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단상] 미래 내다보는 안목 배워야
2048년,한국 과학기술계 인류에 큰 기여를

3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한중정상회담 기자회견 모습. 회견에 앞서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주석이 악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3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한중정상회담 기자회견 모습. 회견에 앞서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주석이 악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절제있는 한국 방문을 마치고 지난 4일 돌아갔다. 1박2일의 짧은 방문이지만 많은 화제를 뿌렸다. 부인 펑리위안의 부드러운 외교와 함께 서울대 공대 연설로 상징되는 시 주석의 미래 지향적인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시 주석이 방한하던날 국내 주요 일간지는 그의 기고를 실었다. 그 가운데 주목할 문구의 하나가 중국이 지향하는 '두 개의 100년'이다. '중국의 꿈'(中國夢)으로 이야기되기도 한다.

첫번째 100년은 중국 공산당 창립 100주년이 되는 2021년. 앞으로 7년 남았다.이 때는 샤오캉(小康)이라 하여 국민들이 중산층의 생활을 할 수 있는 상황을 목표로 삼고 있다.

두번째 100년은 중국 건국 100주년. 2049년이고 앞으로 35년 남았다. 이때의 지향점은 다퉁(大同)사회로 중국이 과거의 당나라, 청제국의 번영을 부활시키자는 것이다.

두 개의 100년 이야기는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니다. 1997년 제15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회의에서 거론됐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통해 대외적으로 천명됐으며, 2012년 제18차 전국대표회의에서 정부 방침으로 공식화됐다. 국가 최고 지도자로 시진핑이 취임하는 자리였다.

두 개의 100년이 거론된 배경에는 1840년 아편 전쟁이 있다. 그 때의 패배로 중국은 세계 최강대국에서 반식민지 상태로 전락한다. 다시 일어서려고 신해혁명(1911년)을 일으키고, 중국 공산당 창립(1921년)을 선언한다. 갖은 희생 끝에 아편전쟁 패배 1백여 년 후인 1949년에 오늘날의 중화인민공화국을 건국한다. 건국이후 문화대혁명과 개혁개방, 천안문 사건 등등의 사건을 거치며 다시 힘을 키워 인민이 잘 살고, 세계적으로도 영향력이 있는 나라로 다시 일어서자[復興]는 것이 중국의 대전략이다.(2049년을 노리는 중국의 무서운 시나리오 상,하 http://duduchina.co.kr/?p=49100, http://duduchina.co.kr/?p=49479)

◆중국과 일본 장기전략 아래 국가 발전책 모색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우리보다 아직은 적지만 대국 기질은 확실히 있다. 장기 목표를 세울줄 알고 그를 향해 온나라가 매진하는 것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개인이나 조직도 그렇지만 국가도 그러한 목표를 갖고 자원을 집중할 수 있을 때 성과가 나온다. 과거 우리의 경우도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우리의 성장 과정에 큰 역할을 했다.

이웃 일본도 국가 대전략을 갖고 있다. 메이지 유신 이후 갖고 있는 꿈인 아시아의 패자, 세계적 강국이 그것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숱한 전쟁을 치러왔고, 최근에도 전쟁 가능한 국가로 만들었고, 앞으로 독립변수로서 일본의 위상을 강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다.('전쟁 가능한 일본과 우리 과학기술계의 대응 http://hellodd.com/news/article.html?no=49356)

일본은 역사상으로 보아도 백제 수복 운동, 임진왜란, 청일전쟁, 러일전쟁, 만주사변, 중일전쟁, 태평양전쟁 등등에서 보여주듯 항상 독립변수로 자리매김하려 노력해왔다. 제2차 세계대전이후 미국과의 관계에서도 큰 틀에서는 미국의 이야기를 듣기는 하나 소련, 중국, 북한 등 공산권과도 지속적인 교류를 하는 투 트랙(two track) 전략을 가져왔다. 이번에 중국과 한국이 손을 잡는 형국을 보이자 북한 카드를 활용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조선일보 선우정 기자의 일본 분석 기사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7/02/2014070200299.html)

일본의 이같은 독립변수 전략은 가깝게는 메이지 유신과 그에 따른 이와쿠라 사절단에서 기인한다. 메이지 유신의 사상적 지도자인 요시다 쇼인은 서양의 문명과 기술을 배워 아시아의 패자가 되는 것을 주창했다. 그의 후계자들인 오쿠보 도시미치와 이토 히로부미 등은 이와쿠라 사절단의 일원으로 1년10개월 동안 서양을 둘러본 다음에 식산흥업 정책으로 일본 근대화를 도모했다. 그 정신은 오늘날의 아베 총리에게도 이어져 아직도 거친 숨을 내쉬며 생명력을 입증한다.

