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학 서울대 교수팀, 분자생물학 접목 분리막 오염 예방기술 개발
실증시험 결과 기존 MBR 공정에 비해 에너지 비용 절반 수준으로

국내 연구팀이 폐수처리 공정에서 미생물을 이용해 고질적인 '분리막 오염'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이정학 서울대학교 교수팀이 분자생물학을 접목해 폐수처리 공정인 '분리막 생물 반응기(MBR.Membrane Bio Reactor)'에서 분리막의 오염을 예방할 수 있는 기술을 처음으로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대표적 폐수처리 공정인 'MBR'는 생물학적 처리와 분리막을 결합한 대표적인 하폐수처리 공정으로, 폐수의 고도처리와 처리수를 재이용하는 장점이 있어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특히 세계적인 물부족 문제와 맞물려 MBR 공정은 연평균 20%씩 성장을 거듭해 오는 2018년 세계시장 규모는 3조40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MBR 공정은 폐수 중의 미생물이 분리막 표면에 미생물층(생물막)을 형성해 분리막의 세공이 막히는 고질적인 약점이 있었다. 이에 따라 오염된 분리막을 물리적으로 세척하거나 염소(chlorine) 같은 화학약품을 이용해 오염을 제거하고 있는데 여기에 소요되는 에너지 비용이 MBR 운전비용의 60%를 차지할 정도다.

네이처 '기술동향'에 게재된 이정학 교수팀의 연구성과 개요도. <사진=한국환경산업기술원 제공>
네이처 '기술동향'에 게재된 이정학 교수팀의 연구성과 개요도. <사진=한국환경산업기술원 제공>

이 교수팀은 우선 MBR 폐수 속 미생물이 서로 신호물질을 교환함으로써 여과분리막 표면에 군집(미생물층)을 형성하는 것이 분리막 오염의 주된 원인이라는 사실을 규명했다. 이어 미생물의 신호교환을 차단하기 위해 '정족수 감지 억제(Quorum Quenching)' 방법을 적용, 분리막 오염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하는데 성공했다.

또 이 교수팀은 현재 가동중인 하수처리장에서 실증시험을 실시한 결과, 기존의 MBR 공정에 비해 에너지 비용을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 폐수 속 미생물의 신호교환물질을 차단할 수 있는 미생물 발굴은 이정기 배재대학교 교수팀과의 협력연구를 통해 이루어졌다.

이종현 환경산업기술원 미래환경사업실장은 "이정학 교수팀은 환경부와 미래창조과학부 지원으로 10년 넘게 꾸준히 연구를 진행하면서 세계적으로 관련 분야 연구를 이끄는 리더그룹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이번 기술은 국내에서 개발한 세계 최초의 관련 분야 원천기술로 폐수처리 분야에서 세계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Nature) '기술동향(Technology Feature)'란에 최근 게재됐다. 이 교수팀은 이번 연구성과가 세계 시장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 일본, 유럽, 중국 등에 각각 특허를 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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