 발전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라고 말했다.

측정분석장비 전문기업인 케이맥은 올해초인 지난 1월 창업자 고 이중환 대표가 지병으로 별세하며 대덕벤처인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ETRI 연구원 출신의 이 대표는 1996년 물성분석 관련 기술력을 바탕으로 케이맥을 설립해 대덕을 대표하는 벤처기업으로 성장시켰다. 특히 2002년 세계 최초로 성공한 4-MASK 반도체 공정용 검사장비 개발은 LG·삼성·샤프·히타치 등 글로벌기업을 고객으로 만들며 케이맥에 FPD(Flat Panel Display) 측정장비 시장의 주도권을 쥐어주는 계기가 됐다.

이어 전체 인력의 30%를 연구원으로 채울 만큼 강력한 R&D 인프라를 바탕으로 바이오·의료 진단장비 개발에도 성공한 케이맥은 2011년 마침내 코스닥에 상장하게 되는데, 당시 공모청약 경쟁률이 역대 최고인 745대 1을 기록해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케이맥은 여세를 몰아 2012년~2013년 두 해 연속으로 코스닥 선정 히든챔피언에 올랐고, 절호의 기회 속에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거듭하던 중이었던 만큼 수장의 돌연한 부음은 사내외에 더욱 큰 충격을 안겼다. 

훌륭한 기업가였을 뿐만 아니라 과학자로서 대덕을 누구보다 사랑하고 염려했던 이 대표였기에 대덕의 수많은 과학기술인과 벤처기업인들이 큰 슬픔 속에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또 한편으로 강력한 리더를 잃은 케이맥의 앞날에 대해 불안 섞인 시선을 거둘 수 없는 것도 당연했다.

대상협 회원사 대표들에게 케이맥의 기업현황과 미래비전을 설명하는 강석진 대표.
대상협 회원사 대표들에게 케이맥의 기업현황과 미래비전을 설명하는 강석진 대표.

이날 케이맥에서 열린 대상협 모임은 그간의 우려가 공연한 기우였음을 확인하기에 충분한 자리가 됐다. 고 이중환 회장의 유지이기도 했던 "대기업이 아니라 일류기업을 지향하는 회사 케이맥"의 비전은 후임 김이경·강석진 공동대표 체제 하에서도 여전히 케이맥을 분석진단장비 분야의 절대강자로 유지하는 데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강석진 대표는 참석자들에게 한 브리핑에서 "현재 케이맥은 NT와 BT, IT 등 전 산업으로 확장 가능한 120여 명의 분야별 전문연구인력을 기반으로 기존 FPD사업은 물론 바이오·의료진단 분야에서도 큰 성장을 꾀하고 있다"고 밝혔다.

케이맥을 2년 연속 히든챔피언에 선정되도록 하는 데 공헌한 FPD공정용 모니터링 장비의 지속적인 시장확대와 함께, 반도체 측정기기 분야에서도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나노-마이스(Nano-MEIS) 정밀표면분석기기로 케이맥의 세계 수위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는 게 강 대표의 설명이다.  

2013년 표준연과 함께 공동개발한 Nano-MEIS는 반도체의 표면과 성분을 분석하는 장비다. 기존의 장비들이 광(光)을 이용해 박막 두께와 투과도 등을 측정했던 것과 달리 Nano-MEIS는 수소이온을 시료 표면에 쬔 뒤 수소이온이 튀어나가는 비행시간을 분석해 조성비와 두께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강 대표는 "반도체 측정은 기술보안이 중요해 해외에 측정을 맡기기가 어렵다. Nano-MEIS는 이 같은 니즈에 기반해 개발한 장비"라며 "5분내에 0.3나노미터 두께 측정이 가능한 세계 유일의 기술로 반도체 성능을 진일보시키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당 30억 원을 호가하는 Nano-MEIS 장비. 표준연과 케이맥이 공동개발해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했다.
대당 30억 원을 호가하는 Nano-MEIS 장비. 표준연과 케이맥이 공동개발해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했다.

케이맥의 성장을 이끌 또 하나의 신수종 사업은 '바이오의료진단기기' 분야다. 강 대표는 케이맥의 바이오의료진단기기 진출이 "광학기술 기반의 분석기술뿐만 아니라 NT-BT-IT를 아우르는 융합기술을 복합적으로 보유한 기업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한다.

2012년 차세대 분자진단 플랫폼을 개발해 아시아태평양기술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한 케이맥은 기존 광학분석기술을 응용한 바이오센서, 미세전자제어기술(MEMS) 기술기반의 바이오칩, 작은 칩 안에서 실험실 수준의 분석과 현장진단이 가능한 랩온어칩(Lab-on-a-chip) 등 바이오의료 제품 라인업을 개발하고 본격적인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바이오의료진단기기 사업분야는 국내의 많은 벤처기업들도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미래의 황금시장. 하지만 국내 회사들이 시약과 진단 등 콘텐츠 분야에 주력하는 반면 고가의 하드웨어 장비분야는 로슈와 지멘스 등 해외의 전통적인 다국적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강 대표는 "노령사회화와 건강에 대한 관심으로 바이오의료진단기기 사업은 무한한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라며 "콘텐츠 중심인 국내 의약바이오 벤처들이 발전하려면 하드웨어 장비회사들 역시 많아져야 동반성장이 가능하다. 케이맥도 그런 기대를 받고 있는 기업 중 하나"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대상협 정기모임에는 최근 유성구 당협위원장직을 맡은 새누리당 민병주 의원(비례대표)이 참석해 대덕 벤처기업인들의 애로사항을 전해 듣고 당정 차원의 협조를 약속했다.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는 케이맥 사옥 전경.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는 케이맥 사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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