중국과 일본은 이토록 지역은 물론 세계적 강국을 지향하며 일로매진하며 때로는 충돌도 불사할 자세를 보여왔다. 우리는 중간에 끼어 양쪽 눈치만 보고 있는 형국이 역사적으로 반복됐고 지금도 그 연장선상에 놓여있다.

우리가 샌드위치가 되어 곤란을 겪은 것은 역사적으로 한 두 번이 아니다. 한반도를 둘러싸고 수많은 전쟁이 벌어져 왔다. 그런 가운데 한반도에서 중국과 일본이 격돌한 전쟁은 백제부흥운동, 임진왜란, 청일전쟁이다.

◆중국은 역사적으로 자국의 이익 지키려 한반도에 군대 파견

한족(漢族)의 한반도 군사 작전은 크게 보아 4번에 걸쳐 이뤄졌다. 첫번째는 660년대의 나당 연합군에 의한 삼국통일 전쟁. 두번째는 1590년대의 임진왜란 싸움, 세번째는 1894년의 청일전쟁,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1950년의 6·25전쟁에서의 중공군 참전.

자국의 군대를 외국에 파견하고 주둔시키는 이유는 뭘까? 의리 때문이 아니라는 것은 아이도 알 것이다. 자국의 이익 때문이다. 삼국통일 시기에는 고구려와 백제의 영토를 차지하려 들어왔고, 그 때 세운 것이 안동도호부다.일종의 식민지 관리기관으로 총독부와 비슷한 기관이다. 하지만 이때는 신라와의 싸움끝에 한반도에서 물러났다.

임진왜란에서는 명나라 군대가 파견됐다. 이번에 시진핑 주석이 '일본의 침입에 저항해 힘을 합쳐 도왔다'고 하는데 이는 일면의 진실이다. 역사학자들은 명군이 파견된 이유의 하나는 일본군이 중국 본토로 들어갈 경우 피해가 극심해질 것을 한반도란 병목에서 막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청일전쟁은 한반도에서의 중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전쟁이었으나 여기에서 패배하며 중국은 그 오랜 기간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을 거두게 된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일본이 패망하고 한반도에서 힘이 공백이 생긴 가운데 6·25가 벌어졌다. 이 전쟁에 중국 인민군이 참전한 큰 이유 중의 하나는 미국과 국경선을 마주할 경우 초래될 위기에 대한 대비였다. 그 결과 현재의 분단 상태가 유지됐고, 결국 중국은 자신의 이익을 지킬 수 있었다.

임진왜란의 중국식 표현은 항왜원조(抗倭援朝)이고 6·25는 항미원조(抗美援朝)다. 이 말에서 보듯이 중국은 결국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한반도에 군사를 파병한 것이지 결코 한반도에 사는 사람들을 위해 파견하지 않았다. 시 주석도 집권초 6·25를 항미원조 전쟁이라 표현해 우리의 큰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는 6·25의 귀책 사유를 북한에 두지 않고 과정과 결과만을 강조한 것이기 때문이다.

◆3·1운동 1백주년, 대한민국 건국 1백주년 준비해야

역사는 반복된다고 한다. 그러기에 늘 기억하며, 대비책을 세워야 피를 안흘릴 수 있다.

대비책의 하나는 미래를 내다보는 것이다. 중국은 10여 년 전부터 1백주년을 이야기해 왔다.

우리에게도 의미있는 1백주년이 있다. 하나는 1919년 3·1 만세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3·1 운동은 제국주의에 저항해 자유과 독립, 민권을 주장한 뜻깊은 운동이다. 이 연장선상에서 임시정부가 수립돼 독립을 위해 피를 흘렸다.

다른 하나는 1948년 건국. 해방 정국의 혼란을 거쳐 대한민국호가 1948년 출범했다. 4·19와 5·16, 5·18과 6·10 등을 거치며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

3·1 만세 운동 1백주년인 2019년까지는 5년 남았고, 대한민국 건국 1백주년인 2048년까지는 34년 남았다. 5년뒤 맞이할 첫번째 1백주년은 어떻게 맞이해야할까? 1세대가 남은 대한민국 건국 1백주년에 우리나라의 모습은 무엇일까?(건국 1백주년의 초석을 쌓겠습니다 http://hellodd.com/news/article.html?no=47073)

구성원 한 명 한 명이 역사의 주인공으로서 자신의 모습과 공동체의 모습을 일체화시키며 상상할 필요성이 있다.

분명한 것은 그 과정에서 과학기술이 큰 역할을 해야하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발달된 과학기술이 없이는 우리는 다시 예속된 삶을 살수 있다. 과학자들이 역사 의식을 갖고, 사명감 위에서 연구를 해야하는 이유이다.(과학현장에서 최양희 장관에 대한 기대 http://hellodd.com/news/article.html?no=49155)

대한민국 건국 1백주년이란 화두를 갖고 우리 사회가 보다 통찰력을 갖고 인류의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하는 대한민국이 되도록 과학기술계가 뜻과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