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핵테러방지 이행평가그룹회의 서울서 1일부터 4일간 열려
85개국서 200여명 참석…국제 공조위해 활동방향 논의

'2014 세계 핵테러방지 이행평가그룹 연례회의'가 지난 1일부터 4일간 서울롯데호텔에서 열렸다.
'2014 세계 핵테러방지 이행평가그룹 연례회의'가 지난 1일부터 4일간 서울롯데호텔에서 열렸다.
# 정체불명의 남자가 보온병모양 핵무기를 만들어 가방에 담는다. 뉴욕 한복판 건물 옥상에 가방을 놓고 도망가기를 5분, 핵무기가 터지면서 도시가 쑥대밭이 됐다. 검은 안개가 도시를 자욱하게 만들었고 인명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서울의 한 호텔 행사장에서 핵테러 위험성을 보여주는 영상이 스크린에 쏘여졌다. 실제 이야기는 아니다. 가상의 영상이지만 핵테러는 한 도시와 나라를 참혹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

핵테러는 미션 임파서블, 섬 오브 올 피어스 등 영화에서 표현하듯 상상을 초월하는 파괴력을 갖고 있다. 핵테러에는 국경이 없기 때문에 국가간 핵안보 역량 격차를 줄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핵물질 불법거래와 핵테러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한 주요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85개국 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였다.

원자력안전위원회(위원장 이은철)와 외교부가 공동 주관하고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원장 최영명)이 주최한 '2014 세계 핵테러방지구상(GICNT) 이행평가그룹(IAG) 연례회의'가 지난 1일부터 4일간 서울롯데호텔에서 열렸다.

행사에는 IAEA, EU, 인터폴, UNODC 등 4개 옵서버기관과 85개국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했다. 그동안 3차례 개최된 핵안보정상회의 참가국 대부분이 참석한 만큼 핵안보정상회의를 통해 구축된 핵테러 관련 국제협력체제가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은철 원자력안전위원장은 환영사에서 "단일 국가가 핵테러 위협에 대응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국제 사회 공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영명 KINAC 원장은 "핵테러는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위협 중 하나로, 이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 사회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하면서 "이번 회의를 통해 향후 GICNT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설정하고 각 워킹그룹 세션을 통해 의미있는 성과 도출을 기대한다"고 개회사에서 밝혔다.

신동익 다자외교 조정관은 축사를 통해 "아직 핵테러가 발생하진 않았지만 위험사례들이 발견되고 있다"며 "핵테러에는 국경이 없다. 국가간 핵안보 역량 격차를 줄이기 위한 국제 공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동의장국인 러시아 미하일 콘드라텐코프 공동의장(외교부)은 "GICNT는 IAEA 권고 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역량을 강화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으며, 특히 핵테러 방지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며 "공동의장으로서 국제핵안보를 강화하고 핵테러를 방지하는데 노력하고, IAEA 및 관련 국제기구들과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크리스틴 마틴 공동의장(국무부)은 "핵안보 대응 및 방지를 위한 최적관행 및 관련 정보를 공유해 세계를 안전하게 만드는 노력이 중요하다"면서 "GICNT가 방향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역설했다.

우리나라는 2012년 제2차 핵안보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등 핵안보 분야 국제 거버넌스 형성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행사 관계자는 이번 연례회의 개최를 통해 우리나라의 강화된 국제 핵안보 리더십을 지속해나가는 한편, 국내의 선진 핵안보 체제를 국제사회에 선보일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인터뷰]민경식 조정관 "GICNT의 앞으로 활동 방향 구체적 모색"

민경식 조정관(KINAC 본부장).
민경식 조정관(KINAC 본부장).
"이번 GICNT IAG 행사에서는 앞으로 활동 방향 등 중장기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우선 선진국의 도상훈련(지도상 훈련) 사례를 모아 이를 문서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술력이 떨어지는 나라들의 상황을 분석해 지원할 예정이다."

지난해 5월부터 세계핵테러방지구상(GICNT) 이행평가그룹(IAG)의 수장을 맡고 있는 민경식 조정관(KINAC 본부장)은 앞으로 IAG의 운영 방향으로 '직접적인 활동'에 방점을 뒀다.

민경식 조정관에 의하면 IAG는 GICNT 원칙 선언문의 이행을 촉진하기 위한 조정기구로 실질적인 관리·감독·조정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조정관은 일종의 코디네이터로 회의를 주관하고 앞으로 활동 방향을 주도한다. 이는 국가적 위상제고와 강화에도 한 몫을 한다.

"국제회의 개최지는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특히 핵테러와 같이 정치적인 면에도 영향을 끼치는 회의는 더욱 그렇다. 이번 회의가 우리나라에서 열리게 된 데에는 2012년 서울에서 개최된 제2차 핵안보정상회의 이후 핵안보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영향력이 크게 증대됐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민 조정관은 "회의에는 각국의 외교관, 정부관료, 및 전문가 등 다양한 관계자들이 참석했는데 이는 핵테러 대응을 위해 전문적인 국제 공조체제가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라면서 "GICNT의 방향을 설정하고 앞으로 운영 방향에 대해 실질적인 토의를 하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GICNT의 워킹그룹은 크게 핵탐지워킹그룹, 핵감식워킹그룹, 대응완화워킹그룹으로 구분되며, 각각 핵탐지, 핵감식, 대응·완화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한다.

핵탐지 그룹은 핵물질을 효과적으로 탐지하기 위한 기술과 방안 등을 논의 했다. 핵테러 대응에 있어 은닉된 핵물질 등을 사전에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핵감식은 사람이 지문을 통해 신상이 밝혀지듯이 핵물질 분석으로 출처와 경로를 파악한다. 핵물질의 출처 확인은 불법거래와 악의적 행위를 처벌하기 위한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어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대응·완화 그룹은 핵테러 시도나 발생 시 이를 저지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한다. 핵물질의 특수성이 있어 효율적인 대응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어 중요하다는게 민 조정관의 설명이다.

그는 "보통 테러는 동시다발로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범인체포와 추가적 범행을 막기 위해 워킹활동이 이뤄진다"면서 "그전에는 문서작업만으로 진행됐는데 실질적인 훈련을 위해 그룹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핵안보 문화 확산과 핵테러 대응이 중요한데 국가 간 능력과 인식 차이가 크다. 선진국들은 이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체제가 갖춰져 있지만 동남아나 남미의 국가들은 인식도 제대로 안된 상태"라면서 "기술과 재정적 지원이 필요한데 우선 기술적 지원으로 국제적 이행 체제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앞으로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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